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에서 포퓰리즘 정책이 가장 문제가 됐던 시기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였다. 김대중 정부는 '생산적 복지‘, 노무현 정부는 '참여복지'라는 이름으로 방만한 재정지출을 시도했다. 이명박 정부는 앞선 두 정부의 분배중심의 정책을 비판하며, 친(親)기업, 친(親)성장의 기치를 내세우며 집권했으나 광우병 촛불시위, 6.2지방선거, 보선 패배를 거치면서 떨어지는 지지율을 우려해 ’중도 실용‘을 내세우며 친서민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 결과, 포퓰리즘 논쟁은 여전히 한국 정치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대중영합적인 포퓰리즘은 분배중심의 정책과 계층간 갈등 유발을 통해 시장경제의 기본원리인 자기책임과 재산권, 경쟁원리를 침해한다. 또한 과도한 재정팽창 정책으로 인해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조세부담 증가 또는 국가 채무로 돌아갈 소지가 크다.
 
 나. 무상복지 논쟁과 첫 단추
 
  우리나라가 세계 13대 경제대국에 들어섰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불에 이르러 복지담론을 구체화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은 분명하다. 복지는 첫 단추부터 잘 끼워져야 한다. 그러나 주요 정당의 17대 대선, 18대 총선, 6.2 지방선거의 공약을 비교한 결과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의 정책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포퓰리즘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러 형태의 복지 제도를 먼저 세우고 실천한 유럽 국가들은 120년 전부터 갖가지 논쟁과 실험을 거쳐 오늘날의 제도를 완성했으나 한국은 1990년대에 들어서야 사회보험제도를 만들었다. 역사가 짧다 보니 제도에 대해 국민을 이해시키는 과정도 거의 없었다. 토착화 과정 없이 복지 제도가 쏟아지다 보니 국민의 복지에 대한 욕구는 높아졌지만 복지는 비용이 들고 결국 그 부담은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부분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치권은 선거를 의식하여 무상복지 논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민주당이 무상보육 및 무상의료 정책을 내세워 처음 촉발시킨데 이어 한나라당은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며 이에 맞서고 있다. 여야는 내년도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복지라는 이름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서로 상대당의 복지정책을 표만을 의식한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면서 자신들의 것은 합리화시키고 있다.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복지정국의 시발점인 민주당은 소득 구분 없이 전체국민에게 복지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고 있다. ‘3(무상급식·보육·의료)+1(반값 대학등록금)’ 정책이 이를 근거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당은 물론 당내에서조차 이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았다. 파격적인 복지정책이란 평가와 함께 재원조달 문제와 포퓰리즘의 혐의가 짙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장 큰 걸림돌로 제기되는 것은 역시 재원조달에 관한 부분이다.
 
  민주당의 복지정책 공세가 강화됨에 따라 한나라당도 이에 대한 대처방안의 일환으로 무상보육 선별적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 정책은 내놓았지만 그들 역시 포퓰리즘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민주당이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공약 등 보편적 복지정책으로 표 몰이에 성공하자, 맞대응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조달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제시 없이 무조건적 정책 생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이러한 선심성 복지공약을 제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 대선 및 총선 분야별 포퓰리즘 공약 비교
 
  가. 17대 대통령선거(2007년) 공약 비교
 
  한나라당 민주당 등 각 정당은 소액서민대출을 공통으로 공약했고, 한나라당을 제외한 민주당,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노동당 3당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80~90% 인상하는 것을 공약했다. 부동산 정책으로 각 저가 주택 공급확대 정책을 공통으로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신혼부부주택 12만호 공급, 민주당은 지분소유형 임대아파트 공급을, 대통합민주신당은 수도권 아파트 2억원 이하 공급, 민노당은 임대 및 사회주택 공급을 약속했다. 특히 민노당은 1가구 1주택 원칙 및 반값아파트, 20% 택지 국유화 정책 등을 공약했다.

  교육 정책으로 영유아 무상보육은 각 당의 공통 공약사항이다. 한나라당은 5세 이하 보육 지원, 민주당은 5세 이하 영유아의 무상보육과 중산층 대학 입학금 국가가 지원, 대통합민주신당은 영유아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무상급식을 공약했고, 대학 등록금 후불제 및 물가연동제와 아동수당 도입을 공약했다. 민주노동당 역시 유아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을 약속하고 등록금 상한제와 후불제를 내세웠다.

  모든 정당에서 농민의 소득을 보전해 주는 공약을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직불제 확대, 민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농가부채 탕감을, 민노당은 직불금을 강화하고, 대북 쌀 지원을 통한 쌀값 안정을 공약했다.

