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협박하며 북측 근로자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근로자 1인당 생산 효율이 남한의 33%에 불과하며, 간식비 등 복리후생비가 많아 임금 수준이 중국과 베트남 등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고 분석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지난달 25일 ‘1차 개성 접촉’ 이후 공단 입주기업 40여 곳의 입장을 설문 조사해 북측의 임금 인상 및 토지사용료 조기 지불 요구를 수용하기 힘든 이유를 정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성공단 근로자 1인당 생산효율은 남한의 33%에 그쳤다. 반면 중국의 생산효율은 남한의 96%, 베트남은 남한의 85%에 이르렀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경우 초보자 비중이 높고, 결근율도 평균 10%에 달하며 야근·연장·특근 등을 입주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입주기업 관계자는 “북측 근로자의 목표의식이 낮고 인센티브 등 근로의욕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힘든 것도 생산효율이 낮은 이유로 보인다”고 했다.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때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더 주는 정도라는 것이다.

공단 임금도 그리 낮지 않다는 분석이다. 개성의 기본급은 임금 55.1달러와 사회보험료 8.3달러를 더한 63.4달러 정도다. 여기에 연장 근무수당으로 월 11~18.3달러가 들어간다.

또 식대·간식·버스비 등 복리후생비가 한 달에 36.6~47.9달러가 추가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 인건비는 110~130달러 수준인데 이는 중국·베트남 등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는 게 입주기업들의 주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중국 동북 3성은 기본급 180달러, 중국 내륙은 기본급 130달러, 베트남은 기본급 80달러이지만 복리후생비가 작업복(3~4달러) 외에 거의 없다”며 “근로자 생산효율까지 감안하면 개성공단 임금이 결코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당장 내년부터 지불하라는 토지사용료도 1㎡당 공장 건축비 등을 감안하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의 1㎡당 건축비는 394달러인데 비해 중국은 122달러, 베트남은 65달러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은 1980년대 외국기업을 유치한 이래 30년이 지난 요즘에야 기존 외국기업에 대한 특혜를 축소하고 있다”며 “개성공단이 가동한 지 5년도 안 돼 특혜를 없애겠다는 북한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출처: 조선일보 안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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