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1월15일 사월혁명회라는 단체의 도강호(都康鎬) 前상임대표가 사망하자, 좌파운동권은 「통일애국지사 고 도강호 선생 민족통일장」을 치른다. 都 前대표는 1961년 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민자통)와 민족통일학생전국연맹(민통련) 활동을 했으며, 타계할 때까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고문과 사월혁명회 감사직을 맡아왔다.

좌파운동권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소위 「통일운동」에 매진해 온 인물이 사망할 때 「민족통일장」을 치러왔다. 이들이 말하는 「통일운동」은 북한정권을 대한민국과 대등한 국가적 실체로 인정하는 것이요, 헌법이 명령하는 평화적 자유민주주의 통일과 배치되는 위헌(違憲)이다. 간첩, 빨치산 출신의 비전향장기수나 이적단체 관련자들이 사망했을 때도 소위 「민족통일장」을 치러왔다.

김대중씨의 지난 행적, 특히 「통일운동」은 좌파운동권이 주장해 온 「통일운동」과 맥을 같이 한다. 북한의 연방제를 수용한 2000년 6.15선언은 그 결정판이었다. 김대중씨의 족적(足跡)을 고려하면 국장(國葬)도, 국민장(國民葬)도 아닌 좌파운동권의 「민족통일장」이 더 적합해 보인다. 그것이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뜻에도 더 합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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