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끝으로 가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한 김정일의 건강문제에 대해 향후 5년 동안 생존할 확률이 29%에 불과하다고 최근 우리 정보 당국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은 10일 “미 CIA가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정밀분석한 자료를 지난달 우리 정보당국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며 “CIA는 김 위원장이 뇌졸중과 당뇨병의 후유증 등으로 5년 내 사망 가능성이 71%에 달한다고 분석했다”고 했다.

CIA의 이 같은 추정치는 김정일의 나이, 질병, 신체조건 및 뇌졸중을 맞은 시기와 그 이후의 신체 조건 변화 등을, 의료관련 데이터베이스와 비교 분석해 얻은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속에서 김정일과 연령, 신체조건, 건강상태가 거의 일치하는 사례들을 골라내 앞으로의 기간별 생존 가능성을 확률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CIA는 김정일의 현장 지도 사진 등 공개 정보 외에 우리 정보당국이 입수한 김정일의 뇌 사진과 고급 정보원들의 증언 등 각종 정보와 첩보를 종합해 김정일의 건강 상태를 지표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보 당국이 김정일이 앞으로 5년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는 보도는 있었으나 미 정보당국의 구체적인 분석 내용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미 워싱턴타임스(WT)는 9일 이보다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워싱턴타임스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뇌졸중을 앓은 이후 종전에 건강했던 모습과는 전혀 달리 쇠약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건강으로 인해 앞으로 1년 정도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일이 최근 서양 의약에 따른 치료를 포기한 채 한약과 비전통적 요법 등 동양 의약에 의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 분석가들은 한때 김정일이 뇌졸중에서 회복해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확실히 쥐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3남 정운으로의 권력 승계설은 그의 건강 이상설을 다시 부추겼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우리 정보당국은 현재 김정일의 건강상태에 대해 대체로 거동은 가능하지만 좋지 않은 상태로 보고 있으나, 정보기관 간에 ‘온도 차이’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군 정보기관에선 김정일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라고 보고 있는 반면, 다른 기관에선 덜 심각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군 정보기관에선 특히 지난달 14일 공개된 김정일의 북한 7사단 시찰 사진이 지난 4월 군부대 방문 사진의 ‘재탕’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예의주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희 국방장관도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 답변을 통해 “최근 김정일 사진 문제, 공개활동 문제 등을 고려해 우리 군도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말해 김정일 건강악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