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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부(軍部), 체제 장악 성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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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올해까지 北대외정책 패턴 분석. 군부(軍部)의 권력장악 가능성 결론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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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부터 시작된 북한의 해안포 도발은 이미 1년 전부터 예상되어 오던 것이었다.
제2차 연평해전 당시 북한의 군사도발을 군 수뇌부에 사전 보고했다가 옷을 벗어야만 했던 한철용 예비역 소장은 작년 1월 “서해상 군사적 충돌 발생 가능성은 50% 정도”라며 “함정 간 교전에서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고 해안포나 미사일을 동원해 도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포격을 가하는 이번 전술도 어느 정도 예측된 바 있다.
지난 2008년부터 북한 군부의 집권 가능성을 추적해 온 본 기자는 지난해 2월 북한이 NLL 선상에서 우리 측 해상에 포격을 가하는 방식 등으로 우리 해군 선단을 사정권 안으로 유인한 후 해안포로 타격할 우려가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비록 아직 유인하는 움직임은 파악되는 것이 없지만 해안포로 우리 군을 공격하려 한다는 점은 명백해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지난해 12월 21일 우리 해역에 대한 ‘평시 해상 사격구역’ 지정 통보와 26일 있었던 북한 전투기 10여 대의 NLL 접근이 우리 군을 해안포 사정권으로 이끌어내려는 수작이었는지도 모른다.
다른 수단을 통한 유인 작전이 효력을 보지 못하자 해안포 그 자체를 유인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훈련’을 가장한 해안포 사격을 간헐적으로 실시해 남한에 막대한 어업 손실을 입힘으로서 끌어들이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해안포에 너무 시선을 맞춘 나머지 간과하는 점도 있다.
현재 서해함대사령부가 소재한 평안남도 남포항에는 1개 잠수함 전단이 주둔하고 있다. 남포항과 NLL 사이의 거리는 최단거리로 대략 130km로서, 북한 잠수함 전력의 주축인 로미오 급의 속도가 수상에서 최고 16노트(약 29km/h)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약 5시간 거리에 불과하다. 게다가 서해함대 전력의 대부분은 해주 이남에 전진배치되어 있다.
비록 로미오급 잠수함은 중국이 훈련용으로 사용할 정도로 노후화된 구형이지만, 디젤잠수함 특유의 저소음에 수적 우세까지 더해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로 평가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 이성구 한나라당 의원은 2007년 10월 “잠수함에 의한 기습 공격과 기뢰 부설 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번 도발도 잦은 군사적 위협을 통해 남한으로부터 지원을 얻어내던 과거 전술의 반복 차원일 것이라고 일축하는 여론이 크지만, 해안포나 잠수함을 통한 도발 가능성은 분명 있다.
이유는 김정일의 극도로 악화된 현재 건강상태와 후계자를 앞세운 군부의 집권 가능성에 있다.
최근 인민무력부 장교 출신의 탈북자가 제3국에서 알려온 바에 의하면 김정일은 근래 심각한 마약 중독 후유증을 겪고 있다. 2006년 6월부터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해 뇌졸중으로 쓰러진 2008년 무렵 완전히 중독되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탈북자에 따르면 김정일은 현재 중독에 따른 극도의 성격 파탄 증세를 겪고 있으며, 환각 증상에 의지해 겨우 거동할 정도로 정상적인 통치활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최고인민회의 석상에서 김정일은 과거와 달리 초췌한 얼굴을 한 채 전형적인 마약중독자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28일 김정일이 당뇨합병증에 따른 신장 기능의 이상으로 정기적인 인공투석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정일은 언제든 건강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상태이며, 때문에 한일 정보당국은 김정일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이 2008년 무렵부터 마약에 중독되었다는 인민무력부 장교 출신 탈북자의 증언과 일치하게 지난 2008년 중반부터 북한정책, 특히 대외정책은 군부가 실질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북한 군부는 2008년 7월 금강산관광객 故 박왕자 씨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8월 3일 ‘불필요한 남측 인원의 전원 추방’ 통보, 9월 9일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서의 정규군 불참, 10월 9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NLL침범에 대한 단호한 대처 경고, 11월 6일 개성공단 철수 종용, 2009년 5월 2차 핵실험, 같은 해 9월 황강댐 수공, 그리고 올해 대남침공 훈련장면 공개 등 유화적인 당(黨)과는 다른 독자적인 강경행보를 이어왔다.
따라서 우리는 김정일이 2008년 이래로 마약중독으로 인해 통치능력을 상실했으며, 그 공백을 이미 오래전부터 선군정치로 탄력을 받아 온 군부가 후계자를 앞세워 메우고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또 이에 따라 해안포와 잠수함을 동원한 강경 군부의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정보당국자에 의하면 북한 군부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주도하고 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에 따르면 김영춘은 당 인사들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유화정책에 거부감을 갖는 강경파이다. 체제 실세인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또한 군부 출신이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북한연구실장도 작년 초 “군부가 기득권 유지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남남갈등을 노리고 NLL에서 군사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군부의 독자적 행동 가능성을 제시했다.
근래 북한이 유화 및 강경 자세를 이상할 정도로 자주 번갈아 구사하고 있는 것도 김정일이라는 구심점을 잃어버린 군부와 당이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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