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최근 재중(在中)동포(조선족)를 대상으로 재외동포(F-4)비자 발급 조건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양(瀋陽)총영사관은 지난달 28일 홈페이지 공지에서 “F-4비자를 신청했으나 ‘최근 3년 이내 한국법 위반’ 사유로 불허되는 것은 한국정부(법무부)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영사관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에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해 200만원 이상의 범칙금이나 출국명령 또는 강제퇴거 처분을 받거나 최근 5년 이내에 금고(禁錮) 이상의 실형선고를 받은 자는 F-4비자 발급이 불가능하다. 단 이외의 비자는 상단의 조건이 적용되지 않는다.

법무부는 발급제한 조치를 내린 까닭은 밝히지 않았으나 오래전부터 발생한 조선족 불법 체류 문제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불과 지난 6일에도 비자알선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A씨 등 4명에게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된 바 있다. F-4비자는 체류기한이 2년이지만 특별 사유가 없는 한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

해당분야에 정통한 사법기관 관계자에 의하면 조선족 불법 체류와 관련한 범죄는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주로 서울 구로구와 영등포구 일대에 거주하는 조선족들 중 일부는 범죄를 목적으로 밀입국한다. 이들은 장기체류가 가능한 F-4비자를 악용해 국내에서 폭력조직을 형성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북한과 관련된 범죄에 동원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국내 폭력조직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함경도 등지에서 생산된 마약을 국내로 밀수하다가 적발된 사례는 많다. 지난 2월에는 조선족 폭력조직인 흑사회(黑社會) 간부 등이 검찰에 의해 기소되었다.

이들 조직이 밀수하는 북한산 마약 중에는 민간이 아닌 정권 차원에서 생산한 것도 있다. 지난 1월 신동아 보도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지금도 해마다 4천만 달러(한화 약 450억원) 규모에 달하는 2톤가량의 필로폰을 해외로 밀매하고 있다. 순도 98% 이상인 이 필로폰은 ‘김정일 1호’라는 은어로 지칭되며 1g당 40~45달러에 유통된다. 이 돈은 모두 김정일의 체제자금으로 흘러들어간다.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