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만들고 군대 뽑아 가고 군사훈련 시키고 무기 쓰는 법 가르치는 것은 세상 모든 나라들이 그렇게 안 하고서는 나라와 공동체와 가정과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없다는 인식과 경험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이런 것 없이, 군대 없고 전쟁 없는 세상이 얼마든지 가능한데 왜 안 그러느냐고 일부 자칭 ‘평화론자’ ‘반전(反戰)론자’들은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꿈이라고 말하는 ’현실주의‘를 ’전쟁광‘이라고 흉보기도 한다.

 헐리우드 영화를 봐도 미국의 ‘진보 상업주의자’들은 그런 관점으로 작품을 만들어 짭짤한 재미를 본다. 최근 상영된 ‘아바타’도 결국은 미국 군산복합체를 우주 평화와 우주 생태계의 파괴자로 그린 영화다. 우리의 ‘동막골’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도 그런 범주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전쟁도발은 월가의 자본가와 군산복합체의 전유물이 아니다. 김일성 김정일의 6.25 남침과 천안함 폭침이 그 점을 말해 준다.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김정일의 전쟁 도발과 ‘죽이는 법 가르치기’는 반전(反戰)영화, 반전(反戰) 소설의 소재가 되지 않는다. 그 도발에 대응해서 대한민국 군대가 싸운 ‘로드 넘버 원’ 같은 드라마가 나오면 “반공물‘ ’전쟁물‘ 어쩌고 하면서 ”그래서 시청율이 낮다“는 기사만 어김없이 나온다. 이런 점을 두고 본다면 6.25 때의 학도병을 다룬 ’포화 속으로‘는 참 예외적이면서 대견스러운 작품이었다.

 EBS 해프닝을 너무 확대해석 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것을 계기로 386 이후 세대들의 ‘반전’ 운운이 가지고 있는 불공정한 시각을 상기했을 뿐이다.

류근일 2010/7/25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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