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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협정 때문에 납북자송환 포기" 美기밀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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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납북자가족단체 출간 '한국전쟁납북사건사료집' 일부 내용 공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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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사장 이미일)가 8일 한국전쟁납북사건사료집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배포한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사료집의 내용 일부가 공개되었다.
첫 권에 이어 3년 만에 발간된 사료집은 전시납북자 총 인원을 12만6,325명(일반납북 3만6,472명, 강제의용군 7만3,613명, 비강제의용군 1만6,240명)으로 집계한 전쟁 중 국무회의 회의록과 납북민간인 문제로 인한 휴전협상의 지연을 꺼리는 미국의 입장을 담아 당시 미 국무부 동북아 담당 부국장이 극동담당 차관보에게 보낸 1급 비밀문서를 수록하고 있다.
또 전시납북자 문제 제기를 막는 북한 노동신문 원문과 4년간의 작업을 거쳐 63년 완성된 국방부의 민간인 납북자 명부 등도 싣고 있다.
사료집은 납북인사 가족들을 인용해 당시 납북 경위 등을 상세히 파헤치고 있다.
1950년 7월 12일경 납북된 소설가 이광수의 차녀 이정화(74. 미국 거주)씨는 이광수가 납북 직전까지 북한으로부터 자수를 종용받았으며, 78년 납북되었다 탈출한 신상옥 감독을 인용해 북한에 협조하지 않아 산골에 추방되어 살다가 사망했다고 증언했다.
이 외 미국 남가주대 철학박사였던 한치진 박사와 연합신문 부국장을 지낸 안찬수씨, 경기도지사 구자옥씨, 국회 치안담당 전문위원을 지낸 전봉빈씨 등 납북인사의 가족들도 그들이 정부의 사수 의지만을 믿고 서울에 잔류하다가 납북되었다고 밝혔다.
이들 납북인사 가족들에 따르면 전쟁 당시 납치는 치밀하고 조직적이었으며, 무차별적인 강제동원의 방식도 사용되었다. 그 와중에 남편은 납북되고 아내는 피살되는 참혹한 경우도 있었다.
사료집은 또 전쟁 당시 휴전회담회의록 납북민간인 관련 부분 번역본을 수록해 납북자 송환 실패 책임에 유엔 측의 태도가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사료집은 유엔이 북한의 조직적 납북이 갖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나 납북인사 송환 협상으로 인해 휴전협정이 지연되는 것을 꺼려한 탓에 결국 적극적으로 의제화하지 않고 협정문에 사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료집은 유엔 대표로 협상에 참여한 루트벤 리비 미국 해군 제독이 이상조 북한군 중장과의 논전에서 완패한 이유로 “유엔이 핵공격 위협을 가해 북한인민 50만을 납치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한 반박에서 납치 대신 ‘실향사민(displaced civilian)’이라는 단어만을 고집한 점을 꼽았다.
사료집에 따르면 유엔은 이외에도 납북정치범이 2만명 가량 있을 것으로 추산하면서도 협상에서 전혀 제기하지 않았고, 포로에 대한 중립기구(적십자) 심사는 관철시킨 반면 민간인 송환 중립기구 심사는 관철시키지 못했으며, 외국민간인 55명 송환은 성공한 반면 대한민국 민간인 송환은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들을 수록한 한국전쟁납북사건사료집 출판기념회는 8일 오후 12시 30분 기자간담회와 오찬회를 거쳐 오후 5시부터 서울 동대문구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사무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출판기념회와 관련한 문의는 전화(02-965-9151)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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