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전면 참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PSI참여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지만, 발표 시기를 계속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2003년 시작된 PSI는 「대량살상무기(WMD)」 및 운반수단(미사일)의 불법적 거래를 막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뜻한다. PSI라는 용어는 확산(Proliferation), 방지(Security), 구상(Initiative)이라는 세 단어를 합성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WMD와 운반수단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자신의 영해(領海)에서 검색하는 것이다. PSI는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WMD와 운반수단이 대상이다. 따라서 불법적으로 WMD와 운반수단을 거래하는 국가나 개인은 누구도 대상이 된다.

한국은 2005년 PSI의 8개항 중 「참가국간 역내 외(域內外) 훈련에 참관단 파견」 등 옵서버 자격으로 5개 항에 참여했지만,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정식참여는 하지 않고 있다.

친북좌파를 제외한 대다수 전문가들은 PSI참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PSI참여는 국제사회에서 정상(正常)국가의 기본의무라는 지적이다. 실제 정상국가는 WMD에 대한 대처, 테러(terror)에 대한 대처, 해적(海賊)에 대한 대처라는 국제사회 공동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것은 국제법상의 관행(慣行)일 뿐 아니라 의무(義務)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해적(海賊)을 제외한 WMD나 테러에 대한 국제공동대처에 소홀해왔다. WMD와 테러에 대한 대처를 목적으로 한 PSI만 해도 全세계 94개국이 가입하고 70개국이 정식참여하고 있다. GDP 13위라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PSI참여는 너무 늦은 조치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문제는 북한이다. 국내 친북좌파는 PSI참여 시 북한을 자극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고 비판한다. 좌경화된 상당수 시민단체 역시 PSI참여를 극렬히 반대한다.

친북좌파의 PSI참여 주장과 달리, 정부는 PSI참여가 북한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이는 PSI가 기본적으로 영해(領海. 12해리) 상에서의 검색을 뜻하기 때문이다. 즉 북한이 WMD와 운반수단을 싣고 한국 영해(領海) 내로 들여올 가능성이 거의 없으므로 남북 간 충돌 가능성은 전무(全無)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2005년 발효해 시행되는 남북 해운합의서는 북한 선박이 운행하는 모든 항로 대(25~30해리)에 적용할 수 있어 공해(公海)까지 검색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지만, 이로 인한 남북 간 충돌은 없었다.

PSI참여 시 미국 등이 WMD와 운반수단을 운송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에 승선, 검색할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기우(杞憂)에 불과하다. PSI는 영해(領海) 상에서의 검색을 뜻하기 때문에 공해(公海)상에서 타국 선박에 대한 검색은 보장되지 않는다.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미국 등과 WMD확산을 차단하는 「해상훈련」을 실시할 경우,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친북좌파의 전형적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반박한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끝없이 긴장을 조성하는데, 오히려 한국의 정당하고 초보적인 대응을 비판한다는 것이다.

PSI참가 여부는 북한에 대한 「관(觀)」,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국가의 기본철학을 묻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북한은 핵무장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세계3위의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운반수단인 미사일 역시 세계6위 수준이다. 군사적 총역량이 세계5위인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외에도 연평해전 등 무력시위와 「서울불바다」식 공갈을 일삼고 있다.

브레이크 없이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 앞에서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도 군사적 맞불을 놔야 하는가? 아니면 PSI와 같은 국제협력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평화』만 노래할 것인가? 해답은 응답자의 국가관(國家觀)과 맞물려 있다고 봐야 옳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