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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모금액 160만원 … 용산 범대위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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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사건 유족에 대한 위로금 지급 방침에는 “더 이상 시간을 끌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담겨 있다. 경찰과 구청, 재개발조합뿐 아니라 유족과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역시 협상에 응할 분위기가 성숙돼 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현재로선 위로금 지급이 막힌 협상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크다. 위로금 지급 협상이 무산될 경우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경찰 “4월 말이 마지노선”=정부 차원의 대책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달 26일이었다. 이 회의에서 “남 의장을 체포한 뒤 장례를 치르도록 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나 “보상 논의 없이 검거에 나선다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다. 고심 끝에 위로금을 통해 화해 분위기를 만들자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경찰은 “언제든 과격 시위로 번질 수 있는 용산 사건을 방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그 마지노선을 4월 말로 잡았다. 경찰은 유족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재개발과 직접 관련된 용산구청이 위로금 지급을 주도하는 형식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용산구청과 조합도 재개발을 마냥 미룰 수 없는 형편이다.
◆범대위, 태도 변화 여부 주목=현재 용산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의 공식 입장은 “철거가 다시 시작된 만큼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28일 ‘범국민 고발인 대회’까지 상황을 지켜본 다음 입장을 바꿀지 결정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변화의 조짐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민변의 한 변호사가 수배 중인 남경남 전철연 의장 측의 메시지를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유족과 범대위 구성원 중) 억지 주장을 하거나 상식에 어긋나는 사람은 협상 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이었다. 그간의 강경 입장에 비춰볼 때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범대위의 경우 집회 참가자가 200명 선에서 늘지 않아 투쟁 동력을 잃고 있다. 7일 집회 뒤에는 일부 참가자가 경찰을 때리고 신용카드를 훔쳐 사용하는 ‘악재’가 돌출했다.
유족은 하루 사용료 300만원이 넘는 장례식장 비용 등으로 압박을 받고 있 다. 범대위가 5일부터 모금운동을 벌였지만 열흘간 인터넷을 통해 접수된 돈은 160만원에 불과했다.
출처: 중앙일보 이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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