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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아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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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대한민국에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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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9/29 11:40
지난 4월5일부터 8월 23일까지 한반도와 대한민국은 정치 군사적으로 마치 천지를 진동하는듯 요동쳤다.
4월 5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은 2차핵실험(5월 25일)은 온 세상을 경천동지 놀라게 했고 그사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자살(5월 23일)은 더욱 세상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87일만에 그의 정치적 멘토였던 김대중(DJ) 전 대통령 마저 지병으로 운명했다. DJ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날 권양숙 여사를 붙들고 내몸의 반쪽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면서 통곡했다.
좌파정권 10년은 '문화소혁명기'.. 난폭한 이념적 소용돌이 전국 휩쓸어
지난 10년 친북반미 좌파정권기간 한국판 '문화소혁명'의 난폭한 이념적 소용돌이는 전국을 휩쓸고 지나갔다.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고 국론을 분열시킨 이념갈등은 남북화해와 '연방제통일'을 빙자한 'DJ표(標) 햇볕정책'에서 비릇되었으며 햇볕정책의 남북핵심고리는 김대중-노무현-김정일로 이어졌다. 작년 8월부터 3개월간 뇌경색으로 쓰러져 세상을 하직할것 같았던 북측 햇볕정책 상대역 김정일이 다시 부스스 일어나 올봄 핵실험을 하는등 대남공갈협박을 재개하는 사이 남측 햇볕정책의 중심고리 두사람이 거의 동시 세상을 떴다.
중국의 극좌 문화대혁명과 한국판 좌경 '문화소혁명.'기간이 공교롭게도 꼭 10년씩이었다는 것은 신기하다. 전국을 황폐화했던 중국문화대혁명은 마오제둥과 주언라이등 두사람의 사망으로 막을 내렸으며 햇볕정책과 한국판 '문화소혁명'도 이명박 보수정권 권토중래에다 김대중과 노무현등 두인물의 타계로 일단 추동력을 잃었다. 더구나 노무현은 전가족들이 연루된 부정부패혐의로 수사도중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이 마오등 두사람의 사망과 함께 개혁개방주의자 등샤오핑의 등장으로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듯이 한국에서도 개혁보수세력의 집권과 김-노 두사람의 작고와 동시 새로운 역사의 페이지가 펼쳐지게 되었다. 이명박이 중국의 등샤오핑 수준의 환골탈태 개혁실천을 발휘할지는 두고 볼일다.
친북반미 좌파정권의 DJ에게 무슨 당치않은 국장인가?
그가 노무현과 김대중 두 전직대통령에게 보수세력들의 저항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각각 국민장과 국장을 치르도록 한것은 보수정권의 포용성과 화해화합정신때문이라는 주장과 아직도 뿌리깊은 햇볕정책, 지역주의, 반체제세력들의 표퓰리즘적 '촛불저항'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란 두가지 평가가 있다.
햇볕정책을 주도한 DJ의 갖가지 친북반미행태(김정일에게 정상회담 대가로 5억달러 비밀제공)와 2002년 2차연평해전때 취한 회의적인 대북안보태도는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위신과 신뢰성을 추락시키고 한국의 정체성을 크게 훼손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DJ는 햇볕정책을 비판하는 동아, 조선, 중앙 세계일보등 보수신문에 재갈을 물리고 합법을 가장한 장기간의 군사작전식 세무조사를 거쳐 파산할정도의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하고 사주들을 구속하는등 유례없는 언론탄압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유가족들 요청대로 전직인 DJ에게 전례없이 국장의 예를 갖추고 서울 국립현충원에다 황급히 묘지를 마련해 매장토록 허용했다. 이로인해 이명박 대통령은 보수진영으로부터 빗발치는 비난을 받았다. 한 보수논객은 DJ가 묻힐 곳은 '민주의 성지 광주 망월동 국립 묘지'여야 하며 이 대통령의 국장결정이 독단적이라고 비판했다. DJ는 인권과 민주화 노력으로 노벨평화상까지 탔고 그의 대권고지 쟁탈도 '광주민주화공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망월동 국립묘지에 묻히는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다.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은 가족장 치르게 하고....
