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슈(本州) 효고(兵庫)현 남동부 오사카(大阪)만 해안에 자리 잡고 있는 도시 니시노미야(西宮).

오사카와 고베(神戶) 사이에 위치한 니시노미야시는 2008년 기준으로 인구 약 48만명에 불과한 소도시이다. 과거 상업도시로서 사케(淸酒. 청주)의 명산지로 이름을 날린 이 도시는 지금도 양조업 등 식품공업이 발달해 있다.

이 니시노미야시를 비롯한 효고현 전체에서 지금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내 시민단체인 <주권 회복을 목표로 하는 모임> 간사이(関西) 지부는 지난 3월 2일 니시노미야 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들이 밝힌 집회 이유는 ‘니시노미야 행정기관과 조총련 간의 유착 혐의’.

단체는 이 날 집회에서 “니시노미야 경찰서는 조총련과의 유착을 끊기 위한 엄정 수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단체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올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당시 시내에서 행사를 주최한 조총련과 충돌했으며 그 과정에서 조총련 간부가 폭력을 휘둘렀다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사건 이후 조총련측이 단체 관계자를 상해혐의로 고발했으며 경찰서가 편파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단체는 이 날 집회에서 “일본인 피해자에 대한 니시노미야 경찰서의 수사 과정에 중대한 의문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한 뒤 “바로 위법행위를 한 조선인과 니시노미야 경찰서 간의 유착”이라고 규탄했다.

이상한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1일 “강영수 조총련 니시노미야지부 위원장을 비롯한 대표들이 5월 25일 고노 마사히로(河野昌弘) 새 시장과 면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장석기 아마가사키(尼崎)조선초중급학교 교장과 고절자 어머니회 회장 등이 배석한 면담에서 나온 고노 시장의 발언은 조총련계 조선학교의 고교무상화 제외 등 근래 조총련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일본 정부와 사회의 기조를 고려할 때 전혀 뜻밖이다.

매체에 따르면 고노 시장은 이 날 “전임 시장의 정책을 이어 조선학교 조성금 문제를 비롯한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써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우상화 세뇌 교육 등 조총련에 의해 자행되는 심각한 인권유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이도 도시조(井戶敏三) 효고현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조총련계 조선학교에 대한 고교무상화 적용을 촉구하기도 했다. 효고현은 관할 내 7개 조선학교에 올해에만 약 1억4천만 엔(한화 약 18억)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정장들의 친(親)총련 행보와 달리 효고현과 니시노미야 시민들을 상대로 하는 조총련의 범죄행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례로 작년 4월 제주대(大)신문 취재기사 내용에 의하면 조총련은 식비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 무료를 내걸고 현재 시내에서 노인요양원을 운영하면서 입소대상자를 보험 가입자로 제한하고 있다. 입소 희망자는 보험에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는 신청자에 한해 보험료를 받고 요양원 입소 시 비용의 대부분을 국가가 부담하는 국내 노인장기요양보험과는 성격이 다른 것이다. 생명보험이 전문인 금강보험주식회사 등 조총련계 보험회사에 가입시켜 자금을 모으는 한편 서류상 수혜자를 조총련으로 조작함으로서 사망 후 유가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 또는 일반 생명보험 회사에 가입시킨 뒤 역시 수혜자를 조총련으로 기재토록 유인함으로서 보험금을 갈취하려는 목적으로 의심되고 있다.

신임 시장과 지사의 발언이나 일본 단체의 규탄시위에서 드러나는 이 지역과 조총련 간 유착의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사회민주당 소속의 12선 의원 출신으로 1986년 일본 헌정 사상 첫 여성 당수 취임이라는 족적을 남긴 도이 다카고(土井多賀子) 사민당 명예당수의 고향이 니시노미야와 가까운 고베라는 점에서 지역적 분위기가 한 몫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록 그가 2005년 전통적 지역구인 효고현에서 이례적으로 낙선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끈끈한 인맥 등이 여전히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료주의가 만연한 일본에서는 최근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 사임 사건 등 정치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도이 명예당수는 북한에 납치된 이시오카 도루(石岡亨)가 비밀리에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86년 당시 조총련에 넘기는 등 친북(親北)적 행보를 지속해왔다. 일본 내 일각에서는 그의 고향이 니시노미야이며 실은 조총련계 조선인으로서 국적만 일본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세력 확장을 위한 조총련의 마수는 비단 니시노미야시와 효고현 뿐만 아니라 일본 곳곳에 뻗치고 있다.
 
<주권 회복을 목표로 하는 모임>은 악화된 대북(對北) 국민 여론을 반영해 앞서 2008년 말 교토(京都)부 우지(宇治)시에 위치한 <우토로 마을>을 찾아 마을 주민의 약 20%를 차지하는 북한국적자들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지면서 이미 조총련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일제 치하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거주 지역인 우토로 마을은 한국 정부가 2008년까지 30억원을 지원하는 등 살리기에 나서고 있으나 엄명부 마을주민회 부회장에 따르면 조총련 또한 성금을 기탁하는 등 이 지역에 조직적인 공작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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