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지역의 한 무소속 후보(한나라 계열) 선거운동을 한 40대에게서 들은 현장 소묘(素描)다. 그 40대는 젊은 날을 불태운, 그리고 필자가 오랜 기간 지켜보며 그 진솔한 사람됨을 확인하고 아끼는 사람이다.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받은 사람은 돈이 아주 많은 지역 토호라 했다. 그 지역 일대에서 그런 저런 사연으로 너무나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라 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셈인지 그런 그 사람이 떡하니 공천을 받았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도 그런 케이스가 많아서 공천불복이 많았고, 따라서 보수 난립에 따른 민심이반과 야당의 반사이익이 컸던 선거였다. 문제의 그 지역에서도 낙천한 그 사람이 공천불복을 하고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됐다. “선생님, 한나라당에서 어떻게 그런 유명한(?) 사람을 공천할 마음이 생겼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지기로 작정을 한 것일까요?”
6월 6일 김무성 한나라당 대표는 “공천이 잘못됐다”는 것을 시인했다. 이제 와서 시인하고 후회한들 버스는 이미 떠났다. 그러면서 그 40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집권 2년 반만에 한나라당 뱃대기에 기름이 끼었습니다.” 필자는 물었다. “김두관 후보 당선을 어떻게 봐야 돼?“ 고정표 25%는 있습니다. 거기다 일부 표가 예상보다 더 많이 넘어갔습니다.” 역시 민심이반이란 이야기다.
이게 오늘의 한나라당인가. 이념적, 정신적 모호성에 빠진 한나라당에다 플러스 사리(私利)가 판친, 공천 아닌 사천(私薦)이 난무한 한나라당,,,이런 사람들이 자신들이 믿는 대의(大義)를 위해 후보 단일화를 척척 해낸 야당을 이길 재간이 없다. 지는 게 지극히 정당하고 당연하다. 상대방이 누구든지간에.
이명박 후보는 첫 조각(組閣) 때부터 고소영 강부자 소리를 들었다. 나중에 아무리 ‘친(親)서민 정책’ 운운 해도 사람들이 믿어주지를 않는다. 억울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한나라당 공천을 보면 억울할 것도 없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 식의 현(現) 집권세력의 탄생설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의 정체를 고소영 강부자 극단주의 아닌 ‘중도’라고 부르면서, 공천만 있다 하면 번번이 ‘중도’ 운운의 고상하고 굉대(宏大)하고 심오한 철학적 용어에 걸맞지 않게 지극히 ‘사리(私利) 극단주의’ ‘타리(他利) 극소주의'로 치다른 한나라당은 그래서 야당의 선거전략 이전에 민심의 ’노 땡큐‘를 받은 셈이다.
뱃대기에 기름이 끼었다...
류근일 2010/6/6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