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의 증언에 따르면 김정일의 집무실이 소재한 인민무력부 1호 청사는 총정치국 청사이며, 1호 청사 3층에 위치한 국장실은 총정치국장실인 것으로 나타났음을 밝힙니다.

김 씨는 김정일이 현재 마약에 중독된 상태임을 증언하기도 했다.

김 씨는 군복무 당시 친분을 맺은 인민무력부 내부 관계자가 최근 전한 내용을 근거로 “김정일의 뇌졸중은 이미 4차례 발생했고 2008년 발생은 3번째”라면서 “2006년 6월경 경미한 수준의 뇌졸중 발병 당시 언어장애를 겪게 되자 그 때부터 빙두(히로뽕)를 쓴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김정일은 근래 환각증상에 의지해 겨우 걸어 다닐 정도”라며 “중독에 따른 금단증상이 오면 성격이 한 층 별나게(광폭하게) 변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의료진도 김정일의 히로뽕 투약을 만류하지 못하는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말 진행된 인터뷰에서 나온 김 씨의 증언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최근인 23일 원세훈 국정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김정일이 신경질적인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 씨의 김정일 건강 관련 증언은 국정원에 앞서 지난달 13일 본 기자가 보도한 바 있다.

김 씨는 또 김정일이 섭취하는 음식 조리를 전담하는 부서도 공개했다.

김 씨에 따르면 김정일의 식단은 평양 룡성식료공장 내부의 특수가공부에서 마련하며, 물자는 모두 외국에서 들여온다. 특수가공부는 정권에 대한 물자공급을 담당하는 호위사령부(호위총국) 2국이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국 중에서도 특히 김정일에 대한 물자공급을 전담하는 9부, 일명 ‘아미산대표부’가 특수가공부를 관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김정일의 처조카로서 남한에 망명했다가 97년 자택에서 피살된 이한영(본영 리일남)씨의 수기에 따르면 2국 9부는 과거 김정일과 권력다툼을 벌인 김평일과 연루되어 중앙당에 흡수되었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4일 김정일의 룡성식료공장 현지지도를 보도하는 등 김정일은 자신의 식단을 전담하는 이 공장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룡성콜라’를 생산하기도 하는 룡성식료공장은 지난 2005년 내부 시설이 새롭게 신설되었다.

김정일이 먹는 쌀은 모두 호위사령부 2국 소속 여성 군관(장교)들이 한 알 한 알 일일이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아이들 앉아서 하는 일이 김정일이 먹을 쌀에서 깨진 것을 골라내고 좋은 것으로 채워 넣는 것”이라며 “여자 10명이 앉아서 하루에 10kg을 고른다”고 밝혔다.

[“탈북 이후 나는 중국을 위한 대북(對北) 스파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前 북한군 최고사령부 통신부대 장교 김용화(가명)씨의 육성녹음 中 일부(음성변조)> 

10년 가까운 군 복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탈북한 김 씨는 도강 이후 중국 정보기관에 포섭되었다고 밝혔다.

겉보기에는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북한 간에 물밑에서 진행되는 치열한 첩보전쟁은 지난해 11월 주간조선 보도에서도 공개된 바 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에 따르면 김정일은 미국도 남한도 아닌 중국에 가장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김 씨는 당시 정황에 대해 “내가 일을 못하면 (중국 정보기관이) 항상 위협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자신을 포섭한 기관의 명칭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1983년 중앙조사부 및 총참모부의 일부가 통합되어 설치된 국가안전부일 것으로 추정되었다.

중국 법무부 조사국이 발행한 ‘중공대대공작 조직체계개론(中共對臺工作 組織體系槪論)’ 99년판에 따르면 국가안전부는 내부에 유럽과 미국을 담당하는 1국 구미정보국(歐美情報局), 러시아와 동유럽 중앙아시아를 담당하는 2국 동구정보국(東歐情報局),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담당하는 3국 아비정보국(亞非情報局), 대만과 홍콩 마카오를 담당하는 4국 대항오국(台港澳局) 등을 두고 있다.

