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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지도에 대한 한 생각

금년은 호랑이해라고 한다. 사실 호랑이해라고 하여 호랑이가 새삼 주목의 대상이 될 이유는 없다. 각 해를 여러 동물로 상징하는 ‘띠’는 십이지(十二支)와 연관이 있는데, 십이지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의 순서로 되어 있다. 이 십이지에 해당하는 동물은 쥐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다. 이것은 사실 하나의 부호에 불과하며 수학적으로 말하면 12진법에 해당한다.

이 십이지에 십간, 즉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를 결합하여 육십갑자(六十甲子)가 된다. 육십갑자는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무진 기사 경오 신미 임신 계유 ... 등과 같다. 따라서 동양에서는 연수를 헤아릴 때 60년을 단위로 헤아리게 된다. 금년은 경인(庚寅)년에 해당하여 호랑이해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띠’에 따라 사람을 평가할 수는 없다. 쥐띠라고 하여 쥐의 속성을 닮은 사람들이 출생하는 것도 아니며 호랑이띠라고 하여 호랑이 같은 사람인 것도 아니다. 그냥 하나의 부호일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결혼 등 중대사를 앞두고 소위 사주팔자(四柱八字)를 보는 경우가 있고 또 그 결과에 따라 혼사가 성립되기도 하고 성립되지 않으니 이런 관행은 어리석다고 하겠다.

금년이 호랑이해가 되니 동물원의 호랑이, 특히 백호가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 그 중에 한반도를 호랑이로 그린 그림도 있다. 아마 일본사람들이 한반도를 토끼 모양으로 그린 데 대한 반발로서 호랑이지도를 그렸을 것으로 짐작된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어느 나라의 국토의 형상을 동물의 형상으로 그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다만 한반도의 모양이 기하학적으로 특정 동물로 표현해도 좋을 만큼 특정 모양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땅의 모양을 동물의 모양으로 그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저 땅인 것을.
▲     © 운영자



그런데 한반도를 호랑이 모양으로 그린 그림을 보면 과연 호랑이가 그런 자세를 취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기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연스러운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억지로 한반도 모양으로 호랑이를 비틀다 보니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런 상상력을 가진 화가가 존경스럽기는 하나 그러나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그리는 것은 화가의 직업적 본성에는 반하는 것 같다. 자연스러움을 잃으면 그것은 그림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닐까.

한반도에 대한 호랑이지도는 호랑이의 자세가 너무나 기괴하여 호랑이의 기상(氣象)을 표현하기 보다는 호랑이의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인한 고통을 표현한 것처럼 보인다. 보는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갖게 되겠지만 그러나 이런 부자연스러운 그림은 한반도의 상징으로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물론 공식적으로 이 그림을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해석이 가능한 그림은 논란만 일으킬 뿐이다.

부자연스러운 그림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비합리성을 생각하게 된다. 왜 친북좌파는 자유민주주의를 버리고 북한의 군사독재정권에 충성할까, 한국의 친북좌파는 왜 문제가 없는 광우병을 이유로 격심한 반정부 촛불 시위를 할까, 왜 민노총은 노동문제와 전혀 상관이 없는 반미운동을 할까, 왜 친북좌파는 대한민국이 미국의 식민지라는 북한의 거짓 선전을 믿을까, 왜 전교조는 학생들에게 북한이 자주국가라고 가르치고 대한민국을 태어나서는 안 되는 나라라고 가르칠까 등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불합리한 사고(思考)가 어쩌면 이런 부자연스러운 그림을 그리는 마음과 비슷한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 지난 12월3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의 한반도 모양 호랑이 조형물 앞에서 한 시민이 해맞이를 하고 있다.(문화일보)     © 운영자


전혀 사실과 다른 그림을 그리면서 그것이 마치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북한 정권이 역사를 날조하고 친북좌파가 그 선전에 동조하여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억지와 거짓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억지와 거짓은 버려야 한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상식을 회복한다면 이런 비합리적 사고는 사라질 것이다. 상식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부자연스러운 상징은 버려야 한다. 별로 중요할 것도 없는 일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러나 호랑이지도를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어 오늘 글로 써 본다. 우리 사회가 정상화 되는 날 이런 부자연스러움은 저절로 사라질 것으로 믿는다.




기사입력: 2010/01/02 [23:48]  최종편집: ⓒ unify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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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01월03일 06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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