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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최상의 병법은 적의 책모를 벌초하여 적의 의도를 봉쇄하는 것이다. 차선은 적의 외교를 봉쇄하는 것이다. 그다음 차선은 적의 군대를 직접 공격하여 봉쇄하는 것이다. 최하의 방법은 적의 성을 공격하여 아군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다”(故上兵伐謀, 其次伐交, 其次伐兵, 其下攻城 -손자병법(孫子兵法) 모공(謀攻)편-)
기원전 722년에서 481년 사이 춘추(春秋)시대라는 이름으로 중국 대륙이 전란에 휩싸여 있던 시기 오(吳)나라의 대장(大將)이자 병법가(兵法家)였던 손무(孫武=孫子)가 저술한 병법서 손자병법(孫子兵法)에 나오는 내용이다.
손자는 이 병법서에서 “백 번 싸워서 백 번을 이긴다 하더라도 그것이 최고의 방법은 아니다. 최상의 방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일이다”며 “무릇 전쟁을 하는 방법은 적국을 온전한 채로 두는 것이 상책이며 적국을 파괴하는 것은 차선책이다. 적의 여를 온전히 두는 것이 상책이며 적의 여를 파괴하는 것은 차선책이다”고 가르치고 있다.
손자의 이러한 가르침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후대에 널리 알려져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걸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주도한 미 국방부 펜타곤(Pentagon)은 물론 세계적인 거부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빌 게이츠(William H. Gates) 회장 등에 의해 전쟁과 경영에 응용된 바 있다.
그런데 북한 정권도 한반도 적화통일 기조에서 이러한 가르침을 필사적으로 응용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른바 한미동맹을 봉쇄하고 미국을 북한 정권의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이 그것이다.
10일 매일경제(MBN)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이번 오바마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주력하고 한국을 배제하는 전략에 한 층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을 방문한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인 이근(리근)은 미국 대선 직후 부시행정부의 당국자는 물론 오바마 정부에서 차후 한반도 정책을 담당하게 될 프랭크 자누지(Frank Jannuzi) 정책국장과도 회담을 가졌다.
그리고 조선중앙방송도 대선 이틀 만에 민주당 오바마 후보의 당선 소식을 전해 열흘 만에 당선 보도를 내보냈던 부시 대통령의 경우와는 판이하게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는데, 반면 우리 측에 대해서는 지난 6일 개성공단에 군부 관계자도 포함된 조사단을 보내 “철수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가”라며 협박하는 등 남북관계 단절 의지를 다시 한 번 강하게 피력했다.
이는 통미봉남, 다시 말 해 손자가 가르친 ‘적국의 의도를 사전 분쇄하는 한편 외교를 봉쇄시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술’에 쇄기를 박으려는 의도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손자병법에서 체득한 북한 정권의 적화통일 전술은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 정권은 우선 정규군과 예비군을 모두 합쳐 약 700만에 이르는 병력과 유사시 미 증원군을 차단할 탄도 미사일은 물론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를 갖추고, 그 무엇보다 군(軍)이 우선시되는 선군정치를 통해 군사적으로 불패(不敗)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우선 불패의 태세를 굳혀 놓고, 적이 무너지기를 꾹 참고 기다리는 것, 이것이 싸움에 능한 전법이다 - 군형(軍形)편).
그리고 우리 내부에 갖은 친북좌파 세력들을 양성해 정부를 포함한 사회 곳곳에 침투시켜 국가기밀을 빼냄은 물론 남남(南南)갈등을 일으켜 사회 전반을 혼란시키는 전술을 쓰고 있다(서로 버티기를 몇 년 동안 한 끝에 하루의 승리를 다투는 마당에 얼마간의 벼슬과 봉록을 아끼어 적의 정세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지극히 어질지 못한 짓이다.. 간첩에는 적의 고향 사람을 포섭하는 인간(因間), 적의 관리를 이용하는 내간(內間), 적의 간첩을 역이용하는 반간(反間) 등이 있다 - 용간(用奸)편).
그리고 심지어 북한 정권은 ‘가는 길 힘들어도 웃으면서 가자’ ‘2012년에 기어코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 등의 강렬한 선전으로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에 따른 주민들의 고통마저도 오히려 역이용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멸망할 땅에 투입된 연후에야 존재하고, 사지에 빠진 연후에야 살아남게 된다. 무릇 병사들은 해로운 처지에 빠진 후에야 만이 승리할 수가 있는 것이다 - 구지(九地)편).
