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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이 결국 일본의 군비증강 논거가 되고 있다. 1998년 대포동1호 발사가 미사일방어(MD) 구축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MD 보강 및 자위대 전력 확충의 구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조만간 일본에서는 보통국가화를 위한 헌법개정과 자위적 핵무장 주장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1조엔(13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은 MD시스템을 이번에 처음으로 실전 운용했다. 함상발사형 미사일인 SM3을 탑재한 이지스함 2척을 동해상으로 보냈고, 지상발사형 미사일인 PAC3을 동북부 지방으로 이동배치해 1·2차 요격 체제를 가동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국내의 MD 반대 여론이 거의 불식된 것으로 본다. 나아가 현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5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험을 살려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방위장관은 이번 시스템 가동은 북한의 ‘예고’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언론도 현 MD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아사히(朝日) 신문 등은 동북부 지방에 이동배치된 PAC3의 대응 반경이 좁아 본토 방어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일제히 지적했다. 우파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 산케이(産經)신문은 6일자 사설에서 “자위권을 발동해 북한의 미사일 시설을 선제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인지를 포함해, (대응 방안을) 국정의 장(場)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MD 운용 체제 고도화에 집중하는 한편, SM3과 PAC3 도입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방위성은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조기경계위성 도입도 검토 중이다. 현재는 미국의 정보 제공에 의존한다. 방위비 증액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사태로 자위대의 사기(士氣)가 매우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여론도 이런 ‘군비(軍備)·MD 강화’ 분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 6일 발표된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불안감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무려 88%였고, ‘강한 제재’를 주문한 응답자도 78%에 달했다.
출처: 조선일보 신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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