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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적대적 잡음'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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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럴 성향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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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 koreasociety.org |
| 오바마 행정부 내 외교자문을 맡고 있는 한 인사가 힐러리 클린턴의 방한을 앞두고 남한 내 보수 세력을 겨냥, 북한을 겨냥한 “‘적대적 잡음’을 내는 일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 외교관계협의회(CFR) 출신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는 이달 19일로 예정된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북과 관련된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관이 방한 기간에 무슨 말을 하던 서울과 평양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본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인터뷰 과정에서 “다만, 클린턴 장관이 이번에 방한하면 남한 정부와 긴밀히 조율해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잡음(hostile noises)을 내는 일부 남한 사람들에게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길 바란다”면서 남한 내 보수 세력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클린턴 장관은 또 동시에 북한에 대해서도 아주 차분하고 절제된(very calm and restrained) 메시지를 내보내는 게 좋다는 신호를 보내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장관의 방한은 오바마 행정부가 남한은 물론 북한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clear evidence)가 될 것”이라면서 “클린턴 행정부 말기에 미국과 북한은 새로운 관계의 장을 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부르면서 아주 강경한 노선을 취했고, 그 때문에 6년간에 걸친 긴장의 무대를 조성했다. 바로 이 기간에 북한은 핵무기 국가가 됐다”면서 미국의 보수정권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레그 대사는 김정일 정권이 친(親)오바마 발언을 내놓고 있는 데 대해 “북한이 미국 국민에게 아주 인기가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보고 퇴장하는 부시 행정부가 아닌 새로운 행정부와 중요한 공약을 맺기로 작정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를 담당할 진용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클린턴 장관이 대북정책에 관해 얼마나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오바마 새 행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미국이 남북한과 새롭고 더 훌륭한 관계의 장을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관심이 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 내 ‘대북 특사’에 대해서는 “북한과 같은 나라를 상대할 때는 고위급 특사를 보내는 것이 분명히 중요하다”면서 “페리 전 장관 같은 급의 고위 인사를 북한에 보낸다면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레그 전 대사의 주장과 달리 페리(1853년 일본 개항의 주역인 페리제독의 후손) 전 국방장관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 정책의 기준이 되는 ‘페리 보고서’(Perry Process)의 작성자로 대표적인 ‘한반도 현상유지’를 주장해온 유태계 현실주의자다.
그는 지난 1994년 1월 국방장관 취임과 함께 북한 핵 의혹 위기를 부추기며 미·일 신(新) 가이드라인 성립을 위한 군사적 긴장을 조장했고, 1997년 1월 장관 퇴임 후 1999년까지 북한 핵 의혹 문제를 둘러싼 정책조정관으로서 한·중·일·북(韓中日北)을 정력적으로 오갔다.
그는 가이드라인 성립 뒤에 “북한은 혐의가 없었다”며 무책임한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히로세 다카시저, 미국의 경제지배자들, 2005년) 그는 또 군수 기업인 ‘GTE 실베니아’(GTE Sylvania) 임원을 맡은 뒤 스스로 ESL이라는 군수 기업을 창업해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와 함께 그는 1967년부터 국방부 기술 자문을 10년간 수행해 1977년부터 친북 성향의 카터 정권에서 국방 차관이 됐다. 카터가 대통령에서 퇴임한 뒤에도 페리가 북한 문제와 관련된 외교 무대에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재벌이 배후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페리 자신은 레이더 파를 흡수하는 스텔스 전폭기를 만든 아버지로 일컬어진다.
그는 스탠퍼드 대학교 국제안전보장군비관리센터(CISAC)의 소장을 맡아, 표면상의 직함은 고리타분한 수학자였다. 그러나 이면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투자 은행인 함브레히트 & 퀴스트(Hambrecht & Quist)의 경영자로서, 또 군수 기업인 ‘기술전략연합사’(Technical Strategies & Alliances)회장으로서 거대한 사재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페리 전 국방장관은 2007년 2월 22일 노무현 정권의 ‘대북 퍼주기’의 실체인 개성공단을 방문해 “개성공단 사업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한반도의 미래를 보여주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천공업(주), 신원(주) 등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둘러본 뒤, 북한 관계자들에게 “당신들은 미래의 개척자”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한편, 그레그 전 대사를 비롯한 일련의 미국 내 현실주의자들의 잇따른 대(對)한반도 발언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모 대북군사전문가는 9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클린턴의 방북을 비롯한 미국과 북한의 밀월은 그동안 미국이 북한 정권에 대해 갖고 있던 ‘폭정인식’ 및 ‘적대관계’ 청산을 의미 한다”면서 향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 내 현실주의자들의 대북전략 핵심은 ‘한반도 통일’이 아니라 ‘현상 유지’”라며 “이들은 북한 군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을 안정화시키고 이 지역을 중국의 영향력 아래 둔 채 남한과는 경제적 동맹관계만 유지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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