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과 아시아인권센터가 지난 19일 “탈북 어린이 및 청소년 등 5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국제사회가 북한 내 아동과 임산부를 위해 지원한 지원 식량을 목격하거나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날 경북대 사회과학대에서 ‘북한 아동권 실태와 개선방안’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단체는 “2001~2008년 탈북한 어린이 및 청소년 40명과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북한 어린이의 생존권 실태를 조사한 결과 90년대부터 통조림캔 형태로 제공된 지원물자는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통조림 캔에 담긴 쇠고기와 돼지고기, 칠면조 고기와 생선 등은 주로 군대나 평양 주민, 특권층 또는 핵심계층 자녀들이 다니는 탁아소와 유치원, 특별병원, 전국의 영재학교 및 축구 등 특별한 운동재능을 가진 어린이를 양성하는 구락부 등에 집중분배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단체는 또 “그간 북한에 지원된 육류와 생선류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에서 지원된 쇠고기만이 유엔의 모니터링 결과 일부 지방에 일시적으로 소량 분배됐음을 확인했다”며 “냉동된 형태의 쇠고기를 받아본 적 있다는 응답자는 50명 중 11명이었고 받은 횟수는 모두 1차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이 지난 2001년 경 독일로부터 수입한 쇠고기는 광우병 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 탓에 이미 모두 폐기되었던 쇠고기로 드러나 국제적 규탄의 대상이 바 있다.
 
육류 등에 이어 지난 95년부터 2000년대 초까지 외부로부터 평안북도, 함경북도의 취약계층 어린이들에게 전달된 영양 빵과 고 영양 비스킷도 마찬가지의 결과로 드러났다.
 
90년대에는 외부 감시단이 직접 분배를 실시해 비교적 투명하게 전달됐지만, 2000년대 들어 현지공장 설립방식으로 전환되면서 함북 지역 어린이들에게 더 이상 공급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참혹한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많은 어린이들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탈북의 길을 선택하고 있지만 당국은 이마저도 불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환 조사연구팀장은 “가족 중 허가 없이 국경을 넘거나 탈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어린이들은 정보요원의 감시 등 사생활 침해, 비인간적 대우, 가정적 환경 박탈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인도적 지원물품이 취약 아동층에게 전달되도록 지원물자에 대한 어린이들의 접근권을 보장하고 분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물자를 둘러싼 일선 교육기관 및 공직자들의 비리를 근절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이번 조사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해 내년 1월 23일 개최될 예정인 ‘북한의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제3, 4차 통합정기보고’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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