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거리 3,000km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부대를 창설해 현재 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소식통은 9일 “북한이 최근 인민군 총참모부 미사일지도국 산하에 신형 중거리미사일 사단을 창설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미사일 사단은 3,000㎞ 이상의 신형 IRBM을 작전 배치 및 관할하는 임무를 전담하고 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1호를 시험 발사한 무렵인 90년대 말부터 3,000km급 IRBM 개발에 착수해 2007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미사일은 과거 구소련이 운용한 해상 발사용 탄도미사일 R-27(SS-N-6)을 개조한 ‘노동B’호로서, 발사기지는 평양 동쪽 80km 지점의 평안남도 양덕군과 함경북도 상남리 등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식통은 “이번 IRBM 사단의 별도 창설은 앞으로 신형 IRBM을 지속적으로 생산해 전력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이 미사일은 주일미군 기지뿐 아니라 괌까지도 사정권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현재 사거리 6,000km의 준(準)ICBM 또한 개발에 성공해 실전배치하고 있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은 작년 3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북한이 알래스카를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 서해안을 강타할 수 있는 사거리 10,000km급 ICBM 개발도 급진전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초 ‘탄도미사일방어계획 검토보고서(BMDRR)’에서 대포동2호에 적용된 많은 기술들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며 “향후 10년 내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와세다(早田)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군 기술 전문가는 앞서 작년 말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제외하고라도 북한이 2012년까지 사거리 9,000km 이상의 ICBM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97년 북한은 이미 오키나와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300km의 노동1호를 실전 배치했다.

탄도미사일은 로켓이 연소되는 과정에서만 유도되다가 로켓 분사가 끝나는 최종 단계에서 유도를 중지하고 그 이후에는 지구의 인력(引力)에 의해 탄두를 목표지점까지 비행토록 하는 특징을 지닌 미사일이다. 외기권(外氣圈)에서 음속의 약 4~8배에 달하는 속도로 비행하며, 자유낙하 시 속도는 음속의 최고 25배(초속 약 8.5km)에 이른다. 요격은 사실상 대단히 어렵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17일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문화경제포럼 초청 특강자료를 통해 북한이 각종 미사일을 1천여기 보유하고 있으며, 30~40kg 양의 플루토늄 확보에 성공했고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정확한 IRBM 및 ICBM 보유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거리 340~550km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스커드B, 스커드C 약 600기로 무장한 1개 미사일 사단 및 노동1호 약 200기로 무장한 1개 미사일 사단을 운용 중인 점을 고려할 때 IRBM 또한 최소 수십 기에서 수백 기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탄도미사일이 미국을 겨냥한다는 것 자체가 곧 정치적 문제로 직결된다] 

  
<북한이 보유 중인 탄도미사일 사거리[이미지=연합뉴스]>

지금까지의 정세를 종합하면 북한은 이미 한반도 유사시 미국 본토로부터의 증원군을 막을 저지선 형성에 거의 성공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미국의 대(對)아시아 전략기지인 하와이와 괌, 주일미군이 주둔 중인 오키나와 모두 한반도 유사시 동원되는 증원군의 주둔지역이다.

미국은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티모시 키팅 미 태평양사령관은 작년 3월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참석해 “언제 어느 곳에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미사일방어국(MDA)은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11일 오후 8시 44분 캘리포니아 포인트무구 해군 항공전 센터에서 공중레이저요격시험기(ALTB)를 이용한 가속 단계의 탄도미사일 요격 실험에 성공했다. 미국은 ALTB를 비롯해 대기권 진입단계에서 요격하는 SM3, 자유낙하 단계에서 요격하는 PAC3 등 3중의 요격시스템(MD)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이다. 군사적으로 막을 수 있다 하더라도 대량살상무기(WMD)를 장착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미국을 겨냥한다는 것 자체가 곧 정치적 문제로 직결된다.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2012년 한미연합사 해체를 앞두고 있는 지금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한국사회의 격렬한 반미(反美)를 경험한 미국 국민과 정부, 의회가 자칫 중국과의 상호불가침 밀약 등을 통해 과거 에치슨라인(Acheson Line) 설정 당시처럼 한반도에서 전면 철수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지난 2005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제는 한국과 ‘우호적 이별(amicable divorce)’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으며, 박진 국회 외교통상위원장도 당시 “현재 미국 정가와 각종 연구소에서 이제는 한미 양 국이 웃으면서 헤어져야 할 시점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민들의 여론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지난 2008년 3월 자국 내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선호한다가 60%, 선호하지 않는다가 31%로 순수선호도가 2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 기관이 올해 초 자국 내 성인남녀 1,025명을 대상으로 각 국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80%가 북한에 대해 비호감적이라고 답한 것과 겹쳐 한반도 유사시 미국인들의 파병 반대 여론이 높을 것임을 예고한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잠수함에서 운용하게 된다면 위험은 더욱 커진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최근 “북한이 SS-N-6을 장착했던 소련제 골프Ⅱ 잠수함 등 12척을 1993년 고철로 구입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 미사일로 미군의 한반도 투입을 방해할 경우 유사시 미군의 증원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2004년 영국의 권위 있는 군사 주간지인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ane's Defense Weekly)는 러시아로부터 667A급 핵잠수함 12척을 인수한 북한이 92~93년 러시아 기술진을 초청해 잠수함에 장착되었던 R-27형 장거리 핵미사일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드넓은 대양의 해저에서 모습을 감춘 채 작전을 수행하는 잠수함은 일반 레이더로 탐지할 수 없으며 오직 음향표정장치(Sonar)를 통해서만 탐지할 수 있다. 이 같은 최상의 공격력 때문에 세계 각 국은 잠수함 전력을 군사기밀 중에서도 극비로 취급하고 있다.