건국대통령 이승만은 1965년 7월 19일 밤 하와이의 한 요양원에서 세상을 떠났고 그해 7월 23일 유해가 서울에 도착했다. 당시 신문들은 '이승만 대통령 서거(逝去)'라고 하지않고 대부분 운명(殞命)이라고 썼다. 당시 박정희 정권시기의 정치분위기였다. 박 정권이 국민장으로 하려 하자 유가족들은 건국대통령이라는 입장에서 반발, 가족장을 선택했고 유해는 국립묘지에 안장되었다.
국립묘지에 묻혔지만 1970년까지 이승만 묘소에는 묘석이 없었다. 프란체스카 여사가 "서양에서는 죄인의 묘 말고는 묘석이 없는 산소가 없다. 우리가 죄인이냐"'고 억울해했으며 이얘기가 청와대에 들어갔다. 이듬해 '우남 이승만 박사의 묘'라는 묘석이 세워졌고 프란체스카여사가 별세한후 1998년 합장(合葬)하면서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박사 내외분의 묘'라고 새겼다. 하지만 김대중 정권이 이의를 제기, 결국 '대한민국 초대대통령 우남 이승만 박사 내외분의 묘'라는 묘석이 서게되었다. 우남 양자 이인수(李仁秀) 박사(조선일보 8월 17일자)에 따르면 '건국대통령 묘비'는 땅속에 묻혀 있다고 한다.
측근 김재규의 총탄에 쓰러진 박정희 대통령은 18년간 장기집권한 현직 대통령인데다 후속정권이 모두 서슬퍼런 그의 사람들이므로 국장으로 치러졌으며 묘지도 먼저 간 육영수여사와 나란히 쌍분으로 규모도 크다. 국장 장례도 이승만 김대중의 경우 보다 가장 규모가 크고 장엄하게 치러졌다.
지난 9월 6일 혼자 서울현충원 찾아 3명에게 묵념 올려
지난 9월 6일 일요일 나는 혼자 동작동 서울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대통령 내외분과 박정희 대통령 내외분, 그리고 아직도 묘지조성이 덜 끝난 김대중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묵념을 올렸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 내외의 묘역은 1653㎡,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역은 3636㎡ 규모에다 묘역앞에 큰길겸 광장이 있었다. 묘소까지 도달하는 진입로도 54계단으로 높게 돼 있어서 전체 묘역이 꽤 웅장한 편이었다. 김 전 대통령 묘역은 남은 땅이 없어서 황급히 산을 깎아 마련하는 바람에 80평정도로 이․박 전대통령 모역에 비해 협소했다.
박정희 묘역이 동작동 산 꼭대기 높은 부분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승만 묘역은 거기서 일직선으로 약 300m 아래부분에 위치하고 있었다. 김대중 묘역은 박정희와 이승만 묘역 좌측에 각각 약 100m 거리를 두고 자리잡고 있었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으로서의 이승만, 그 건국토대위에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집념아래 '한강의 기적'으로 물질적 토대를 쌓은 박정희, 김영삼과 함께 민주화투쟁을 해온 김대중등 3명은 걸어온 정치역정이 하나같이 모두 풍운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승만은 평생토록 희생적 항일 독립투쟁으로 자유민주 건국의 주춧돌을 놓았고 박정희는 군인출신으로서 4․19의거의 연장선상에서 군부쿠데타로 집권, 경제개발로 부국강병, 번영과 풍요를 이룩하는데 성공했다.
