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가 검찰에서 조사 받으면서 미리 준비한 성경책을 끼고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진술 대신에 성경책을 내밀었다는 것인데, 이것이 무슨 의미인가? 바로 국민을 속이고 국민의 동정심을 사려고 하는 고도의 정치적 술책이다.

검찰이 한명숙씨를 소환한 이유는 뇌물수수죄에 대해 심문하기 위함이다. 이것은 세속적 일이다. 성경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아마 자신은 성경책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성경과 검찰 조사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어떻게 보아도 유치한 선전 술책일 뿐이다.

한명숙씨는 검찰의 소환장에도 두 번이나 출두하지 않았다.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의 권리의 의무가 동등하고 평등하다는 기본적인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계급적 특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그런데 전직 총리라는 직함이 무슨 특권을 의미하는지 그녀는 두 번이나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일반 국민이 감히 누릴 수 없는 특권이다. 이런 특권의식에 찌든 사람이 총리였던가 하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검찰에서 체포영장을 발부 받자 왜 빨리 집행하지 않느냐고 검찰을 질타했다. 자신해서 출두는 하지 못하지만 체포는 당하고 싶었다는 이야기인데, 이것 역시 고도의 선전이라고 본다.

그러면서 검찰이 불법으로 수사를 하기 때문에 검찰의 소환에 응할 수 없다는 말을 하였다. 검찰이 불법으로 수사한다? 그렇다면 검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고소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설사 불법이라고 하여도 법적으로 구제 절차를 밟는 것이 정도다. 그냥 검찰의 권위를 무시하고 우격다짐으로 맞서는 것이 정도는 아니다.

하여간 검찰조사에서 성경끼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한민국은 참으로 좋은 나라다. 그런데 한명숙씨는 이런 좋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고마워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다음부터 성경은 교회에 갈 때나 끼고 가시고 검찰에 조사 받으러 갈 때는 해명자료를 끼고 가야 할 것이다. 검찰을 교회로 착각하지 말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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