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정부에서 세종시에 대한 수정안을 발표하자 “결과적으로 국민한테 한 약속을 어기고 신뢰만 잃게 된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는 줄곧 ‘국민에 대한 약속’을 세종시 원안 고수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데, 국민과의 약속 외에는 이유가 없는가? 그리고 그 약속은 누구하고 약속한 것인가?

박근혜는 세종시가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데, 만약에 그 약속이 없어도 세종시를 건설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그런데 다른 이유를 내세운 것은 듣지 못했다. 워낙 짧게 한 마디 던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약속이란 말 외에는 타당한 이유를 내세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행정수도 이전이나 그 변칙적 속임수에 불과한 세종시 건설 정책은 단지 충청도 표를 의식한 정치적 암수였다. 그것은 친북좌파들이 집권을 하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다. 친북좌파는 국가의 발전보다는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세력이니 당연히 세종시 발상도 국익과는 무관한 것이다. 그것은 단지 세종시 건설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토지보상금을 제공하고 표를 구매한 것에 다름이 아니다. 이것을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친북좌파가 내세운 이유는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란 명분이었다. 그리고 수도권의 인구분산이었다. 그러나 균형발전을 위해 왜 굳이 행정부가 이전하여야 하는지, 또 그렇게 하면 국토가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단지 구실일 뿐이다. 그리고 수도권 인구분산도 겨우 50만 명 규모의 도시 건설로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떻게 보아도 타당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 인구 분산이 그렇게 중요한 이유도 아니다. 실제로는 수도권 인구억제 정책은 이미 폐기된 것이나 같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근혜가 말하는 국민과의 약속만이 세종시 원안에 집착하는 유일한 이유라면 그 이유는 너무나 약하다. 그 허황한 국민과의 약속은 단지 충청도 사람들의 표를 얻기 위한 술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 보다 더 타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약속만을 이유로 원안을 고집하는 것은 그야말로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볼 수밖에 없다. 박근혜는 언제부터 악마의 옹호자(devil's advocate)가 되었는가?

또한 세종시 원안, 즉 행정부서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집단은 민주당과 이회창 당이다. 민주당은 무조건 이명박 정부를 골탕 먹이기 위해 국회가 개원한 이래 장외 투쟁으로 일관해 왔으니 이들의 주장은 들을 이유가 없다. 그저 횡포를 부리고 있을 뿐이다. 이회창은 단지 자신이 충청도를 대표한다는 망상에 젖어 행정부서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할 뿐이다. 두 집단 다 목적이 순수하다고 볼 수 없으며 단지 정치 투쟁을 수단으로 세종시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악의 세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박근혜가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누구와의 약속을 의미하는 것인가? 그것은 열린우리당, 지금은 민주당과의 약속을 의미하며 또한 이회창과의 약속을 의미하는 꼴이 되었다. 애당초 세종시안은 친북좌파의 충청표 구매를 위한 사기극이었다. 그것은 정확하게 말하면 친북좌파들과의 약속, 충청표를 토지보상금으로 구매하려는 친북좌파들의 음모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박근혜가 말하는 국민과의 약속이란 친북좌파와의 약속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박근혜는 지난 경선 때부터 한나라당 당원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열린우리당 당원이라고 해야 더 어울리는 행보를 보여왔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 지금은 민주당에 들어가 정정당당하게 반정부투쟁을 하는 것이 보다 더 정직한 선택이 아닌가 한다. 한나라당에 머물면서 마치 트로이의 목마처럼 행동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나라당에 머문다면 하나라당의 당론에 승복하는 것이 국민과의 약속이 아니겠는가? 허황하고 실체가 없는 약속 타령은 이제 그만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정도로 현 정부에 반대하고 투쟁 일변도로 나갈려면 한나라당을 떠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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