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우리가 갈 길만 가면
|
|
그렇게도 강력하게 주체성을 주장하는 북이 미국이나 중국에 대해서는 저자세일 뿐 아니라 매우 비굴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백성은 굶겨 죽이면서도 수십억 달러를 들여 핵무기를 개발한 것도 “미 제국주의자들”에게 “좀 봐 주세요”라고 애원하는 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핵은 큰돈 들여 만든 “괴물” 살상무기인데 사실상 사용은 못하는 무기입니다. 일단 그 무기를 사용하기만 하면 너 나 할 것 없이 다 죽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약하기 짝이 없는 정치체제가 과거에는 김일성만을 위하여, 오늘은 김정일만을 위하여, 미친 짓만 골라서 하다 보니 오늘의 북한은 그 꼴이 된 것입니다.
미국의 보즈워스는 북의 강석주를 만나겠다고 오바마 정부의 뜻을 전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김정일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강은 “미 제국주의의 앞잡이”인 보즈워스를 만날 것이고 그렇게 판단이 안 되면 무슨 핑계를 내세워 만나지 않을 것이 뻔합니다. 우리는 미국이 하는 일에 간섭할 필요도 없고, 묻지 않는 말에 대답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금강산 관광이니 개성공단이니 하는 남북 간의 문제들을 지혜롭게 다루며, 북의 황강댐 방류의 진상을 밝히고, 여섯 사람의 한국인이 그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실에 항의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배상을 받아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한으로부터 경제 원조를 받을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라고 못을 박아야 할 것입니다. 한글을 수출하는 나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가 갈 길만을 열심히 가면 된다고 믿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