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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부친 후광(後光)딛고 '수령'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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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원장은 최고지도자" 헌법개정 소식 맞물려 9월 한달 김정일 '수령' 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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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헌법 개정에서 공산주의라는 단어가 삭제된 대신 선군(先軍)사상이 전면에 내세워지고 국방위원장이 최고지도자로 명시된 것으로 지난달 28일 확인됨에 따라 오랜 세월 김일성의 후광에 의존해 온 김정일이 기존과 차별화된 체제를 수립해 김일성의 업적을 뛰어넘으려 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의혹은 최근의 북한매체 보도에 의해 한층 증폭되고 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헌법 개정 소식이 외부에 알려진 9월에 들어 길게는 약 일주일에서 짧게는 하루 간격으로 김정일과 그를 출산한 생모 김정숙을 찬양하는 김일성의 어록을 담은 이른바 ‘교시’를 연속 보도했다.
매체는 14, 21일 김정일의 위대성에 대한 김일성의 교시를 시작으로 22일 김정숙의 혁명생애에 대한 교시, 28일 김정일의 희세의 철학가로서의 위인상에 대한 교시, 29일 창조와 건설의 영재로서의 교시, 인민관에 대한 교시를 연속 게재했다.
교시의 내용은 김정일이 문무를 겸비했고 무적의 장군이며 총대를 사랑했다는 등 찬양 일색이며, 헌법에서의 선군사상 명시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염두에 둔 듯 사상가 및 창조자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김정일의 단독 체제 수립 및 김일성이라는 후광에서의 탈피 시도 의혹은 매체가 이례적으로 수차례에 걸쳐 김정일을 ‘수령’으로 언급한 것에서도 높아진다.
매체는 14, 21일 교시에서 “김정일은 21세기의 태양으로 만민의 칭송을 받을 것” “20세기를 김일성 세기라고 하는데 21세기는 김정일의 세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발 더 나아가 “김정일은 21세기를 밝히고 향도할 걸출한 수령”이라며 무소불위의 권좌인 ‘수령’을 언급함으로서 김정일을 김일성과 동급으로 규정했다.
사실 김정일이 수령이라는 칭호로 불린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수개월 뒤인 2000년 12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백두산 장군의 천품’이라는 장문의 정론에서 처음으로 김정일을 모두 일곱 차례에 걸쳐 수령으로 지칭했다. 당시 정부 당국자는 “6.15선언을 기점으로 완벽한 김정일 체제를 수립하려는 목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9월 한 달과 같이 연속적으로 보도를 내보내며 수차례에 걸쳐 김정일을 수령으로 언급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뇌졸중으로 생명이 다한 김정일이 근래에 자신만의 체제 수립에 초조해 하고 있을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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