  고용정책은 공통 공약이 없으나 한나라당을 제외한 민주당,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의 규모를 축소할 것을 약속했다. 한나라당은 대학입시 및 공무원, 국가공공기관의 취업에 대해서 빈곤층에 대한 가산점제 및 할당제를 도입, 민주당은 비정규직 규모를 20% 이하로 축소, 대통합민주신당은 25% 이하로 축소할 것을 약속하고, 민노당의 경우 비정규직 중 400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지역별 인재할당제, 실업부조도입, 최저임금을 평균입금의 50%로 인상을 공약했다.

  종합컨대, 정당별 성향과 관계없이 분야별 포퓰리즘 정책이 유사하다. 고용 분야를 제외한 서민, 부동산, 교육, 의료, 농업 분야의 공약에서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소액서민대출, 저소득층 대상 주택 공급 확대, 5세 영유아 무상보육, 대학 등록금 인하, 농민 소득보전 정책 등의 공약은 각 정당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포퓰리즘 정책이었으며, 한나라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규모를 축소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나. 18대 국회의원선거(2008년) 공약 비교
 
  각 정당의 총선 공약은 전년도 17대 대선에서의 공약과 비교적 일치하고 있다. 다분히 복지로 포장된 포퓰리즘 정책이었다. 서민분야의 경우 모든 당에서 서민금융재단 설립, 부동산 분야에는 저소득층 대상 주택 공급확대 정책을 약속했고, 농업분야는 농민의 소득보전을 위한 유사한 포퓰리즘 공약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농어민 소득보전 특별법 제정, 통합민주당은 농가단위 직불제 및 FTA 피해보전 직불제, 민주노동당은 농가부채 이자 탕감, 소득보전 직불제, 농가소득을 도시근로자의 95% 수준까지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교육 분야를 보면, 지난 17대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노동당이 등록금후불제를 제시했으나 18대 총선에서 민주당도 이에 동참 주요 정당 모두가 영유아 보육 지원 확대와 등록금후불제를 공약으로 내세우게 되었다.

  고용 분야는 공통 공약 없다. 한나라당은 공공부문 취업 계층할당제와 사회적 기업 육성, 통합민주당은 비정규직 25%로 축소, 실업급여 60%까지 인상, 최저임금 100만 원을 공약하고,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을 50%까지 축소하고,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50% 수준까지 인상할 것을 제시하였다. 대체적으로 각 정당의 공약사항은 유사하나 포퓰리즘에 있어 약간의 체감도가 다를 뿐이다.
 
 3. 6.2 지방선거(2010년)의 분야별 포퓰리즘 공약 비교
 
  우리나라 주요 정당의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의 분야별 포퓰리즘 공약은 별표와 같다. 주요 정당은 2007년 17대 대선과 2008년 18대 총선과 다른 경향의 포퓰리즘 정책을 제시하였다. 서민, 의료, 부동산, 교육, 농업, 고용 등 전 분야에 유사한 내용의 포퓰리즘 정책이 존재했다. 그 수도 지난 두 선거에 비해 늘어났다. 특히 서민분야, 고용분야 일자리창출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서민 분야에서 대형마트 규제 정책이 새롭게 등장했다. 한나라당은 서민을 위한 미소금융 정책과 SSM 규제정책을, 민주당은 SSM허가제, 지역발전금융기금 설립과 서민들의 소액대출을 지원하는 공약과 함께 아동수당 지급, 부자감세, 세율인하를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아동수당 도입,SSM 허가제, 자유선진당은 저소득층 바우처제도와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의 LPG 지원, SSM으로부터 골목시장 보호정책을 내걸었다. 서민정책 중 미소금융 등 서민소액대출제도와 출산에 따른 현금 지원, SSM 규제 방안 등의 공약이 공통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의료분야에서 한나라당은 임신, 출산 진료비 지원금을 5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정책과 영유아 A형 간염 무료 접종을, 민주당은 3가구 이상 건강보험 전액면제, 민주노동당은 필수예방접종 무료, 의료비상한제, 건강보험의 비급여 항목 폐지, 농어촌 마을단위 요양사 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자유선진당은 중증질환 본인부담금, 치매·당뇨·고혈압·심장병 등 노인성 만성질환의 약값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국가 부담으로 한다는 것을 제안했다. 농어촌 노인의 틀니를 100%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한다는 약속도 했다.

