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양 국에서 북한의 군사기지에 대한 제한적인 선제공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의 자문관을 지냈던 필립 제리코(Philip Zelikow)는 최근 미국의 격월간 외교 전문지인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사설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대에 설치한다면 미국은 이를 공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제리코 전 국무부 자문관은 “이를 통해 오바마 행정부는 국제사회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서 대북 외교에서 주도권을 잡기 쉬워질 것”이라고 선제공격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리고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 등의 반대에 대해 “나의 입장은 3년 전 선제공격을 주창한 페리 전 국방장관에 비해 신중하다”며 “물론 행동에 앞서 동맹국들과의 협의는 필수”라고 일축했다.

94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 폭격을 계획했던 윌리엄 페리(William J. Perry)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06년 7월 애쉬튼 카터(Ashton Carter) 전 국방부 차관보와 함께 부시 행정부가 북한 공격 의사를 명확히 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99년 페리보고서를 작성한 페리 전 장관과 함께 대북 강경파로 손꼽히는 카터 전 국방부 차관보는 지난 2월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차기 국방부 차관으로 지명되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대화는 희망하지만 원칙은 잃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되었다.

미국과 함께 일본에서도 대북 선제공격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9일 자민당의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참의원은 여당 의원 7명으로 구성된 ‘북한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검토하는 모임’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을 생각하는 것은 여당 정치인의 책무”라며 “일본의 독자적인 북한기지 공격 능력을 논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21일 자민당 모임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 및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일부는 일본의 핵무장까지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미일 양 국의 이러한 적극적인 행보와는 달리 한국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월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의 선제공격 시 장사정포 진지나 유도 미사일 발사대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강력 대응할 것임을 밝힌 바 있으나 아직 선제 공격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편 북한도 대북 선제공격 여론에 대해 즉각 반발하며 맞섰다.

28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논평을 내고 “일본 반동 세력의 무분별한 발언은 일본에 대한 우리의 증오심을 격화시키고 있다”며 “일본이 핵무장을 진행한다면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우리는 자위적 핵 억제력을 한 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일본이 북한의 6자회담 거부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라며 “6자회담에서 핵과 관계없는 문제(납치자)를 꺼내 협의를 방해하고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일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조선은 또 “일본에 대한 우리의 적개심이 폭발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해야한다”며 “이것은 결코 헛소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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