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비정, NLL 남하한 北어선 서둘러 예인

“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들이 일제히 종적을 감춘데 앞서 NLL을 넘어 온 북한 어선을 북측 해군 경비정이 서둘러 예인해갔다”
 
지난 달 북한의 대남 선전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기존 남북합의 및 NLL 무효화를 선언해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는 서해에서 올 2월 들어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다.
 
NLL 인근 서해 바다는 꽃게가 많은 곳으로서 중국 어선이 자주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하는 지역이다. 그리고 북한 어선도 이곳을 자주 침범해 꽃게들을 포획하고 있다. 황장엽 前 노동당 비서(現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는 비서 재직 당시 평양에서 만난 서해 해군 장성들에게서 “군자금이 모자라 꽃게잡이로 충당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최근 자유북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북한 어선의 잦은 NLL 침범은 국내 언론매체들의 보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2003년 5월 30일 SBS는 합동참모본부 발표를 인용해 당시 북한어선 15척이 NLL을 넘어 최고 1.5km까지 남하하다가 한 시간 만에 돌아갔으며, 같은 달에만 벌써 4차례의 침범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2007년 10월 25일에는 조선일보가 연평도 현지 취재와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해 NLL을 침범하는 북한 어선들이 예전보다 더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들 보도 어디에도 NLL을 침범해 불법 조업 중이던 북한 어선을 북측 해군 경비정이 출동해 예인해갔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그 전례가 매우 드문 이례적인 사례로 판단되고 있으며, 2002년 6월 29일 제2차 연평해전(서해교전) 당시 북측이 “남측 어선의 NLL 침범으로 인해 교전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던 점을 미루어 이번 조치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기 위한 사전 작업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즉, 북한군 총참모부와 조평통의 선언대로 제3차 연평해전을 일으키기에 앞서 NLL을 침범한 북측 어선을 철수시킴으로서 남측에게 반박의 빌미를 제공할 원인을 제거한 뒤, 또 다시 제3차 연평해전의 책임을 남측에게 돌리기 위한 음모라는 것이다.
 
비록 군 고위소식통에 따르면 NLL 인근에는 아직 몇몇 북한 어선들이 조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들도 모두 곧 항구로 귀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中 불법조업 선단, NLL에서만 돌연 자취 감춰
 
제3차 연평해전의 발발 가능성은 최근 NLL 인근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들이 돌연 모조리 종적을 감춘 것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지난 1~2차 연평해전 당시에도 나타난 바 있다. 그 때에도 중국 어선들은 남북 간 해상 교전을 앞두고 사라졌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 어선들은 보통 선단을 이뤄 한꺼번에 출항했다가 철수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도 그런 현상일 수 있다”며 이상 징후라는 시각에 대해 반박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그다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11일 목포해경은 전 날 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연대선적 90t급 저인망어선 노위어호 2척을 나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유독 NLL 인근에서만 선단을 가리지 않고 모든 중국 어선들이 철수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이상 징후에 발맞추어 군의 움직임도 한 층 긴박해지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현재 백령도의 해상 감시 레이더를 24시간 가동시키는 한편 비무장지대(DMZ)에서도 무인(無人) 및 유인(有人) 정찰기를 동원해 대북 감청과 정밀 사진촬영 등의 첩보 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 그리고 주한미군도 정찰위성과 고공정찰기를 동원해 역시 북측의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또 북측 잠수함 전대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특히 김정일의 생일인 오는 16일을 전후해 북측의 도발 가능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한 군 소식통은 “북측이 서해상으로 군사도발을 하기에 앞서 중국 정부에 어선 철수를 통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리 군은 특히 김정일의 생일인 오는 16일을 전후해 NLL에서의 다양한 무력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韓美 군정 관계자, 北의 서울 공격 가능성 경고
 
