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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북조선에 끌려간 우리 딸 소식 모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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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북송 참상 50주년 日언론 특집보도 "천국에 가면 부모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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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에 이산가족이 있듯 일본에도 이산가족이 있다. 그들의 이름은 ‘귀국자 가족’이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거짓 선전에 속아 1959년부터 84년까지 자진 입북한 북송교포와 그들을 따라간 일본인 처(妻), 가족은 모두 9만3,340명이다.
975명의 북송단 1진은 “북한은 지상낙원”이라는 조총련의 선전을 믿고서 59년 12월 14일 오후 2시 니가타(新瀉)항에서 만경봉호에 몸을 실은 채 북한 청진항을 향해 떠났다. 그리고 그들은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잔악한 공산독재와 지독한 가난, 그리고 주민들의 차별과 맞닥뜨렸다.
이후 북한으로 출발한 북송단도 마찬가지였다. 북한 땅에 발을 딛고서야 진실을 깨닫게 된 그들은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것을 정권에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오로지 혹독한 시련과 죽음이었다.
오사카(大阪)에서 태어나 1963년 가족과 함께 111차 북송선을 탔다가 2003년 탈북해 조총련을 상대로 법정 투쟁을 진행했던 고정미(49)씨의 오빠는 “일본으로 돌아가겠다”는 말 한마디에 10살 남짓한 어린 나이로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그대로 사망했다.
1,831명에 달하는 북송교포의 일본인 아내들도 운명은 마찬가지였다. 가족을 고국에 남겨둔 채 남편을 따라 북한으로 갔지만 이후 대부분 연락이 두절되었다.
그리고 일본에 남겨진 가족들은 딸 혹은 여동생의 생사조차 모른 채 소식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산가족의 고통을 지금까지도 겪고 있다.
최근 일본 요미우리(読売) 신문은 재일교포 북송사업 50주년을 맞아 이들 일본 이산가족이 겪는 아픔을 특집 보도했다.
신문이 만난 사람은 이바라키현(茨城縣) 고가(古賀)시에 살고 있는 나가야마 요시키요(永山義淸. 74)씨와 지바현(千葉縣) 나라시노(習志野)시에 살고 있는 키시타 미치요(木下三知代. 70)씨.
나가야마 씨는 63년 남편을 따라 북한으로 간 언니와 30년에 이르는 긴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연락을 하지 못했다. 그가 언니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일북(日北) 회담이 진행되고 있던 시기인 92년이었다.
당시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노리던 북한정권이 정략적 차원에서 나가야마 씨의 언니를 비롯해 일본인 처 9명의 생사를 공개한 것이었다.
나가야마 씨의 언니는 당시 평양에서 100km 남짓 떨어진 산골에 추방되어 살고 있었으며, 나가야마 씨는 정권이 공개한 주소지를 통해 비로소 수십 년 만에 언니와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편지를 보낸 지 석 달 만에 도착한 답장의 첫 내용은 “헌 옷을 보내달라”였다. 이후 언니는 나가야마 씨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점차 현금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일본으로의 귀향은 언감생심, 작년 10월 마지막으로 보내온 언니의 낡은 편지에는 “천국에 가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나 선물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키시타 씨도 60년에 북한으로 간 언니 후미코(富美子. 81)와 매년 10통 이상의 편지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언니는 작년 “귀국 시도를 포기하라”는 내용을 보낸 뒤 올해 편지에서 “죽으면 하늘을 나는 새가 되어 일본에 가서 부모님을 만나고 싶다”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죽음을 앞둔 절박한 심정을 나타냈다.
이들 이산가족은 2000년까지 귀국한 43명을 제외한 나머지 일본인 처들 중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100여 명의 귀국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인 처들의 귀국을 지원하고 있는 이민정책연구소는 지난 11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에게 보내는 서한을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담당상 앞으로 제출했다. 서한은 정부가 일본인 처들의 귀국을 북한에 종용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소는 50년 전 재일동포 북송사업이 첫 시작된 14일 북송단 1진이 출발한 니가타 항에서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생사여부가 불투명한 일본인 처들과 일본에 남아 있는 이산가족의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일본 정부는 오로지 강제 납치자 문제 해결만을 북한에 촉구할 뿐 형식상 자진입북한 이들 일본인 처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사기혐의로 조총련을 고발해 법정투쟁을 벌였던 고정미 씨는 지난달 말 법원으로부터 패소 판결을 받았다.
게다가 북한정권은 지난 9월 과거 북송사업을 전담했던 재일조선공민영접위원회의 후신인 내각 산하 해외동포사업국에서 재일동포사업국을 따로 분국하는 등 아직도 재일동포와 그 가족의 입북을 획책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도 있다.
재일교포 북송사업이 진행되던 시기 니가타 항에서 저지 집회를 전개했던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본부는 14일 도쿄(東京) 치요다(千代田)구 재일본한국YMCA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조총련은 북한 당국에 대해 북송자의 인권 개선 및 출국 자유를 인정하도록 요구하라”고 촉구하는 등 지금도 이산가족의 재회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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