  부동산 분야는 저소득층 대상 공급확대 정책이 주를 이루었다. 한나라당은 보금자리 주택 공급을, 민주당은 장기공공주택 재고비율 확대, 민노당은 사회주택 쿼터제, 20대 청년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등의 정책을 제안했는데 이 정책들은 특정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 공급확대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전월세 인상 상한제 및 저소득층 임대료 보조제도 도입을 제기했다. 자유선진당은 분양 위주의 보금자리주택건설보다 공공임대주택 20만호 공급을 약속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무상급식이 새로운 포퓰리즘 공약으로 등장하였다. 한나라당은 저소득층, 농어촌 지역에 대해 무료급식을 확대하고, 중산층에 대해 취학 전 아동의 보육시설을 전액지원하겠다고 했고, 민주당은 초중고 학생들의 친환경 무상급식과 고등학교 의무교육을 주장하였으며, 유아 무상교육과 지방 국립대학교 등록금 무료 정책도 내걸었다. 민주노동당은 친환경 무상급식과 6세 이하 무상교육뿐만 아니라 대학등록금의 상한제 및 후불제, 시·도립대 등록금 무료, 무상교복까지 제안했다. 자유선진당은 저소득층(소득 70% 이하)의 0-2세 영아보육비 및 3-5세 유아보육비 전액 국가 부담,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등록금 후불제)와 농산어촌 무상교육, 무상급식 실시도 약속했다. 교육정책에 있어서 대상의 차이는 있지만 각 정당별로 무상급식을 확대하거나 전면 실시하는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공통적으로 공약했고 취학전 아동의 보육료와 대학등록금의 무상 등을 내걸었다.

  농업정책으로 농·어가 부채 및 이자 탕감 정책이 공통적인 공약이라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은 농가부채해결 및 경영회생 농지매입 사업을 약속하고, 쌀 매입으로 쌀값회복을 추진하고, 농기계 임대사업소 확대를 제안하였다. 민주당은 농·어가 부채 해결뿐만 아니라 대북 쌀 지원을 통한 쌀값 안정정책을 제안했고, 민노당은 농어가부채의 이자 탕감, 농가목표 소득보전 직불
 
  6.2 지방선거 정당별 포퓰리즘 정책 비교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서민
 -미소금융지점 300개
 
 -SSM 규제
 
 
 -지역발전금융기금 설립,
 -서민금융 지원
 -SSM 허가제 도입
 -부자감세 철회,
 -소득세, 법인세율 인하 철회
 
 -저소득층바우처제도,간병,아이돌보미
 -노인, 장애인, 농어촌돌보미
 -SSM으로부터 골목시장을 보호
 
 -지역은행 설립
 -국가필수예방접종 무료
 -SSM 허가제
 -노인복지카드제도
 -농어촌 마을단위 요양사 제도 도입
 
 의료
 -임신, 출산 진료비 50만원으로 확대
 -영유아 A형 간염 무료 접종
 -기초노령연금액 2배 인상-3자녀 이상 가구 건강보험료 전액 면제
 -아동수당 지급
 -중증질환, 노인성 만성질환 약값 국가부담
 -의료비 상한제(100만원)
 -보험 비급여 항목 폐지
 -아동수당 지급
 부동산
 -보금자리 주택 74만호 공급 
  
 
 -장기공공주택 재고비율 15% 이상으로 확대
 -전월세 인상 상한제
 -저소득층 임대료 보조제도 도입
 -공공임대주택 연간 20만호
 -소형저가주택, 임대주택 원주민 재정착 확대
 
 -사회주택 20% 쿼터
 -20대 청년을 위한 임대주택 확대공급제
 교육
 -저소득층, 농어촌 초중고 무료급식 확대
 -중산층의 취학전 아동 보육시설 전액 지원
 -대학등록금 상한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초중교 친환경무상급식
 -유아 무상교육
 -지방국립대학 무상등록금
 -고교 의무교육 추진
 
 -농사어촌초중고 친환경무료급식
 -저소득층 0-2세영아보육비 전액 국가부담
 -저소득층 3-5세유아보육비 전액 국가부담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등록금후불제)
 -친환경무상급식
 -6세 이하 무상교육
 -대학등록금 상한제․후불제
 -시·도립대 등록금 무상
 -무상교복
 농업
 -농가부채문제 해결, 경영회생 농지매입사업 등
 -쌀 매입으로 쌀값 회복
 -농기계 임대사업소 확대
 -농어가 부채해결
 -대북쌀지원으로 쌀값 안정
 
 -농어민부채 20년 장기분할 상환으로로 전환
 -직불금 제도로 농가소득 직접 생산비 보전
 -농어촌 노인 틀니 100% 국가 부담
 -농어가부채 이자탕감
 -농가목표소득보전 직불제
 -농수산물 최저보장가격제도 시행
 고용
 -희망프로젝트
 -사회서비스 일자리 13만개 창출
 -사회적 기업 1천개 설립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 5년간 100만개(연간 20만개)
 -최저임금 00만원 이상
 -실업부조제 도입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채용시 35% 세액공제
 -인턴 채용기업 2년간 급여 50%지원
 -비정규 정규직화
 -사회적 기업
 -사회적 일자리 창출
 -실업부조 제도 도입
 
