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일 보도에 의하면 한국의 백수(白手), 즉 실업자 수가 400만을 넘는다고 한다. 경제활동인구 10명 중 1명이 놀고 있다는 것이다. 실업은 심각한 사회문제다. 정부는 근본적으로 고용정책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사회의 좌경화는 가속화될 것이고 이것이 북한의 대남전략과 맞물려 어쩌면 심각한 사회혼란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정부는 작년의 거시경제 지표에 바탕을 두고 한국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OECD국가중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가 회복되고 있고 작년의 수출규모가 세계 9위이고 무역흑자가 사상최대이며 원전을 수출하게 되었다는 자부심에 취해 한국사회 내부의 구조적 취약점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한국의 거시경제지표의 호전은 주로 재벌기업의 고용 없는 성장에 기인한다. 수출액은 늘어나지만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IMF때 시작된 50대 퇴직은 아직도 사회적 규범처럼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일거리 없는 노년을 맞이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 조기에 은퇴한 사람들은 훌륭한 경험과 업무지식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과 일할 수 있는 건강을 가지고 있음에도 할 일이 없는 절망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실업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아무리 수출액이 늘어도 그것이 사회 구석구석까지 다 혜택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결국 빈부(貧富) 격차는 점점 커질 것이고 이것은 사회통합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절망을 경험하는 인구가 늘어날수록 사회는 점점 더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단지 공공근로 등 임시적인 대책에 그치고 있는 것 같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자본가가 투자를 해야 한다. 하이테크분야보다는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 투자가 늘어나야 한다.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사업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사업환경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노조(勞組) 문제와 고용의 유연성 문제일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사회의 좌경화를 막고 북한의 대남전략이 먹혀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바로 노조를 정비하고 고용관련법을 개정하여 사업하기 편하도록 기업환경을 개선하여야 한다.

지금 한국에서 소득을 올리고 있는 사람은 대기업 주주들과 땅을 가진 사람들이다. 재벌들이 수출하여 번 돈은 결국 지주(地主)들에게 분배된다. 실업자들에게는 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강남의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뛰지만 그것은 서민들과는 무관한 현상이다. 돈 있는 사람들의 돈 놀이에 불과하다. 일자리가 없는 서민의 가계는 날이 갈수록 황폐하게 된다. 은행 빚이 늘어나고 결국 평생 저축하여 장만한 아파트를 팔아야 하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다. 그래서 김대중의 서민경제 선동이 먹혀들게 되고 이명박 정부도 서민경제를 구호로 내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근원적 처방은 없는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근원적 처방을 하여야 한다. 때가 늦어 사회적 소요사태가 발생하든가 또는 선거를 통해 좌파 정권, 특히 친북좌파 정권이 또 다시 들어서게 되면 한국의 장래는 어둡다. 최악의 경우 북한의 전략대로 한국이 북한의 군사독재체제로 흡수되는 것도 막지 못할 수도 있다. 이것은 최악의 악몽이다. 그 전에 그에 상응하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양약(良藥)은 쓰다고 한다. 고통이 따르지 않는 개혁은 없다. 그러나 고통을 감내할 여유가 있을 때 개혁을 하여야 한다.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고통이 더 크게 되면 개혁을 위한 고통을 감당할만한 인내력을 기대할 수 없다. 경제개혁은 지금 하여야 한다. 핵심은 노조 정비와 고용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래서 돈이 있는 사람들이 제조업에 투자할 의욕을 높혀야 한다. 이 길만이 대한민국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 더 늦기 전에 제도를 개혁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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