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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생산액은 5억6132만달러 수준이다. 의류·섬유·봉제 등 '저임금'을 바라보고 들어간 단순 제조·가공업종이 대부분이다. 입주 업체들이 인건비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입주 계획을 취소하는 업체마저 늘고 있다.
입주 기업들은 북한과의 세금 문제 등을 이유로 정확한 경영 상황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남북관계 불안과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입주 기업들의 경영은 심각한 상황이다. 입주 기업 C사 관계자는 "입주 기업 중 흑자를 보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인건비가 오르면 당장 대부분의 입주 기업이 자금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처럼 돌발 변수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기업들엔 큰 부담이다. 그때마다 기업 신인도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북한이 개성공단 상주인력 수를 880명으로 제한했으며, 지난 3월에는 군 통신선을 차단하고 통행을 여러 차례 전면 통제하기도 했다. 이런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입주기업들은 신인도 하락으로 자금 조달과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다. C사 관계자는 "북핵 문제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은행에서 생산에 차질이 없느냐고 묻는 전화가 온다"며 "간혹 납품 차질을 우려한 거래 기업이 주문을 취소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입주 포기 기업도 늘어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개성공단의 기업 환경이 악화되자 입주를 추진하다 포기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부지를 분양받은 뒤 계약을 해지한 곳이 8개 업체나 되고, 현재 해지를 검토하는 기업도 서너 곳에 달한다.
토지공사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30필지에 대한 분양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호전되지 않는 이상, 이미 계약된 토지 중 추가 해약이 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입주기업들은 초조해하고 있다. 2007년 분양된 185개 필지 중 85개 필지는 아직 착공을 하지 않고 있다.
입주 기업 대표들은 우선 정부의 대응을 지켜본 후 현안을 정리하고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입주 업체 사이에서는 북한이 '공단 폐쇄'라는 최악의 카드를 빼들지 않은 만큼 일단 당국자 간 협상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문창섭 개성공단입주협의회 회장(삼덕통상 대표)은 22일 1박 2일 일정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하기 직전 전화 통화에서 "북측이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극단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보면 기본적으로 공단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은 "통행·통신 제한으로 재고 관리 등에도 어려움이 많은 상황에서 개성공단 임금이 동남아의 70%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기업들이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단계 사업은 지지부진
개성공단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4년부터. 그해 개성공단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는 북측과 1단계 사업부지(3.3㎢)를 50년 동안 임차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했고, 건물 철거비 등의 명목으로 1600만달러를 지급했다. 이후 2004년 5월 시범단지 분양을 시작으로 2005년 8월 본단지 1차 분양, 2007년 6월 본단지 2차 분양을 했다. 전체 공장용지 198필지 중 177필지가 분양됐으며, 현재 61필지에서 공장이 가동 중이다.
개성공단은 2007년 10월 남북 정상 회담에서 3통(통신·통관·통행) 문제 해결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가 꼬이면서 뒷걸음질이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2단계 사업(공단 5㎢·배후도시 3.3㎢)은 올해 상반기쯤 부지조성 공사에 착수해야 했지만 현재는 기초적인 지질조사만 끝냈을 뿐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앞날을 장담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이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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