국민은행 노조 집행부가 지난해 4000만원 이상의 조합비를 단란주점과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9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 노조 집행부는 지난해 모두 81차례에 걸쳐 조합비 4206만원을 단란주점, 유흥주점, 안마시술소 등에서 사용했다가 최근 노조 회계 감사에서 적발됐다. 회계 감사 3명 가운데 한 명인 H씨가 은행 내부 통신망에 이 같은 감사 결과를 올리면서 공개됐다.

H씨가 작성한 문건에는, 노조 집행부가 지난해 4월 29일 120만원(**룸), 6월 20일 87만원(**가요방), 10월 3일 175만원(**마차), 11월 23일 140만원(**라인), 11월 29일 240만원(**클럽) 등을 유흥업소에서 사용한 것으로 돼 있다. 심지어 5월 16일에는 안마업소에서 조합비 10만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노조 집행부는 또 관행이라는 이유로 조합비로 수백만원 상당의 명절 선물을 마련해 지역 영업지원본부장에게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집행부는 그러나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한동안 침묵하고 있다가 검찰 고발 조치가 이뤄지기 직전인 지난 18일 사과 성명서를 내고 유흥 비용과 경영진 선물 비용을 물어내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노조 곽노은 국장은 "연초 대의원 회의 때 감사들 사이에 조합비 유용 부분에 대한 논란이 있어 지난달 추가 감사를 실시했다""면서 "조직 쇄신안 마련 등에 시간이 걸렸을 뿐 문제 덮기에 급급했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조 측은 유흥비 유용 논란에 대해서도 "집행간부들이 자체 사용한 것이 아니라 각종 조합원 관련 행사나 상급단체, 일부 정치권 등 외부 기관을 만나는 데 주로 사용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국민은행 노조의 간부는 36명이며, 조합원은 2만1000명에 이른다. 조합원들은 통상 임금의 0.9%를 조합비로 내 연간 조합비는 28억원에 달한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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