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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에게 물려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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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대한민국의 처지가 매우 난처하다고 느껴집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도 아직 다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는데다, 6자회담에 복귀하라고 설득하기 위해 김정일을 찾아 간 온가보(원자바오)의 속셈이 그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중국이 김정일을 버리지 않는 한 한반도의 통일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패권주의로 우뚝 선 중국, 수나라 당나라 때는 고사하고, 송·원·명·청이 모두 우리나라를 속국처럼 대하고 조공을 요구하였는데, 그래도 죽지 않고 살아남은 오늘의 조선, 오늘의 한국입니다. 중국은 김정일과 사이좋게 지낼 것만을 노리지 말고, 헐벗고 굶주린 우리 동포 2,300만을 과연 걱정해줄 것입니까.
대한민국 국회의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는데, 국회의원들은 3권 분립의 원칙에 따라 국회의 기능을 백분 발휘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머지않아 실시될 보궐선거, 재선거에서 소속 정당의 후보들의 투표 외에는 아무것도 안중에 없다고 하니, “정치부패”를 통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보니 개혁이니 하는 금빛 찬란한 깃발을 휘날리며 김정일의 졸도들이 대한민국 땅에서 날뛰고 있습니다. 정말 놀라웁게 생각되는 것은 이들이 우리사회 각계각층에 침투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각급 학교에는 물론, 심지어 공무원 사회에도 그들의 활약이 눈부십니다. 언론계도 법조계도 그들이 주도권을 장악한 셈입니다.
한번은 망해야 이런 사실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에는 너무 늦어서 도리가 없을 겁니다. 그러나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있으니, 우선 정신부터 차리고 봅시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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