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 시내에 소재한 한 서점의 온라인판매 웹사이트에는 현재 국내 대표적 좌파인사들이 집필한 서적이 수십권 판매되고 있다.

‘코리아북센터’ 웹사이트에 등록된 국내 서적은 33권. 이중에는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의 <개성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랜덤하우스. 2007년 출판)>과 소설가 조정래의 <어떤 전설(책세상. 2007)>,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외 4인의 <여럿이 함께(프레시안북. 2007)>는 물론 1973년 노동당 입당 후 대남간첩으로 활동하다 200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송두율의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후마니타스. 2007)>가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코리아북센터가 단순한 상업적 목적의 서점이 아니라 조총련 계열사로서 북한 정권의 선전도구라는 점이다. ‘남조선도서’ 바로 옆의 ‘공화국도서’ 코너는 조선노동당출판사가 발행한 <인민들 속에서>, 평양출판사가 발행한 <행복의 창조자> <세상에서 제일 강하신 분> <나도 병사, 장군님의 병사> 등 체제선전용 서적 일색이다. 다른 코너도 <김일성전집> <수령결사옹위에 관한 사상> 등으로 반수 이상 채워져 있다. 때문에 이 웹사이트는 국내 접속이 차단되어 있다.

결국 국내 서적이 북한 체제선전물의 일부로 끼워져 있는 모양새인 셈이다. 실제로 <개성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은 조건 없는 대북(對北)지원을 전제로 하는 통일, <어떤 전설>은 반공(反共)이념 아래 고통받는 소위 기층민중의 삶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으며 <여럿이 함께>는 아예 노골적으로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위협이 여전한 상황에서 ‘군사적 억지력 확보’를 위한 핵무장이라는 북한의 설명은 일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반도 공산화를 노리는 북한의 입장을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학교(조총련계 학교)에서 우상화 세뇌교육을 받고 있는 교포 청소년들은 이를 지켜보며 “많은 남조선 지식층이 공화국식(式) 통일방안을 지지한다” “억압받는 남조선 인민들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에 새삼 신뢰를 갖게 될 것이다. 특히 정치가인 정 최고위원의 자서전은 핵심으로 작용할 것이다. 북한의 재일(在日)대남공작소인 조총련이 젊은 세대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면 대한민국 자유민주체제가 받는 위협도 그만큼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행법으로는 조총련의 국내 좌파서적 판매를 막지 못할 전망이다. 관련 정부기관 관계자는 “정부의 승인 없는 계약은 처벌대상이지만 코리아북센터의 경우는 합법적인 계약을 맺고 판매중일 것”이라며 “이 경우 처벌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합법’이라는 미명 아래 이들의 밀애(密愛)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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