 제 및 농수산물 최저보장가격제도를 주장했다. 자유선진당은 직불금 제도, 농어민 부채를 20년 장기 분할을 약속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 비해 고용정책의 변화가 매우 컸다. 경제위기로 인해 취업난이 심각해지자 3당이 공통적으로 정부 및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희망프로젝트사업, 사회서비스, 사회적 기업을 통해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으며, 민주당 역시 공공사회 서비스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최저 임금을 200만 원으로 인상하고 실업부조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민노당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실업부조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자유선진당은 중소기업 최초고용제도 도입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40만개), 중소기업이 청년을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채용 시 3년간 1인당 최저 임금의 35% 세액공제, 2년 이하 인턴 채용 기업에 대해 인턴 기간 중 급여 50% 지원을 약속했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현저한 변화는 종래 민노당의 전유물이었던 복지 공약이 민주당이 따라 하기 바쁘고, 여당인 한나라당도 후발주자로서 야당의 복지정책을 겉으로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면서 실제는 따라 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4. 정당별 포퓰리즘 정책의 변화
 
  지난 5년간 大選과 총선과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이 내건 공약을 분석한 결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포퓰리즘을 정책에 채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서민대상 소액대출 제도 도입을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출산 및 육아 비용 지급, 필수 접종 무상 제공, 의료보험 수혜자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은 주로 저소득층에게 주택의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의 정책이 대부분이며, 영유아 무상보육과 대학등록금 부담률 인하 정책이 공통적이고, 농업정책의 경우 농민의 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각종 직불금 제도와 부채탕감 정책을 내세웠다. 고용 정책은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는 공통적인 경향이 적었으나, 2010년 6.2 지방선거 공약에서는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 서비스 등을 통한 정부 주도 일자리 창출을 공통적으로 약속하였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선(先)성장 후(後)복지 체제에 묶여있었다. 야당과 사회 시민단체가 끊임없이 복지확대를 주장하며 도발해도 정부는 재정문제나 先성장론 같은 튼튼한 성벽으로 방어에 성공했다. 절대적 빈곤시대에 복지는 사치스런 단어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 이슈로 떠오르며 선거판을 휩쓸면서 성벽의 일부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가세하였다. 복지가 이슈로 등장하고 권력창출을 위한 전면전 양상으로 변하자 복지논쟁은 수급대상 논쟁 같은 단순한 싸움에서 벗어나 재원마련 방안, 철학, 복지국가에 대한 구상까지 확장되었다. 그 결과 지금 한국사회에서는 각 정당들은 물론이고 개별 정치인들까지 뛰어들었다.

  따라서 2012년 총선과 大選은 복지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포퓰리즘이 선거 판세를 흔들게 될 것이다. 이는 민주당이 주도하고 한나라당이 방어하면서 동참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근 인기가 크게 떨어진 여당인 한나라당이 인기 만회를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적극적으로 구사할 의외성도 잠재하고 있다.
 
  가. 한나라당의 주요 정책 변화
 
  한나라당은 미소금융제도, 5세 이하 보육지원 확대, 농민 소득보전 및 농기계 임대사업소 설치를 약속했고, 6.2 지방선거 공약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계속해서 주장해왔던 대형마트 규제 정책을 도입해 SSM를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정책에 있어서도 민주노동당과 민주당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앞선 두 번의 선거에서 학자금의 소득연계형 융자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공약이 대학등록금 상한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등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정책기조는 여전히 분배보다 성장이다. 복지정책 역시 선별적 복지가 원칙이다. 다만 수혜계층은 대폭 넓혔다. 소득 7분위까지 한데 아우르는 명실 공히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 되겠다 는 것이다. 보육비 지원, 양육수당, 무상급식 등 복지 수급범위를 대폭 확대한 이른바 70% 복지론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의 결합을 주장한다. 야권의 보편적 복지에 대해 적극적 공격을 취하지 않고, ‘생애주기별 생활보장형복지국가’를 제안한다. 기존의 현금급여 지급 방식 대신 보건, 교육, 주거 등 생애 단계별 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재원마련 방법은 사회보장 관리체계를 통합해 낭비를 없애는 것을 축으로 소득세에 대한 감세철회까지 하자는 것이다. 반면 법인세에 대한 감세철회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마지못해 복지논쟁에 참여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선별적 복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내년 총선과 大選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복지논쟁의 큰 물결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최근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황우여 대표는 부자 감세 철회를 들고 나왔고 당내와 정부측에서도 소위 초과이윤공유제가 머리를 들고 나오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처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내년이면 연간 8000만 원 초과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이 33%까지 낮아지고 법인세율도 과표기준이 2억 원으로 상향되는데 한나라당도 감세 정책을 멈출 공산이 높다.
 
