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롬 8:37)

But in all these things we overwhelmingly conquer through Him who loved us. (NASB)

No, in all these things we are more than conquerors through him who loved us.(NIV)

Nay, in all these things we are more than conquerors through him that loved us. (KJV)

NIV와 KJV 성경을 직역해 보면 이렇습니다.

“아닙니다. 이 모든 것들 가운데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분으로 인하여 우리는 정복자 이상의 정복자인 것입니다.”

우리말 성경에서와 같이 ‘more than conquerors’를 ‘넉넉히 이긴다’고 서술적으로 번역하면, 어떤 ‘상황’이 있고 이를 이긴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 어떤 ‘상황’에 대해 먼저 상기하게 됩니다. 실지로 바로 윗절인 36절은 “기록된 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케 되며 도살할 양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이런 상황이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정복자 이상의 정복자’라고 명사적으로 해석하면 36절에서 서술하는 바와 같은 ‘종일 죽임을 당하고 도살할 양같이 여김을 받는 상황’ 정도는 이미 염두에 둘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이 있기 전에 이미 ‘정복자 이상의 정복자’로서 승리가 확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정복자가 아니라 정복자 이상의 정복자라는 것은 무엇일까? ‘정복한다’ ‘이긴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우리에게 정복자라는 개념은 나폴레옹이나 알렉산더, 징기스칸처럼 엄청난 유혈과 살육을 동반하면서 마침내 싸워 이긴다는 무시무시한 어감과 함께 들어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야 말로 진정한 정복자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분은 이기시는 분입니다. ‘상황’이 있기도 전에 ‘싸움’이 벌어지기도 전에 주님의 사랑 안에 거하는 우리는 이미 “more than conquerors”인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분의 사랑을 통해서 정복자 이상의 정복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본령에 도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정복자 이상의 정복자들의 목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무얼 그렇게 이기고 정복한다는 말인가! 말만 들어도 사납고 드센 느낌이다! 사랑은 그런 것 아니지 않은가! 저는 북한 문제를 다루면서 특별히 이런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상생(相生), Win-Win, 원수를 사랑하라. 최근에 인천시장으로 당선된 송영길씨는, 자신은 현 정부와는 별도로 대북사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그 분의 말씀이 북한은 “한방식”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북한이라는 나라, 그 체제가 심각한 말기암 상태에 걸린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 나라가 진짜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면 정상이라고 할 수 없을 테니까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당간, 교회간, 각종 종교간, 지식인들 간의 북한에 대한 접근법 등에서의 보이는 차이는 기본적으로는 ‘북한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그 방법론에 관한 것이라고 봅니다.

외과수술을 통해 암덩어리를 제거하고 깨끗이 긁어내도 북한이 살까 말까 한데 한방식 혹은 햇볕정책식으로 암덩어리에 양분만 제공해서야 북한 전체를 죽음으로 몰아갈 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어둠으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서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견해 차이가 극단적으로 보인다 할지라도 그 자체로는 크게 문제가 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이미 교회에 따라서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북한 인권 및 탈북자 구출 운동에 동시에 지원하는 교회도 있고, 우리 정부도 이른바 햇볕정책을 하고 있던 시기에도 규모는 달랐지만 양자 모두 지원하고 존중한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당시 북한인권운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노골적으로는 아니지만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당시 정부가 어느 정도 노력했던 것을 증언할 수 있습니다. 선하고 의로운 의도에 출발점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대북 접근법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내재한 위험성에 대해 무방비로 있었다는 데 있습니다. 북한 정권을 협력의 파트너로서 너무 존중한 나머지 그들의 거짓말과, 악과, 어두운 뒤편조차 용인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문제는 북한을 이른바 ‘한방식’으로 바꾸어 보겠다는 시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원활히 하기 위하여 거짓을 허용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길로 가는 데 있습니다.

이번 천안함 폭침 사태에서 이런 갈등이 너무도 첨예하게 나타났습니다. ‘제발 북한만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은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는 신념으로 굳어지고 급기야 명약관화한 진실에 대해서도 매우 인색한 태도일 뿐 아니라 한사코 거부하는 세력이 지난 석 달 한국 사회를 흔들고 갈랐습니다. 쇠고기 광우병 사태 때에도 이미 경험해 본 바이지만 ‘신념’은 사실과 진실보다 더 강력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것과, 그 비용 및 여파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사태를 좌우의 문제로 볼 수 있는가? 좌나 우의 문제는 상대적인 것입니다. 악을 용인하기 위해서 좌든 우든 치우치지 말라는 성경 말씀을 인용한다면 그것은 성경의 본뜻과 멀어져도 한참 멀어진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을 가나안으로 인도하는 정복전쟁의 시기에 모세나 여호수아는 12지파를 좌우로 편재하고, “좌도 우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의 리더십”을 갖도록 하나님으로부터 요구 받았습니다.

