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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犬) 눈에는 '똥'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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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똥(便)'을 추구하는 북한의 눈에 백미(白米)가 보이는 날은 언제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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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기자는 갓 알게 된 동네 동생과 퇴근시간에 만나 소주 한 잔을 기울인 적이 있다.
매 하루 경쟁이라는 치열한 전장터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있어서 퇴근시간의 노릇노릇 구워진 삼겹살 한 점과 시원한 소주 한 잔만큼 달콤한 것은 없을 것이다.
육군병장으로 제대한 지 얼마 안 되는 그 어린 동생은 여느 또래와 달리 정치에 관심이 높았다. 기자의 업무분야도 그 쪽이다 보니 이런저런 가십거리(gossip)로 시간을 때우며 소주 한두 잔 기울이는 사이 대화 주제는 자연스럽게 정치로 넘어갔다.
오늘날 북한의 실상에 대해 땀 흘리며 설명하는 기자의 취중(醉中) 일장연설 앞에 동생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였다. 6.25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우리의 일상생활 자체가 정전(停戰)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따라서 김정일 집단을 믿지 말아야한다는 기자의 단호한 말에도 그는 꽤 진지한 표정으로 수긍하는 빛이 역력했다.
‘역시 아직 군대물 빼지 못한 예비역 0년차라 틀리긴 틀리구나’ 진실을 추구하는 또 한 사람의 청년 애국지사가 탄생하는 순간이라는 생각에 반쯤 채워진 잔을 기울이며 기자가 내심 흐뭇해하던 그 순간.
아뿔싸. 기자의 입에서 “식민지”라는 말이 나오기 무섭게 술기운이 적절히 오른 그는 놀라울 만치 태연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했다.
“그건 맞잖아요. 우리가 미국 식민지인 것”
피곤해서 내가 잘못 들었나? 하지만 분명했다. 동생은 대한민국을 미국의 식민지로 규정하고 있었다. 술기운도 잊고 두 번 세 번 그게 아니라고 부정하는 기자의 설명 앞에서도 그는 완고했다. 결국 그는 동네 삼겹살집 한켠에서 때아니게 벌어진 100분토론 끝에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반대한 사실을 아는가”라는 기자의 말을 듣고서야 반박을 그쳤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인 2008년 5월 한미FTA 자동차 조항과 관련해 “한국 수출품의 미국 시장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권을 제공한다”고 비판했으며 취임 이후 지난해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자동차와 관련한 추가협상을 공개 요청했다.
‘만약 대한민국이 정말 미국 식민지였다면 미국이 자기네 유리한대로 FTA를 이끌어갔지 왜 아쉬운 소리를 하겠느냐. 혈맹(血盟)과 식민지의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기자의 이 날 설명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동생의 표정에는 여전히 ‘그게 아닌데’가 역력했다. 진실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자신을 속이며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날 기자는 그 친구와의 만남에서 느낀 바가 많았다. 첫 번째 대한민국이 이만큼 세뇌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두 번째 세뇌의 힘은 실로 무섭다는 점.
사실 기자가 이러한 류의 ‘세뇌’를 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결혼한 뒤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고교동창 A씨는 수년 전 첫 재회에서 기자의 직업을 확인한 뒤 연락이 두절되었다. 직업상 근래 몇 개월 간 알고 지냈던 B씨도 뜻밖에 “통일이 되겠어요?”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곤 했다. B씨는 광우병 촛불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이러한 세뇌의 힘을 체험해 온 기자는 동네 동생과의 만남 이후 ‘세뇌’라는 개념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여전히 종북(從北)주의가 만연한 국내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도입시켜본 것이다.
김정일 집단의 전략은 한마디로 ‘어거지’이다.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조사결과를 두고 날조라 주장하며 도리어 서울불바다를 협박하고 있다. 분명 천안함을 격침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자신마저 철저히 속이면서 거짓말을 일삼고 더 나아가 보복을 외치는 그들의 정신상태는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했을까?
독자 여러분도 알다시피 북한은 위선과 감시와 거짓의 세상이다. 철저한 위선으로 일관하면서 뒷눈으로 옆 사람을 감시하고 기회가 포착되면 주저 없이 거짓증거를 꾸며내 파멸시킴으로서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장군님’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곳이다.
즉 진실을 알더라도 입 밖에 내어서는 결코 안 되며 자기자신마저 철저히 속이고 거짓말을 일삼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북한이며 그렇게 되도록 세뇌되어 무서운 존재가 된 것이 지금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지배층과 다수의 피지배층이다. 비록 근래 외부 세계에 관한 많은 정보가 유입된다 하더라도 경험하지 못한 정보는 그저 정보일뿐이다.
그런 북한, 특히 지배층이 이번 천안함 사태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조사결과를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볼지는 분명하다. ‘술을 마신 건 사실이지만 결코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세간의 우스갯소리처럼 ‘어뢰를 쏜 건 사실이지만 격침시키지는 않았다’는 것이 그들의 두뇌구조이다. 그들 지배층은 스스로의 과오를 끝까지 은폐하면서 도리어 대한민국을 악(惡)의 무리로 몰아가려 할 것이다.
스스로 만든 세뇌에 스스로 노예가 되어버린 북한. ‘개(犬) 눈에는 똥밖에 안 보인다’는 시쳇말처럼 북한은 지금 기를 쓰고 거짓으로 일관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눈에 보이는 것은 ‘똥’일 뿐. 얻어지는 것 또한 종래에는 똥일 뿐이다. 그들이 세뇌에서 벗어나 ‘사람은 똥 대신 흰 쌀밥을 본다’는 진리를 깨닫는 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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