  나. 민주당의 주요 정책 변화
 
  민주당은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등을 거치면서 서민소액대출제도와 유아 무상보육, 초중고 무상교육, 무상급식을 공통적으로 주장해왔다. 민주당은 6.2 지방선거를 통해서 민주노동당이 17대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형마트 규제 정책을 도입하였다. 또한 17대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이 제시했던 아동수당 제도를 다시 전면에 내세우면서 3자녀 이상 가구의 건강보험료 전액 면제를 등을 제시하였다. 민주당은 대학 등록금 문제가 계속해서 이슈가 되자, 등록금 인하 정책의 일환으로 지방 국립대학의 무상등록금제를 제시하였다.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 복지국가 같은 수사를 동원하며 복지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에 반값등록금이 추가된 ‘3+1 무상복지’가 민주당이 꺼내 든 카드다. 민주당은 제1야당이자 집권경험까지 갖추고 있는데다가 선별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복지정책을 이동시키면서 복지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에 가장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도 재원마련과 실행방향에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손학규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주류는 부자감세 철회, 비과세 감면 축소와 4대강 예산 삭감 같은 예산집행 우선순위 조정을 통한 재원마련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민주당 비주류 일부는 보편적 복지를 증세 없이 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재원마련 방안으로 증세를 주장한다. 진보정당이나 시민사회를 복지동맹으로 끌어들여 몸집을 불리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다. 자유선진당의 주요정책 변화
 
  자유선진당은 중소기업 최초고용제도 도입과 인턴 채용 기업에 대해 급여 지원과 저소득층 영아 및 유아보육비 전액 국가 부담, 중증질환과 만성 만성질환의 약값 국가 부담을 약속하고 다른 정당과 공통으로 SSM 규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직불금 제도와 농어민 부채 장기 분할상환과 농어민 기초노령연금 확대를 약속했다. 기초연금 수급액 확대와 농어촌 노인의 틀니를 100% 지원 등 농어촌 복지 강화가 두드러졌다. 농산어촌 무상교육, 무상급식 실시도 다른 정당과 유사하다. 농산어촌 초·중·고 親환경 우리농산물 100% 무상급식 실시, 농산어촌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내세웠다.

  자유선진당은 민주당의 복지정책에 대해 비판적이다. 이회창 전 대표는 민주당의 무상복지 정책에 대해 “극도의 평등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라며 “좌파적 사회주의적 정책 방향이 민주당의 차기 대권전략이라면 민주당은 사회주의 정권 수립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민주당의 소위 보편적 복지정책은 참으로 무책임한 것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을 괴롭히고 큰 부담을 안겨주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박선영 의원은 “지금 민주당 발 복지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는데 복지 쓰나미 앞에서 국민들이 무료라는 말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짜 시리즈가 먹히고 있는 이상 자유선진당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복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가 없는 상황이다.
 
  라. 민주노동당의 주요 정책 변화
 
  종래 주장하던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급식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6.2 지방선거까지 3번의 선거를 통해 서민은행 설립, 무상의료, 대형마트 규제, 무상급식, 무상교육, 대학등록금 상한제와 후불제, 비정규직 비율 축소 등을 계속해서 주장해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제안했으며, 민주당과 함께 아동수당을 약속하였다.

  민주노동당은 복지논쟁의 원조로 복지담론의 영역을 노동과 평화까지 확장한다. 양극화로 복지 수혜대상을 확장시키는 노동정책이나 막대한 군비지출을 가져올 군사적 긴장을 그냥 둔 상태에서 복지국가 건설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민주노동당은 이미 작년 11월 ‘건강보험 하나로 무상의료’와 관련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해, 무상급식 논쟁에 머무르고 있는 정치현실을 뛰어넘어 무상의료로 복지논쟁의 불씨를 옮겨 붙이고 있다. 재원마련으로 부유세 카드를 내놓고 있다.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구간을 신설해 8조원을 확보하고 자산보유과세를 확대하는 등의 세입창출 방안과 토건예산과 국방예산 등의 세출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한다.

  보편적 복지, 복지국가에 대한 논쟁에서 민주노동당은 복지의 원조이자 포퓰리즘의 원조이다. 민주노동당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무상복지’, ‘부유세’ 등은 그 실현성 여부를 떠나 이제 한국정치를 뒤흔드는 이슈가 되고 있다. 민주당 내의 넓은 복지정책 스펙트럼을 고려하면, 민주노동당이 앞으로 복지동맹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가 주목된다.
 
