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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군(軍) 등을 상대로 해킹공격을 가해온 북한이 민간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평양 지하 깊숙한 곳에 건설된 비밀땅굴과 인민무력부 내부 구조에 대한 기사 등을 보도하고 ‘남과 북 지도자 행적’ 코너를 통해 대북방송을 송출하는 등 북한정권의 치부(恥部)를 파헤쳐 온 본 기자는 지난 주말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를 통해 낯선 이메일 두 통을 연달아 받았다.
한 통은 ‘방위정책과’라는 발송인 명의로 보내진 ‘안녕하세요? 군사과학연구원 유OO중령입니다’ 제하 이메일이었으며, 또 다른 한 통은 ‘리적기입니다’라는 발송인 명의로 보내진 ‘상하이 세계 엑스포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제하 이메일이었다.
두 이메일을 받아보기 앞서 며칠 전 기자는 보도기사와 관련해 군 관계기관과 전화통화를 가진 바 있었다.
국방기관에서 보내온 이메일로 생각하고 자택에서 전자의 이메일을 열람하는 순간 기자의 PC에 설치된 보안프로그램에 바이러스가 감지되었으며, 순간 다른 페이지로 화면이 이동했다. ‘설마’ 하며 열어본 후자의 이메일에서도 마찬가지로 화면이 다른 페이지로 이동했다.
감염된 해킹프로그램은 반나절에 걸친 기자의 조치 끝에 삭제되었으며, 즉각 관계기관에 신고되었다. 다행히 자택의 PC에는 방송국 업무와 관련한 별다른 내용이 없었으며, 22일 전화통화에서 기자는 관계기관이 현재 수사에 착수했음을 확인했다. 두 이메일은 아직 기자의 계정에 남아 있다.
이전에도 본 기자에게는 유사 형태의 이메일이 발송되거나 제3자가 PC 침투를 시도한 사례가 적지 않게 있었다. 작년 취재를 위해 북중 국경지역에 머물 당시에는 하루에만 조총련이 활동하는 일본 및 북한대사관이 있는 베이징(北京), 헝가리 지역으로부터 누군가에 의해 연쇄적인 침투공격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주요 기관을 타켓으로 하는 해킹공격이 북한이 아닌 중국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본 기자 앞으로 발송된 이메일들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해킹공격이 북한의 소행임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군기무사령부는 지난해 6월 제7회 국방정보보호콘퍼런스에서 군에 대한 사이버 해킹공격이 하루 평균 9만5천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북한의 해킹공격 대상이 민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지금 군을 비롯한 관계기관은 안보에 한층 더 철저한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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