“오직 너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극히 담대히 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한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 (수 1:7)

최근에 우리 사회에도 흔히들 좌든 우든 치우치지 말라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악과 불의를 허용하라는 말씀이 아니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말씀을 불의에 눈감기 위한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면 우리의

영혼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 다 살 수 없고, 또 살아서는 안 되는 전쟁이 있는 것입니다. 생명과

죽음이 공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C. S. 루이스는 “천국과

지옥의 이혼”이라는 책에서 천국과 지옥은 이혼을 시켜야 우리가 그나마

천국의 옆동네에서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윌리엄 블레이크 시에 “천국과

지옥의 결혼”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유명한 비틀즈의 리더였던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imagine”은 “상상해 보세요. 천국이 없다는 것을. 그러

면 지옥도 없을 테니까요.” 라고 권합니다. 그냥 듣기에 따라서는 그럴듯한

상상입니다. 그러나 흰색과 검은색을 섞으면 다시 흰색으로 돌아올 수 없듯

결혼한 천국과 지옥은 이미 천국일 수 없습니다. 20세기 불경건의 시대에

사람들은 이런 불경한 상상을 하면서 어두운 세기를 관통해 왔던 것일까

요?

한국에서 좌파 우파를 민주화 산업화 관점에서 분류한다고 한다면

12지파를 좌우로 편재한 여호수아의 군대처럼 분명 상생할 수 있고

‘윈윈’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인류 역사상 한 세대 안에 산업화를 통해

빈곤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독재를 극복하는 민주화를 이루어낸

유일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저는 이른바 민주화의 세대입니다. 이 세대의 페이소스는

제게 매우 익숙합니다. 이 세대는 억업과 간섭을 싫어하고 금기에

도전하면서 젊은 날을 보냈고, 함께 최루탄을 마시면서 거리를 뛰어다닌

공동 경험 속에서 체험적 동질감을 갖고 있습니다.

나 자신의 영달보다 더 위대한 뭔가에 생을 건다는 기분은 낭만적인 것이지만, 고상한 정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재야에 있던 이 민주화 세력이 주류로 편입되어 있습니다. 민주화 세대는 독서와 사유로 훈련되어 변증과 논쟁에 능합니다. 말쟁이들이 많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이른바 산업화 세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너희 이른바 민주화 세대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실’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철부지처럼 뛰어다니는 젊은 무리들과는 비할 데 없는 긴장, 전쟁을 겪었고, 공산주의의 악마성을 체험적으로 이해하며, 가족을 위해서 나 자신을 희생하며 살았던 세대는 말주변도 없고 투박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생산적인 세대였다, 말하자면 일을 잘하며 뭔가를 해내는 실력과 진실을 갖고 있는 세대라는 것입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북한문제, 이념문제를 다루면서 산업화 세대는 민주화 세대가 가진 ‘독특한 미학이랄까 감성적인 페이소스’에 이해가 없고, 민주화 세대는 산업화 세대의 어눌하지만 마치 울분처럼 맺혀 있는 그들 삶에 관한 ‘진실’에 대해 폄하합니다. 그래서 격렬하게 싸우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좌우 대립을 그저 승자들의 갈등이라고 본다면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중도라는 개념을 흔히 사용해서 위대한 나라를 이루어내는 데 서로가 수고했음을 인정해 주고 양쪽의 손을 모두 번쩍 들어 격려하는 권투 심판 같은 입장에서 이 말을 사용한다면 이는 이해도 갈 법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우리가 미처 이 승리를 마음껏 즐기기도 전에 새로운 문제가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거짓과 악, 불의와 과연 타협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새로운 문제인 것입니다.

저는 2008년 여름부터 예수군대가 일어나는 자리에 함께 있었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과 부담스러움을 느꼈지만 그 자리는 ‘두려움과 떨림’을 동반하는 자리였습니다. 뭔가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통과의례: 이니셰이션 initiation’의 자리, 모세가 마땅히 ‘신발을 벗어야 했던’ 바와 같은 그 자리는 한국 현대사적인 새로운 장이기도 하고, 인류사적인 새로운 장이 열리는 장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얘기는 자랑같고 매우 부담스러운 얘기지만, 북한과 이슬람과 이스라엘을 품고 기도하는 기획 자체가 한국 교회의 거룩한 사명일 뿐 아니라 인류사적인 기획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컨대 예수군대는 새로운 종류의 ‘우파’ 근본주의 종교운동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부름에 응답하는 진리의 군대, 권능의 군대로 부름 받았음을 실감합니다.  