하지만 북한 정권이 모든 것을 완벽히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손자의 가르침 중 가장 큰 밑바탕이 되는 중요한 요소들을 소홀히 함에 따라 치명적인 약점 또한 드러내고 있다.
손자는 손자병법의 첫 장인 시계(始計)편에서 “전쟁이라는 것은 나라의 중대한 일이므로 이해와 득실을 충분히 검토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하며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의 다섯 가지 조건을 비교 검토하여 승산이 있으면 싸울 것이요, 승산이 없다고 생각되면 싸움을 피할 일이다. 승산이 없이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다”고 당부하고 있다.
손자는 이 다섯 가지 가르침 중 “백성으로 하여금 군주와 일심동체로 만들어 함께 죽을 수 있고 함께 살 수 있게 하며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는 내용의 도(道)를 특히 강조하고 있으며, 장수의 기량을 다루는 장(將)과 군의 편성, 책임 분담, 군수 물자의 관리 등을 다루는 법(法)도 중요시하고 있다.
북한은 오랜 수령 1인 독재의 절정에 다다른 김정일 정권의 폭정으로 말미암아 사실상 민심(民心)이 대다수 이반된 상황으로서 최대 수십 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살 길을 찾아 위정자(爲政者)를 버리고 탈북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부 열성 충성파를 제외하고는 북한 주민들은 이미 김정일을 버리다 못해 적(敵)으로 여기고 있다.
그리고 정부 관료들의 자질이나 행정 체계에 있어서도 북한 정권은 무능할뿐더러 낡고 부패해 남한의 그것에 상대가 되고 있지 않으며, 경제에 있어서도 남북은 까마득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손자의 가르침에 따르자면 세계 인류역사상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악랄한 독재를 자행해 온 북한 정권은 전쟁에 있어서 가장 밑바탕이 되는 다섯 가지의 큰 그릇들을 모두 어기고 있기에 내부로부터 급속도로 붕괴해 들어가고 있어 그 모든 갖가지 전술전략에 앞서 이미 패배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또한 손자는 전쟁에 대해 “이미 이겨 놓은 것을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손자는 “그러기 위해서는 장수는 무릇 진격하기 전까지는 태산(台山)처럼 신중해야 하며 적으로 하여금 그 자신도 모르고 적도 모르게 하라”고 강조했는데 북한 정권은 작은 승리로 인해 자만에 빠져 이미 그들의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그들이야말로 그 자신도 모르고 적도 모르는 위태로운 처지에 빠져 있는 것이다.
바로 작금의 북한 정권은 이미 이겨놓기는 커녕 이미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손자병법의 큰 흐름은 짚어내지 못한 채 갖은 잔가지 술수들이 먹혀들자 작은 승리에 도취되어 있는 꼴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아무리 북한 정권이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다 해서 우리가 마음 놓고 지켜보고만 있다면 그들이 구사하고 있는 모공, 군형, 용간, 구지 등의 전술들에 의해 전세(戰勢)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전세라는 것은 “아래로 흐르는 물이 갖가지 형태로 바뀌듯”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므로 “적을 알고 나를 알 때” 비로소 승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손자는 방심(放心)을 가장 큰 적으로 여기고 “언제나 의심하고 경계하여야한다”고 거듭 지적하고 있다.
손자는 “용장(庸將) 아래 약한 병사(弱卒)는 없다”고 강조한다.
지금 10년 만에 애국 정권이 출범하고 이명박 정부는 강한 리더십과 원칙으로 남북관계를 우리의 승리로 이끌어 내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2012년 한미연합사 해체 등 용간(用奸) 정권에서 수립한 모공(謀攻) 전술을 그대로 수용하는 등의 치명적인 실수 또한 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장수가 강해야 군대는 강해진다. 국가의 지도자가 강하고 현명해야 국민도 그를 믿고 따르게 되어 비로소 관민일체(官民一體)를 이루어낼 수 있다.
위와 같이 북한 정권의 허실을 파악해 그 뜻하지 않는 곳을 공격함은 물론 그 무엇보다도 ‘국민으로 하여금 정부와 함께 죽을 수 있고 함께 살 수 있게 하며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경지에까지 이르도록 해야’ 우리는 비로소 북한 정권의 적화야욕을 걷어내고 자유민주주의 남북통일을 거쳐 더 큰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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