수십 척의 북한 잠수함들이 미사일 방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연안 혹은 태평양 어딘가의 해저에 몸을 숨긴 채 핵미사일을 미국 본토로 겨냥한다면 미국 사회에서 야기될 정치적 파장은 불을 보듯 뻔하다. 
 
북한이 극단적인 위기에 처하지 않는 한 미국을 핵공격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론에 약한 미국의 약점을 알기에 겨냥만 한 채 집요한 정치적 공격을 가할 것이며, 실제로 미 증원군이 움직인다면 오키나와와 괌 등에 재래식 탄두를 동원한 공격을 가할 것이다.

적지 않은 희생을 야기할 재래식 탄두 공격도 행정부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반발을 낳을 것이다. 과거 미국의 월남전 철수도 미국 내 반전(反戰)여론 때문이었다.

[김정일이 노리는 것이 바로 美사회 내부의 정치적 여파 촉발을 통한 증원군의 한반도 상륙 차단이다]

태평양과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전력 증강과 함께 미국의 대응도 한 층 긴박해지고 있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은 11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WMD 제거를 전담할 부대가 현재 한미 키리졸브(Key Resolve)연습에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메릴랜드주 주둔 제20지원사령부에 소속된 이 부대는 WMD 탐지 및 제거를 전담하도록 관련 부대를 통폐합해 2004년 10월 창설된 부대로서 제22화학대대 등 4개 예하부대를 두고 있다.

제22화학대대는 지난 2006년 한국의 화생방 방호사령부와 함께 화학, 생물, 방사능, 고폭발물 등 WMD 공격 상황에 대비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전개한 바 있다. 4년 만에 한미 합동방어연습의 일환으로 재개된 이번 훈련은 미국이 북한의 IRBM 부대 창설과 함께 WMD 위협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나타냈다.

사거리 6,000km의 ICBM을 개발하고 IRBM 부대를 창설한 북한이 향후 2~10년 내로 사거리 10,000km급 ICBM 개발에 성공하고 전담 부대를 창설한다면 태평양의 미 증원군 저지선은 사실상 완성된다.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와 괌 및 하와이, 그리고 본토의 증원군은 한반도 상륙에 있어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며, 미 행정부는 핵미사일에 겨냥당하고 있는 국민들로부터 대대적인 반한(反韓) 및 반전(反戰) 여론의 공격을 받아야 할 것이다.

북한정권은 6.25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미 증원군을 가장 두려운 존재로 인식해왔다. 지난해 말 공개된 일본 외무성 극비문서에 따르면 김정일은 2002년 일북(日北) 정상회담 당시 일본 총리에게 “이라크처럼 될 것이 두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화폐개혁의 실패에 따른 반발과 주민들의 급속한 의식화(化) 등 위기 속에서 생존을 위해 한반도 공산통일을 획책 중인 김정일이 노리는 것도 바로 미국 내부 사회의 정치적 여파 촉발을 통한 미 증원군의 한반도 상륙 차단이다. 따라서 한미 양 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전력이 더욱 확장되기 전에 북한체제를 내부에서부터 붕괴시키고 북진통일을 실시해야 한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최근 자유북한방송과의 대담에서 북한 내부가 유례가 없는 혼돈에 빠져있는 지금이 통일의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실효성이 전무한 6자회담은 김정일에게 시간만을 벌어 줄 뿐이며, 대북제재는 지금 당장은 효과가 있더라도 북한정권의 생존욕구만을 부채질 할 뿐이다.

무엇보다 가장 확실한 방안은 ‘붕괴’이다. 한반도의 공산화냐, 북한체제의 붕괴이냐는 남북 간 팽팽한 대립 속에서 우리가 먼저 북한 체제를 붕괴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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