진리를 수호하는 것은 어쩌면 느긋한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진리를 진리라고 말할 때 압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2+2는 4라고 주장하고 있고 어떤 사람은 2+2는 6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두 사람 중 어느 한 쪽이 실망하게 되는 것이 안 되어서, 그렇다면 2+2는 5라고 하자고 화해를 시도한다면, 이런 화해는 거짓 화해가 됩니다. 6이라고 하는 쪽과 다름 없이 거짓의 편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4라고 주장하는 쪽은 다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4든 5든 6이든 무엇이 중요하냐는 허무주의적 태도나, 4라고 주장하는 쪽을 교만하고 과격하다고 몰아붙이며 허위를 유포하는 기만적 태도나 일시적으로는 더 형통해 보이고 다수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번 천안함 폭침 사태에서 우리는 그 무엇보다 ‘거짓’이 얼마나 뻔뻔스러울 수 있는지 말바꾸기에 얼마나 명수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진리의 영이 아닌 거짓의 영이 네크워크를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연대할 때 거기에는 중도가 있을 수 없습니다. 둘 중에 하나가 승리하는 싸움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의 상황에서 어떤 분이 찬송가 521장(옛버전)을 적용하는 것을 보았는데 매우 적절한 것 같습니다. 원 제목은 오늘날의 위기 (The Present Crisis)입니다. 작시자 제임스 러셀 로웰  James Russel Lowell (1819-1891)은  하버드大 교수와 駐英公使를 지낸 미국의 지성인으로서 노예제도에 반대했던 분입니다. 실지로 그의 생애 동안에 남북전쟁과 링컨의 암살 등의 대사건이 있었으니 미국 역사로서도 가장 중대한 시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민족 누구에게나 결단할 때 있나니

참과 거짓 싸울 때에 어느 편에 설 건가

주가 주신 새 목표가 우리 앞에 보이니

빛과 어둠 사이에서 선택하며 살리라

고상하고 아름답다 진리 편에 서는 일

진리 위해 억압 받고 명예 이익 잃어도

비겁한 자 물러서나 용감한 자 굳세게

낙심한 자 돌아오는 그날까지 서리라

순교자의 빛을 따라 주의 뒤를 좇아서

십자가를 등에 지고 앞만 향해 가리라

새 시대는 새 의무를 우리에게 주나니

진리 따라 사는 자는 전진하리 언제나

악이 비록 성하여도 진리 더욱 강하다

진리 따라 살아갈 때 어려움도 당하리

우리 가는 그 앞길에 어둔 장막 덮쳐도

하나님이 함께 계셔 항상 지켜 주시리

바로 예수군대가 이 결단의 시기에 진리의 불을 들고 서게 됐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일이 아닌가 합니다. 진리가 상대화될 때, 타협될 때, 그것은 이미 우리 주님의 진리가 아닙니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요한복음 8:32)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 14:6)

그리하여 이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갈 때 정치적 좌우파 개념을 들이대며 예수군대의 외침을 상대화시키고 폄훼하려는 세력으로부터 우리는 당당해야 합니다. 좌와 우로 넓게 포진한 12지파와 같이 우리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함께 진리를 직시하며 담대하게 나아갈 때 승리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고전 13:6)

Love does not delight in evil but rejoices with the truth…

형제들이 와서 네게 있는 진리를 증거하되 네가 진리 안에서 행한다 하니 내가 심히 기뻐하노라(3) 내가 내 자녀들이 진리 안에서 행한다 함을 듣는 것보다 더 즐거움이 없다 (4) (요한삼서 1:3~4)

북한을 누르고 있는 속이고 거짓말하는 영, 살인하는 영의 수준과 강도는 역사상 존재했던 그 어떤 공산주의 체제와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북한체제 유지의 비밀이 바로 거짓말에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습니다. 열 번 속이면 속지 않아도 백 번 속이면 속는다는 것이지요.

북한의 거짓의 영을 제압하고, 북한이 진리의 빛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권능 가운데로 들어가기를 기원합니다. 무엇보다 거짓의 영, 죽임의 영들이 남한에서 서로 연대하지 않도록 중보하고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거짓은 뻔뻔하지만 진리는 담대합니다.

어두움이 서로 서로 연대하는 이 시대에 하나님이 주신 사랑, 진리, 생명, 자유를 지키는 권능의 군대, 이미 승리한 정복자 이상의 정복자들이 우리가 익히 생각지도 못한 수준으로 불같이 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그 자리에서 담대하게 승리하는 More Than Conquerors, Jesus Army 강한 군대를 기대합니다. 그리하면 길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 진리의 성령님께서 이 나라를 구할 것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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