 마. 포퓰리즘 정책의 일반화, 펑준화
 
  정당별 포퓰리즘 정책을 비교한 결과 全 분야에 걸쳐 확대되는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분배보다는 성장, 큰 정부보다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한나라당조차 저출산을 고려해 필수 접종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부분적 무상의료를 도입하고 있으며,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분적으로 무상교육을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 정책에 대체로 찬성하면서 이에 부응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저소득층 초중고 무료 급식 확대, 등록금 상한제, 대형마트 규제 등을 내세우고 있으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교육, 무상급식 이슈에 부합하는 정책도 내세우고 대형마트 규제 정책은 민주노동당이 17대 대선, 18대 총선에서 계속해서 주장해왔던 내용이었다.

  정당별 정책을 분석한 결과, 한나라당의 주요 정책 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초기의 작은 정부, 親시장적인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포퓰리즘에 의존한 정책을 계속해왔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게 포퓰리즘 정책이 재정건전성을 위협하고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해도 총선과 大選을 1년 앞둔 현재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표만을 의식한 각 정당의 복지 포퓰리즘 정책은 모든 정당이 비슷한 평준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5. 2012년 총선․ 대선의 주요쟁점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는 여야 간에 복지정책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주연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될 것이고 민주당이 공세로 한나라당은 방어 자세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군소정당은 공약 내용의 진정성과 실현성 여부를 떠나 조연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쨌든 모든 정당이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결국 포퓰리즘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정책 논란은 득표에 영향력이 크고 가장 광범위하게 적용된다고 판단되는 무상 급식, 무상 의료, 무상 보육, 반값 등록금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가. 무상 급식
 
  민주당은 모든 계층에 대한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한다. 민주당은 집권 10년간 무상급식 10%를 이룩해 놓았는데 정권을 잃자 100% 전면 무상급식을 전격 제시하였다. 2011년부터 전국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수입농산물이 아닌 친환경 지역 우수 농산물을 식재료로 전면적 무상급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외국의 무상원조가 아닌 바에는 국내에서 무상급식은 없다. 이는 세금급식이거나 아니면 먹은 학생이 장차 이자를 붙여 밥값을 내는 외상급식으로 정치권이 생색내고 후세에게 빚을 떠넘기는 부도덕한 강제급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중 親환경 농산물은 12.3%(유기농산물 0.6%, 무농약 4.6%, 저농약 농산물, 7.1%)인데 식량자급도가 25%(쌀 제외하면 5%)인 점을 감안하면 친환경 우리농산물은 실제 3.1%에 불과하여 학생 1인당 2,457원의 식탁에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앞으로 학부모가 모자라는 식대를 추가로 부담하겠다고 해도 무상급식이라는 시스템에 묶여 수용이 불가하여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재정 압박을 받게 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서울시의회는 무상급식은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 규정을 들어 의무교육의 일환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서울 중앙법원은 "무상 급식은 헌법상 보장된 의무교육에 포함되지 않는다". 고 판결하였다. 친환경 우리 농산물 무상급식은 유권자 특히 젊은 가정주부의 표심을 자극하여 총선 대선에 유리한 고지 점령해보려는 민주당의 선거 전략으로 대표적인 포퓰리즘이라 할 수 있다.

  민주당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데 비해 오세훈 서울시 장은 저소득층 30%까지, 점진적 단계적으로 실시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가 추진하는 주민투표안은 2014년까지 50%까지 점진적으로 실시하자는 안을 내고 있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의무급식은 단군 이래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계에 큰 보탬이 된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교과부는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건축비로 배정한 1,037억 원을 급식예산 재원으로 유용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나. 무상 의료
 
  민주당은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입원진료비의 건강보험 부담률을 현행 61.7%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수준인 [11] 90%까지 획기적으로 높여, 의료비 본인부담을 10%까지 줄이고, 본인부담 병원비 상한액을 최대 100만원으로 낮추어, 돈 없어서 병원 못가는 경우가 없도록 국민들의 실질적 무상의료를 실현한다는 내용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필수 의료 중 비급여 의료를 전면 급여화하고 서민부담이 큰 간병·상병 등의 비용도 급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 차상위 계층을 의료급여 대상으로 전환시키고 저소득층은 보험료를 면제하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민주당은 무상 의료를 8조 1000억 원이면 실천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민주당 방식대로 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추가 소요재원만 30조원에 달한다"며 "건강보험료가 89% 인상되고 1인당 월평균 보험료가 6만8000원 증가하는 등 건강보험료와 세금이 약 1.9배 증가한다며 비판했다. 연세대 이규식 교수의 추산에 따르면 30조가 아니라 2015년에는 120조가 투입된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를 반박하며 무상의료를 실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급식이 공짜여도 점심을 두 끼 먹지는 않지만 의료가 공짜면 컴퓨터단층촬영(CT) MRA 검사도 하고 양방, 한방, 물리치료도 모두 받아보고 싶어지는 것이 환자의 심리이기 때문에 무상의료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무상의료 논쟁에서 진료비 부담이 줄수록 의료 이용량이 증가하는 가격 탄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다. 무상 보육
 