현재 북측에 의한 도발의 유형으로는 서해에서의 함정 간 교전과 해상으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 그리고 사거리 약 10,000km인 대포동 2호 대륙간 탄도 미사일의 발사 감행 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국방연구원 출신의 군사전문가인 송영선 친박연대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DMZ 부근 장사정포에 의한 공격 가능성을 주장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송 의원은 “5천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비용과 겨울철의 연료 관리 문제점 등으로 인해 미사일 발사 가능성은 낮다”며 “가장 큰 위협은 사거리 40~90km에 이르는 장사정포”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측은 장사정포의 사정거리(40~90km) 내에 위치한 서울 북부지역에 한두 발을 발포해 실수로 시민을 다치게 한 것처럼 꾸밀 것”이라며 “이것으로 (남측 사회에) 심리적 혼란을 일으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환시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이 공격당할 것이라는 관측은 월터 샤프(Walter Sharp) 주한미군 사령관에 의해서도 제기되었다.
 
샤프 사령관은 최근 외신기자 클럽 초청 강연에서 “장거리 미사일뿐만 아니라 단거리 미사일과 장사정포 공격 가능성에 대한 정밀 정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유사시 정밀 레이더 체계로 발사 지점을 식별해 공군 전력으로 타격하겠지만 서울의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신속 대응하겠지만 북한의 모든 화력체계를 타격할 수는 없으므로 서울의 위치와 인구 등을 감안할 때 파괴를 피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 뒤 “한미 연합군은 장사정포에 의한 공격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陸上인가 海上인가?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북측에 의한 대남 도발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지난 8일 대외 선전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한다면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주장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북측은 그들의 폭력에 상대방이 굴복하지 않는 한 끝까지 ‘떼쓰기’로 나오는 경향이 있다. 이미 대내외에 대남 전면대결과 NLL 무효화를 선언한 이상 북측은 남측이 굴복하지 않는 한 정권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북측이 도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으로는 남남(南南)갈등 유발과 그로 인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 및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 끌기, 그리고 오랜 폭정과 가난에 지쳐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주민들의 시선을 밖으로 돌리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북측의 도발이 어디에서 발생할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뚜렷한 대응 방안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송 의원과 샤프 사령관의 관측대로 육상에서 DMZ 인근의 장사정포가 불을 뿜어 서울 한복판에서 시민들이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한미 양 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해 즉각 북측의 정전협정 위반을 유엔에 보고하는 한편 응징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 북측으로서도 꼼짝할 수 없을 것이다. 
 
반대로 만약 NLL 해상에서 교전이 발생한다면 북측은 지난 1~2차 연평해전과 마찬가지로 남측이 먼저 NLL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또 다시 그 책임을 남측에 전가시키는 전술로 나와 우리에게 군사적 정치적으로 피해를 가함으로서 정부를 무력케 할 것이다.

제3차 연평해전 발발 시 北함정과 승조원들에 대한 나포를 통해 南北관계 주도권 역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관측
 
그러나 필자는 우리가 북측의 이러한 음모를 원천 차단하고 오히려 북측을 궁지에 몰아넣을 방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방안은 바로 ‘나포’이다.
 
지난 1~2차 연평해전은 북측에 의한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보수우파 정부가 출범한 지금까지도 우리는 국제사회에 이를 명백히 고발하지 못하고 있으며, 북측은 오히려 그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며 이명박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고 남남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완전무장하고 NLL을 침범해 우리 측에 포격을 가한 북측 선박을 승조원들과 함께 나포한다면 우리는 완벽하게 객관적인 증거를 갖출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정전협정을 관리하고 있는 유엔사령부를 통해 북한 정권의 정전협정 위반 사실을 국제사회에 고발할 수 있다.
 
물론 치열한 격전 중에 적선(敵船)을 나포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고도의 수중침투 훈련을 받은 해군 특수부대인 수중폭파팀(UDT)을 활용한다면 피격당한 채 후퇴하는 북측 해군 함정을 나포할 가능성은 충분할 것이다.
 
북한 정권이 군사력을 동원해 정전협정을 위반한 사실이 국제사회에 고발된다면 그들은 도발로 인한 이득은커녕 범세계적인 대규모 규탄 앞에 고립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며, 또 이것과 연계해 주민들에 대한 참혹한 인권유린 등 광범위한 범죄들까지도 낱낱이 고발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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