승부사, 김대중 9사일생의 험준한 정치역정 걸어
김대중은 권력에 의한 구속, 납치와 연금, 사형선고등 구사일생의 정치적 역경을 타넘고 집권한 친북반미색갈의 중도좌경 정치인이다. 그의 집권기간 햇볕정책 연북(聯北)경향 때문에 안보불안이 그칠새가 없었던 이유다. 생전에 박정희는 이승만을 견제(?)했으며 김대중은 박정희 정권에 도전하는등 민주화투쟁과 9사1생의 고난 끝에 대통령직에 올랐다.
이승만, 박정희와 김대중의 정치노선과 행태에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이승만, 박정희는 권위주의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반공정신과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기준으로 통치했으며 DJ에게는 과거행적 때문에 항상 이념적불투명과 불신이 유령처럼 따라다녔다. 이승만은 건국대통령으로서 자유민주주의 건국토대를 세웠고 박정희는 경제개발로 '한강의 기적'이란 물질적토대를 쌓아올려 국민생활을 풍요롭고 번영되게 했다. 따라서 이, 박 두 대통령은 지역적 편차없이 비교적 전국적인 고른 지지아래 통치했으나 DJ의 집권기간은 지역갈등과 분열대립이 심각했다. 여기다 안보와 대북, 통일정책에 관해서도 보혁대립갈등은 극에 달했다.
김대중은 평민당(平民黨)때를 비릇해서 집권과정에서 계급모순과 민족모순에다 지역모순을 더해 지역연합체인 DJPT(김대중-김종필-박태준등 3지역연결)로 집권할 수 있었다. 집권기간 내내 그가 호남지역외 보수세력과 전국적인 지지를 골고루 받지 못한 이유다. 성균관대 이대근(李大根) 명예교수(경제학)는 사회모순론의 관점에서 DJ는 기존의 계급모순과 민족모순이란 기본모순에다 '지역모순'을 선거용으로 정치전면에 부각시킴으로써 또 하나의 '기본모순'으로 격상시켰다고 했다. 그는 이로인해 DJ는 한국사회의 모순-갈등구조를 지역과 이념적 두파로 분열시킨 유산을 남겼으며 공권력 무력화 대응책으로 정부는 각종 표퓰리즘적 정치행태를 남발케했고 이번 정부의 국장, 국민장결정도 그런 대응책의 하나였다는 것이다.
민족모순, 계급모순, 지역모순-DJPT(김대중-김종필-박태준등 3지역연결)로 집권
DJ는 보수-진보(혁신)로의 단순한 분열이 아니라, 친북반미대 반북친미와 체제와 반체제로 심각하게 분열시켜놓았다. 이런 심각성은 이제 정부의 공권력으로도 친북반미와 반체제세력들의 폭력불법시위들을 더 이상 통제하지 못할수준에 도달케 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최근 부쩍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모순갈등구조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 건국토대를 세운 이승만 건국대통령에 대한 정당한 자리매김과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인 물질적 토대를 쌓은 박정희 경제개발대통령의 위상을 올바르게 확립해야 한다. 이단적인 노․김 두 대통령에 대한 시비 많은 국민장, 국장후 지금은 우리가 이승만과 박정희의 정((正)과 김대중-노무현의 반(反)에 합(合)이란 변증법적 통합을 이룰때다.
9월 6일 우후 3시간에 걸쳐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묘소를 한바퀴 휙 둘러본후 쨍쨍 뜨거운 햇볕이 뉘엿뉘엿 할 7시무렵 수많은 순국선열들과 호국영들이 잠든 서울현충원을 나서니 남산과 이들이 6백여년간 목숨바쳐 지킨 8천만의 민족도읍지, 21세기 서울의 웅장한 발전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때 마침 멀리서 불어온 쉬원한 바람은 영광의 대한민국 이땅에 태어난 나의 가슴을 한 없이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했다. 귀가길 동작동에서 탄 온갖 최신 첨단시설의 세계 최고급 화려한 9호선 급행은 마치 벤츠자동차 처럼 스르르 부드럽게 달려 불과 20분만에 나를 김포공항까지 데려다 주었다.
<출처:월간 경제풍월 200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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