  민주당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이용하는 어린이에 대한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15년 보육료 전액을 국가가 지원하고,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어린이에 대해선 양육지원수당을 지급해 선별 보육이 아닌 ‘100% 무상보육’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0~5살 아이의 보육비를 소득 하위 80%까지 지원하고, 2012년까지는 전액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집권 뒤에는 지원 범위를 연달아 줄여, 2011년 현재 소득 하위 70퍼센트를 대상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조정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다시 공약으로 취학전 아동 전원의 유아교육 및 보육을 무상실시한다는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현재 소득하위 70% 이하 가구의 자녀 중 초등학교 취학 전 만5세인 아동에 한정해 무상 보육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취학 직전 1년인 만5세 어린이에게 이른바 ’프리스쿨’ 교육ㆍ보육과정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똑같이 적용하고,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2016년까지 유치원비와 보육비의 전액을 정부가 지원한다. 매년 2만∼3만원 정도씩 늘려 2016년엔 사립유치원 평균교육비 전액 수준인 월 30만원으로 늘리고, 2012년부터 소득순위 상관없이 전체 가정에 지원한다. 만5세 교육ㆍ보육비는 2011년에 2천586억원이던 것이 2016년 1조3천991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라. 반값 등록금
 
  민주당은 저소득층 장학금과 지방 국립대생 장학금 등 국가가 지급하는 장학금을 대폭 늘리고, 취업후 등록금 상환의 금리를 현행 5% 수준에서 3%대로 낮추는 내용이다. 또 등록금의 과도한 인상을 막기 위해 등록금 인상 폭을 물가상승률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민주당은 대학생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국가장학금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소득 1분위의 등록금을 장학금으로 지금하고 소득 2~4분위는 등록금의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것 등이다. 또 근로장학금을 확대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반값 등록금 실현에 3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값등록금 공약은 한나라당이 먼저 제기했다. 2006년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그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학 등록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3조원 규모의 국가장학기금 설립 등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포함한 정책을 제시했다. 또한 이주호 의원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등록금 부담 반으로 줄이기 4대 법안’을 국회에서 입안하기도 했다.

  매일경제는 반값 등록금 정책 실시에 따른 소요비용이 실제로는 민주당 추산 비용의 두 배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80%가 넘는 높은 대학진학률과 높은 청년 실업률이 지속된 상태에서 급진적인 무상 장학금은 정부의 재정 부담을 가속화시킬 뿐 새로운 갈등 관계만 낳을 가능성이 높다. 대학의 질적 향상을 위한 재정 투입이 우선되어야지 반값 등록금과 같은 포퓰리즘 정책은 대학 경쟁력을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다. 빈곤의 대물림을 끊기 위한 정부의 교육 지원은 유아나 초ㆍ중ㆍ고등학교 단계 등 아이가 어릴 때 실시할수록 효과가 뚜렷하며 대학교육 과정에서 이뤄지는 등록금 지원은 단순 소득 지원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마. 무상복지 재정 논란
 
  민주당 무상복지 정책에 대해 고령화에 따른 예산 부담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무상복지까지 가세할 경우 재정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경제신문은 대한민국의 복지예산 중에는 일정 요건이 되면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의무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점차 재정적 부담이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민주당의 무상 정책들은 소요되는 예산이 너무 낮게 추정되어 있다는 비판이 있다.

  2010년 복지예산 가운데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의무지출 비율은 71.5%에 달한다. 예를 들어 기초노령연금의 경우 65세 이상이고 일정 재산과 소득 요건을 만족하는 모든 노인에게 지급해야 한다. 노인인구 비율이 2010년 전체 인구의 10.7%에서 2050년에는 38.2%로 커져 복지제도를 바꾸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재정적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GDP의 33.8%인 국가부채비율은 2050년에는 116%로 증가해 후손들이 채무 부담을 지게 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2008년 이명박 정부의 대대적인 감세 조치를 비판하면서 일부 부자 감세 정책 철회를 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KDI의 통계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단행한 종합부동산세 폐지, 다주택자 양도소득 중과세 폐지, 법인세 및 소득세 인하 등 일련의 감세 조치로 세수가 100조원 가까이 격감했다.

  민주당은 재원을 마련하는 데 국채 발행, 세목 신설, 세율 인상 등은 필요 없고 대신 감세 철회, 비효율 예산 절감, 건강보험료 부과 기반 개선, 비과세 감면비율 축소 등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증세와 같은 것이다. 진행중인 감세를 멈추면 그 자체가 증세이고 건보료 인상은 세금 증가와 같은 것이고 비과세·감면 축소는 기존 저소득층의 부담을 늘린다. 추가 세금 증가 없는 복지는 사실상 불가능 하며, 몇 십 년 뒤 우리는 지금의 복지 잔치가 낳은 빚더미에 앉게 될 수도 있다.
 
