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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현대그룹이 북한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5개 항을 합의한 이후에도 북한에 대한 강경입장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의 피터 벡(Beck) 연구원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1874호가 시행된 후 입장을 바꿨다"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과도 대화하고 한국과도 대화하는 통미통남(通美通南) 정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Klingner)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벼랑 끝 전술로 위기를 만들어 관심을 집중시킨 후 이산가족 상봉 등을 내세워 대화를 주장하는 협상 패턴을 이번에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 벡 연구원은 "자칫 예전처럼 금강산 관광으로 막대한 달러화가 북한으로 흘러갈 경우 대북제재가 효력을 잃을 수도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가 대북제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충분한 분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지금은 한미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지만 북한이 '대화전술'을 계속 구사하며 한미 간에 긴장을 만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첼 리스(Reiss) 전 국무부 정책실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현대-북한' 합의를 이행하면서 대북 정책을 바꾸려 한다면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전반적으로 북한을 포용하는 태도로 돌아가기에 앞서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피터 벡 연구원도 "북한의 강경파가 주도해서 계속 호전적으로 나올 때는 오히려 대응하기 쉽지만, 북한이 대화를 하자며 한미 간을 분열시키고 나올 때는 딜레마가 생길 수 있다"며 한미 양국 간 협의 강화를 권고했다.
고든 플레이크(Flake) 맨스필드 재단 사무총장은 현대그룹과 북한과의 합의를 포함, 북한이 계속 추진하고 있는 대화공세와 핵 문제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취하고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북한의 비핵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합의 이행이 되기 전에는 미국이 제재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미북(美北) 간의 대화가 임박했다는 어떤 징후도 발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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