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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자유의 상징” 청바지 ‘생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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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北에서 대량생산 전망, ‘개혁의 바람’ 아닌 단순한 ‘김정일 돈벌이’에 불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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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주요 외국 정상들을 접견할 때마다 즐겨 입었던 청바지.
50년대 미국의 영화배우 제임스 딘(James B. Dean)에 의해 세계적 유행이 되었고 현재도 지구촌 전역에서 사랑받으며 미국식 자유주의를 상징하고 있는 청바지가 앞으로 북한에서 생산될 전망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5일 스웨덴의 청바지 생산업체인 ‘노코 진’의 제이콥 에스트롬 대표가 지난달 북한을 방문해 내년부터 평양에서 청바지를 위탁가공 생산하기로 당국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에스트롬 대표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독특한 폐쇄성으로 인해 투자에 어려움이 있지만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우리의 고급 기술, 그리고 북한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청바지라는 희소가치로 인해 특별한 상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북한 정권은 그동안 청바지를 ‘자본주의의 퇴폐적 생활 풍조’라 규정하며 착용을 일체 금지하는 한편 적발시 체제에 대한 도전에 준하는 중범죄로 간주해 엄벌에 처해왔으며, 이번 조치는 굉장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냉전시기, 청바지가 지닌 정치적 의미는 대단했다. 89년 서방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독의 록그룹 ‘스콜피언스’가 모스크바 레닌그라드 광장에서 ‘Wind of Change(개혁의 바람)’라는 곡을 연주하며 공연을 가졌을 당시 26만에 달하는 소련의 군중들은 청바지를 입고 환호했으며, 약 2년 뒤인 91년 구소련은 결국 해체되었다.
청바지는 단순한 의류의 기능을 넘어 코카콜라와 더불어 서방으로부터 자유와 개혁의 의지를 전달하는 매개체였으며, 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자유롭게 청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된 소련의 군중들에게는 공산 독재의 종말을 알리는 자명종과도 같은 존재였다.
작년에는 65년생으로서 격동의 시기에 20대의 혈기왕성한 시절을 보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y A. Medvedev) 러시아 대통령이 스콜피언스의 러시아 공연 당시 맨 앞줄에 서서 청바지를 입고 관람한 것이 언론에 보도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에서의 청바지 생산을 곧 북한의 변화와 결부시키기에는 곤란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생산될 북한산 청바지는 내수용이 아닌 수출용인 것으로 전해진 것.
해외 노동자로 파견되거나 개성공단에 머물며 직접적으로 자본주의를 접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마저 철저히 통제함에 따라 자본주의의 확산을 막고 있는 북한 정권의 ‘능력’을 고려할 때, 평양에서 생산될 청바지가 당국의 강도높은 단속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보급되어 유행이 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을 것을 것으로, 따라서 소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종래에 개혁개방을 이끌어낼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히려 모든 국가 재산을 개인의 권력과 유흥을 위해 횡령하고 있는 김정일의 변함없는 행태를 고려할 때 이번 청바지 수출로 인한 수입도 결국 같은 용도로 쓰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비록 낮은 판매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이미지가 국제사회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북한산 브랜드의 청바지가 세계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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