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작년 정부로부터 북한 노동당 외곽단체인 조선사회민주당(이하 조민당)과의 정당교류 접촉 불허조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조민당과 합동으로 ‘전 민족에게 보내는 공동호소문’을 발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북한의 대남혁명 전위조직인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이 최근 자체 운영하는 웹사이트 ‘구국전선’에서 민주노동당과 조민당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공동호소문 전문을 공개한 것이다.
민노당이 작년 12월 밝힌 바에 따르면 통일부는 북핵문제 등과 관련해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없음을 근거로 민노당 실무당직자 3명의 개성 방문을 불허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민노당은 같은 달 대변인브리핑에서 “방북 불허는 6.15 및 10.4선언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정부를 비난했으며 올해 5월에는 현인택 통일부장관을 상대로 ‘북한 방문승인 유보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교류가 막혔음에도 불구하고 양 당이 어떠한 방식으로 공동호소문을 함께 작성하고 채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 언론매체가 남북교류와 관련한 보도에서 그동안 ‘모사전송(팩스)’를 수차례 언급해온 점을 고려할 때 팩스를 이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5월 천안함 사건 날조를 주장하는 북한 노동당 외곽단체 명의의 서한이 팩스를 통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 등 9곳에 전송되는 사건이 발생해 국내 보안체계에 구멍이 뚫려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문제는 허점이 드러난 보안체계뿐만이 아니다. 이번에 발표된 공동호소문은 반일(反日)투쟁을 구실로 이명박 정부 타도와 소위 ‘통일강성대국’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반제민전이 공개한 전문에 따르면 양 당은 공동호소문에서 “6.15 및 10.4선언의 기치 밑에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반통일세력의 온갖 도전을 물리치고 이 땅 위에 통일강성조국을 반드시 일떠세우자”며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가 굳게 뭉쳐 조국통일과 반일 연대투쟁에 더욱 힘차게 떨쳐나서야한다”고 선동했다.
북한이 말하는 통일강성대국은 사실상 수령독재에 의한 공산통일을 의미한다.
북한은 작년 6월 15일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게재한 ‘선군은 조국통일의 굳건한 담보’ 제하 보도에서 김정일이 “선군정치에 기초한 우리의 조국통일 정책과 민족공동의 노력에 의해 6.15 및 10.4선언이 채택 공포됨으로서 조국통일의 전환적 국면이 열리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같은 날 ‘선군(先軍)과 6.15’ 제하 보도에서 “장군님(김정일)의 선군정치는 6.15 자주통일시대를 힘 있게 떠밀고 나가는 힘 있는 원동력”이라며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공화국의 선군정치가 있어 통일강성대국의 대문이 활짝 열릴 날이 멀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기자가 입수한 북한도서 ‘민족이 사는 길’에서도 “위대한 선군이 있는 한 우리민족은 이 땅위에 조국통일을 일떠세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도서는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7년 평양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이번 공동호소문은 비록 민노당이 북한의 독립정당인 조민당과 당(黨) 차원에서 작성한 형식을 띠고 있지만 북한에는 사실상 야당이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은 사회주의헌법 제1장 11조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뚜렷이 밝히고 있다. 실제로 조민당과 조선천도교청우당 등 소위 야당들은 노동당에 대한 비판 하나 없이 무조건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민노당은 현재 당 강령에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사적 소유권을 제한하고 생산수단을 사회화함으로서 삶에 필수적인 재화와 서비스가 공공의 목적에 따라 생산되도록 한다” “민중이 사적 소유 등에서 해방되어 민주적으로 참여하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수평적 연대의 새로운 공동체를 꿈꾼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노동당·조선사회민주당 ‘전 민족에게 보내는 공동호소문’ 일부-
<중략>겨레는 북에 있건 남에 있건 해외에 있건, 사상과 리념, 제도의 차이에 관계없이 반일애국의 기치아래 일치단결하여 적극적인 련대투쟁을 힘차게 벌려나감으로써 《반일공동투쟁의 해》인 올해에 우리 민족에 대한 일본의 100년범죄를 기어이 결산하자.
외세에 의해 국토량단과 민족분렬의 비극을 장장 반세기이상이나 겪어온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통일보다 더 큰 애국은 없으며 통일을 떠난 민족의 번영과 발전을 기대할수 없다. 통일이자 민족이 살 길이고 통일이자 민족이 흥하는 길이다.
전체 동포형제들이여,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의 기치밑에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반통일세력의 온갖 도전을 쳐물리치고 이 땅우에 국력이 막강하고 후손만대의 번영이 담보된 통일강성조국을 반드시 일떠세우자.
우리 두 당은 력사적인 6. 15공동선언발표 10돐과 망국적인 《한일합병조약》날조 100년이 되는 올해에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가 굳게 뭉쳐 조국통일과 반일련대투쟁에 더욱 힘차게 떨쳐나설것을 다시한번 열렬히 호소한다.
조 선 사 회 민 주 당
민 주 로 동 당
2010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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