그러나 동(同) 자료 96년판에 따르면 1국은 암호통신을 주관하는 기요국(机要局), 2국은 국제전략정보수집을 담당하는 국제정보국(國際情報局), 3국은 각 국 정치경제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정경정보국(政經情報局)의 역할을 한다.

두 자료를 종합할 때 국가안전부 각 국은 98년 쉬융웨(許永躍) 전 부장의 취임 이후 두 개의 기능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김 씨는 인터뷰에서 “2총국 사람들, 국방부 사람들이 정보(수집)에서 1등을 했는데 내게 5천 위안의 상금을 줬다”고 밝혀 그를 포섭한 기관이 국가안전부 2국일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는 시장에 갈 때도 항상 공안(경찰)의 감시를 받았다고 한다. 김 씨는 “정보(를 다루는) 일이 정신이 돌지(똑똑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고 지적했다. 새벽 2~3시의 한밤중에도 북한 내 정보원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공안의 감시를 받으며 약 두 시간을 달려 변방(국경)으로 나가야만 했다.

협조한 대가로 받은 보수는 달러로 지급하는 한국과는 달리 건당 수천 위안의 중국 돈이 전부였다. 그나마 정보 수집을 위해 자체적으로 비용을 사용하고 나면 남는 것은 거의 없었다. 건강이 악화되거나 하면 반 강제적으로 병원에 끌고 가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중국 정보기관은 김 씨의 고통은 고려하지 않은 채 철저히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했다고 한다. 김 씨는 “한국은 어떤지 몰라도 중국은 조선(북한)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보호능력이 없고 또 오로지 자기네 성과밖에 몰랐다”며 “그것이 싫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인들을 ‘돼지’라고 불렀다.

하지만 중국 정보기관도 약점이 있었다. 김 씨는 “내가 준 정보가 하루가 지나면 한국과 일본 언론에서 ‘중국의 대북소식통’을 인용한 형태로 먼저 뜨곤 했다”며 “누군가 돈을 받고 한국에 빼돌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조선 사람들은 돈만 주면 정보수집 같은 일도 다 한다”고 덧붙였다.

김 씨에 따르면 국경에서 만나는 북한 내 정보원들의 ‘카(정보)’는 신뢰도가 높다. 정보는 CD 등 일반 물품과 섞여서 건네진다. 이러한 위장은 북한 내 정보원들이 스스로 처리하며, 받는 사람은 물품 중 폭발물이 섞여 있을 가능성 등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포장을 뜯지 말아야 한다. 대금은 정보의 정확도를 판단한 뒤 선불이 아닌 후불로 지불한다.

그러나 위험도 뒤따른다. 김 씨는 “연길(延吉)에서는 조심해야 한다”며 “믿을 수 없는 조선족 대신 한족(漢族)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것을 말하지 말고 북한에서 약품을 들여온다는 식으로 속여야 한다.

김 씨가 당시 고용한 북한 내 정보원은 모두 4명이었다. 두 명은 평양 내부에서 정보를 뽑아내고 두 명은 정보를 국경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몰랐으며, 특히 국경까지 오가는 두 명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국경까지 전달된 정보는 일반 CD등과 섞여 위장된 채 주로 북한(또는 중국)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넘겨지며, 역시 자신이 전달받은 물품이 무엇인지 모르는 군인들은 건당 1,000~1,500위안의 보수를 받고 김 씨에게 넘겨준다. 정보를 전달받은 김 씨는 이륜 전동차량에 대한 중국 교통당국의 허술한 검열을 이용해 오토바이를 타고 다시 돌아와 정보기관에게 넘긴다.

김 씨에 따르면 북한 내 정보원들은 기밀 문건을 뽑아내는 것 보다 작업 과정이 쉬운 ‘몰카(비밀리에 촬영하는 카메라)’를 선호한다. 김 씨도 중국 정보기관으로부터 일반 카메라를 받아 북한 내부로 들여보냈다고 한다.

보위부에서는 구타가 일상화되어 있으며, 돈만 주면 그런 장면은 언제든 촬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전무한 중국 정보기관은 구타 촬영장면 대신 오로지 문건만을 요구한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함경북도 회령시 유선지구의 정보원으로부터 입수한 북한 신권화폐를 중국에 넘기기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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