 6. 문제점과 대응방안
 
  가, 정치권 포퓰리즘의 문제점
 
  정치권이 복지를 주도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복지는 복지 전문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고 재정 부담을 해야 하는 정부의 협력에 의해 이뤄져야 뒤탈이 없다. 이미 2012년까지 저소득층 자녀와 농어촌 학생의 30퍼센트까지 무상급식을 받게 되어 있는 것을 소득과 무관하게 무차별적인 복지혜택을 주게 되면 복지의 손길이 절실한 빈곤층에 돌아갈 혜택이 축소될 우려도 있다. 복지 정책은 자기 혼자 일어설 수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능력 있는 사람을 나태하게 하고 뼈 빠지게 열심히 일해서 게으른 사람을 먹여 살리는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복지정책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선진국이 시행하고 있는 복지모델을 비판 없이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복지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금과 빚이 얼마나 늘어나며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둘째, 한국은 인구가 4,500만으로 인구 900만의 스웨덴이나 인구 460만의 핀란드 에 비해 5배 내지 10배가 많다. 따라서 이들 나라를 모델로 삼아서는 안 된다. 이들은 국민소득도 5만 달러에서 6만 달러에 이르는 부국인데 우리는 이제 겨우 2만 달러다. 이들 국가는 높은 간접세와 높은 조세 부담률에 조세 저항이 적은 나라이고 노사관계가 안정된 나라로 우리나라와 여건이 전혀 다르다.

  셋째, 한국은 핀란드와 스웨덴 등과 달리 국방비와 통일비용이 크게 들어가야 하는 특수상황에 있는 나라다. 국민소득 2만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복지예산을 28%나 쓰는 것이 결코 적은 예산이 아니다.

  넷째, 무상복지 확대는 공짜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불필요한 수요를 낳고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다. 복지를 마구 늘리다 보면 사회간접자본이나 토목건설 등에 투입할 돈이 없어 일자리를 확충하지 못하고 결국 경제 성장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한다. 국민들이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선심성 복지 확대는 미래 세대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11년 현재 국가 채무는 460조로 고령화가 본격화되어 복지비용이 늘면 정부 부채는 필연적으로 증가하여 2050년에는 정부부채가 213%까지 늘어 날 전망이다.
 
  한국의 재정 지속가능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4위,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12위로 비교적 높았지만 복지충족성은 28위, 국민체감행복도는 29위, 종합순위는 26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노르웨이 1위, 스웨덴 5위, 핀란드 8위 등 북유럽 사민주의 국가들은 대부분 높은 순위였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이 경제는 미국과 일본식을, 복지는 北유럽식을 따라가면서 복지 수준이 낮다고 평가하는 건 모순이다. 한국사회의 복지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자칫 남유럽식 복지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남유럽 국가들은 복지 지출은 크지만 선거에 영향력이 큰 특정 직종에만 혜택이 집중되고 꼭 필요한 계층은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하면서 우리나라는 남유럽식 복지로 갈 공산이 높다고 걱정하고 있다.
 
  나. 대응방안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머문다. 그러나 1950년대 경제 황금기를 거친 서구사회와 같은 복지 확대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 지출 가운데 국방과 교육 부문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데 앞으로 복지 지출 규모를 설계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사회가 다가오는데 잘못된 복지정책으로 미래세대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될 것이다. 복지 지출을 결정하기 전에 지출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정치권은 일반적으로 복지 확대에는 긍정적이지만 조세 부담에는 부정적이다. 증세 등 장기적인 복지 재정 확충 방안을 내놓아야 복지 문제가 해결된다.
 
  첫째, 모든 복지정책은 전문가에 의해 ‘국민검증’을 받게 해야 한다. 우리는 그간 복지 제도에 대해 국민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였다. 각 당이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당론 채택 이전에 공론화를 통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게 해야 한다. 정치권이 눈앞의 표를 의식한 나머지 일단 불을 지르고 보자는 식의 정책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둘째, 시민단체의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포퓰리즘에 기울지 않도록 감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적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은 정치권과 정부의 포퓰리즘을 감시하기 보다는 오히려 포퓰리즘을 유도하거나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권과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을 꾸준히 모니터 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각 정당은 공약 실천 여부에 대한 사후 검증을 받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시민단체의 메니페스토 운동이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작은 정부와 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약속했으나 촛불정국, 노무현 대통령 서거 등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떨어지는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중도 실용, 친서민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