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보지 못했던 6.25 전쟁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금 쪽 같이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볼 정도로 기대가 큰 드라마였다.

그러나 내가 본 것은 6.25 전쟁드라마가 아니라, 6.25 ‘소설’이었다.

작가는 우리의 아군과 적군 양자 입장에서, 선과 악을 구별치 아니하고, 오히려 적군을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도록 劇(극)의 절반을 할애했다.

6·25는 분명 전쟁 주범이 있고 피해자가 있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전쟁주범을 쏙 빼버리고, 적군도 피해자라는 식의 분위기를 띄우는데 노력한다. 드라마가 끝나갈수록 그 비중은 높아졌다.

선과 악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전우를 보고 있자니,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에 배신감이 밀려온다.

적군도 충분히 선할 수 있고 인간적이며 저들 입장에선 국군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고 강조(18회에서 절정)하는 것은 마치 전쟁 주범인 김일성을 변호하는 꼴이 아닌가?

북한정권과 소련에서 주장하는 사기극이 국민 안방에서 재연되는 것 같았다.

공영방송은 국민을 향한 스피커요, 막강한 언론권력이다.

전 국민의 전체 의식을 지배할 힘을 지닌 공영방송은 ‘역사 드라마’라면, 의당 그 베이스에 ‘역사적 사실’을 먼저 깔아야 한다.

바로 그 사실 바탕위에 허구를 가미하여 극적 긴장과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전우"는 대한민국의 적 "인민군"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나머지, 우리 편 국군도 인민군들에겐 나쁘다는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다.

결국, 전우 작가는 대한민국을 공산화로부터 지키겠다는 수호정신 하나만으로 희생한 "전 용사"들의 명예에 먹칠을 한 것이다.

그것도 전 국민을 상대로, 드라마의 허구성을 ‘악용’해 자신의 이념을 토대로 적군에게 이롭게 역사적 사건을 왜곡했다.

대중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 방송이다. 드라마라 하더라도 역사적 사건을 다룬다면 事實(사실)에 기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거짓을 믿고, 거짓은 사실이 되고, 사실이 거짓이 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거짓이 진실이 되는 사회는, 정체성을 상실하고, 올바른 역사관에서 형성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무질서 속에, 법치가 붕괴되고, 혼돈, 타락, 자멸의 길이 있을 뿐이다.

작가가 올바른 국가관과 정체성이 확립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결코 적의 살육을 정당화 해선 안 된다.

***전우 17,18회 주요 요지***(17회 이전 자료는 전 기사 참조)

◆ 17회

국군포로들이 수감된 인민군의 수용소에서 우여곡절 끝에 목숨을 걸고 탈출한 현중(최수종)과 분대원들이 부대로 복귀하는 예상을 깨고 ‘특무대’로 끌려간다.

거짓 투항한 첩자로 오인당한 일행은 빨갱이로 몰리며 특무대에 갇혀,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며 모진 고초를 겪는다.

--> 보는 시청자도 괴롭고 눈물 날 만큼, 이들의 결백을 믿어주지 않고 빨갱이라 매도하는 장면은 도가 지나쳤다.

극이 끝나갈 무렵, 이들의 상관인 국군 사단장의 도움으로 그 곳을 겨우 빠져나오게 되고, 승진의 영광을 안겨주는 내용으로 끝난다.

국군사단장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영낙없이 빨갱이로 낙인 찍혀서 총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의도적인 메세지를 전해준다.

작가는 전쟁당시 빨갱이로 누명쓴 가짜 빨갱이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 한 것인가?

친북좌익의 주장처럼, 작가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실존하는 빨갱이들 누명을 벗겨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 18회

비단교를 사수하라는 명을 받은 현중(최수종)과 중산의 소대는 지원 병력 없이 진지를 구축한다. 박중사(김뢰하)는 백하사, 범우 등을 데리고 정찰 임무를 나갔다가 수용소 시절 죽은 최소령의 환상을 본다.

그 순간 인민군 수경(이태란)의 저격부대가 이들을 덮치고, 범우(17세의 어린 국군)가 수경에게 생포되고 만다.

비단교를 사이에 두고 국군과 인민군의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5형제 중 마지막 동생마저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은 인민군 원철은 자신의 형제들이 국군에게 죽었다며 광기어린 분노를 범우에게 향한다.

범우는 살려 달라 미친 듯이 애원해 보지만, 증오와 복수심에 눈 먼 인민군 원철은 교전중인 비단교를 찾아가 국군들 보는 앞에서 칼로 살해한다.

--> 피아를 뒤섞어 놓은 전형적인 反戰(반전) 드라마다. 6·25를 모르는 아이들이 과연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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