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간부에 의한 노조원 성폭력 사건에 이어 도박 사건이 터지는 등 민주노총이 도덕성 위기에 몰리면서 휘청대고 있다. 특히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 아산공장 일부 간부와 대의원들은 사기도박에 가담한 동료 조합원을 제명한 뒤 곧바로 숙소에서 자신들이 다시 도박판을 벌이는 도덕불감증을 드러냈다.
  
  12일 현대차 아산공장 노조원들에 따르면 현대차지부 아산위원회 일부 간부와 대의원은 지난 1월 19일 울산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마친 뒤 울산의 한 속칭 ‘삥발이’(화투장 3장을 가지고 ‘섰다’를 하는 방식) 도박을 벌였다.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의는 지난해 6월 충남 아산에서 있은 3억원대의 사기도박 사건에 연루된 현대차 아산공장 A노조원의 징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것으로, 해당 조합원을 노조에서 제명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회의가 끝난 뒤 아산공장 간부와 대의원들은 동료를 징계한 뒤 자신들이 다시 도박을 하는 극도의 도덕적 해이를 보였다.
  
  이들의 도박사실은 한 달가량 지난 2월 20일 아산공장 노조 내 한 계파인 범민주단일투쟁위원회 대자보를 통해 알려졌으며, 판돈이 수백만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아산공장 노조는 지난 3일 집행부 사퇴 입장을 본부 노조인 현대차지부 집행부에 표명했으나 현대차지부는 최근의 어려운 조직 내부 상황을 들어 만류했다. 그러나 노조원들 사이에 ‘깨끗해야 할 노조 간부들이 쟁의 발생 결의 후 도박을 즐겼다는 사실은 용납할 수 없다’는 비난여론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아산공장 위원회 집행부는 결국 이날 총사퇴했다.
  
  민노총 핵심 사업장 가운데 하나인 기아자동차 노조(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지역노조 전환을 둘러싸고 노노갈등을 빚고 있다. 기아차 노조 조합원 200여명으로 구성된 기아차 노조 사수 대책위원회는 이날 총회를 소집한 뒤 2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총회 기간 전국 각 사업장에서 기아차 노조 소속 변경 찬반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번 총회를 통해 금속노조에 내는 연간 31억원가량의 조합비 납부 여부도 조합원 의견을 물어 대응 방안을 마련키로 해 사실상 조합비 거부 운동에 들어갔다.
  
  앞서 인천지하철노조는 지난 10일 민노총 탈퇴 여부를 두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였다. 부결은 됐으나 찬성표가 무려 473표나 돼 민노총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상당히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하철공사 노조는 재표결에 부쳐 탈퇴를 관철한다는 방침이다.
  
  출처: 세계일보 김보은, 인천·울산=이돈성·유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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