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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동포들과 밤을 지새우며 끝장토론을 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영남과 박근혜 씨의 관계는 호남과 김대중의 관계하고 똑같은 것이냐 아니냐 하는 물음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민주국가의 민주정당인데도 처음부터 박근헤 씨 아니면 안 되다는 식의 요지부동의 철칙이라도 세웠는지,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退溪 선생의 영남 선비 정신에 맞는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경선을 통한 후보가 확정되기 전부터 “오직 박근혜 아니면 안 된다”며 “다른 후보들은 아예 염두에 둘 필요도 없다”는 식으로 나온다면 그건 문제다.
박근혜 씨가 아무리 훌륭한 정치인이라 해도 한나라당은 경선과정을 박근혜 씨의 일방적인 스타 쇼 무대로 만들어선 안 된다. 그건 민주주의도 아니고 페어플레이도 아니다. 한나라당의 경선과정은 다양한 후보들의 치열한 논쟁과 비교우위론적 長技자랑이 돼야 한다. 박근혜 의원의 일방적인 ‘땅집고 헤엄치기’ 아닌, 여러 영웅호걸들의 피 튀기는 劍投技 한 마당이 돼야 한다. 정해진 각본, 한 사람만에 맞춰진 각본 따위는 없어야 한다.
이 원칙은 다양한 경쟁자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그중에서 ‘최고’를 뽑아야 한다는 경선 至高 至善의 대원칙이다. 이 대원칙을 영남 동포들은 흔쾌히 받아들여야 한다. 한 마디로 “영남=박근혜=경상도 DJ”의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영남 동포들은 박근혜 씨보다 더 적절한 영남 챔피언이 나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어야 한다.
영남 동포는 누구의 포로나 신도가 되지 않을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호남 김대중 敎에 혹하지 않았듯이, 영남 박근혜 敎에도 무조건 광란하는 영남인이 아닐 것임을 믿는다.
박근혜 씨를 포함해서, 그 이외의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 당당하게 참여하는 경선과정-이 방식이 가능하기 위해 TK와 영남 전체가 ‘영남=박근혜 자동빵’라는 공식부터 스스로 깨버려야 한다. 영남은 열린 공간이어야 한다.
류근일 2009/1023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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