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9월부터 실시된 소학교(초등학교) 3~4학년 영어교육이 3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판은 “최근 몇 년간 4년제인 소학교 단계부터 21세기 정보산업 시대의 요구에 맞는 인재육성에 주력하고 있다”며 “대표적 실례가 영어, 컴퓨터 교육”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종전에 중학교 1학년부터 가르치던 영어, 컴퓨터 수업은 2008년 전국의 모든 소학교에서 3~4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에도 전국 학교에 통일적으로 제작된 외국어 CD교재가 공급되고 교원(교직원)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강습이 조직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영어교육 열풍은 역설적으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가장 큰 위협을 받았던 2002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거주 중인 탈북자 박현철(男. 가명)씨는 “미국 등 영어권 국가를 적대시해 온 북한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영어에 쉬쉬하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교육성이 2002년 영국문화원을 통해 작년까지 10여 명의 영어강사를 받아들이는 등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고 밝혔다.
영국 BBC는 이에 대해 지난 2월 “북한이 대외개방에 대비해 언어 훈련의 많은 시간을 중국어와 러시아어에서 영어로 점차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영어열풍이 개혁개방에 대비한 것이라는 주장은 섣부르다는 시각도 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자유북한방송과의 대담에서 김정일이 가장 우호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국가는 미국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막강한 힘을 지닌 미국과 국교를 맺고 달러를 지원받아 체제를 보장받기 위한 차원에서 영어교육을 장려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어열풍이 시작된 2002년 당시 김정일이 일북(日北) 정상회담에서 임박한 이라크전쟁을 두고 “(미국의 공격으로 인해) 이라크처럼 될 것이 두렵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관방장관으로 방북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김정일이 미국과 전쟁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여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정권에서 시작된 영어열풍은 고액과외까지 등장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최근에는 고액의 외국어 사교육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자식 세대에 현실이 될 개학개방에 대비하자는 엘리트층의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