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을 거쳐야 부활이 있다. 칠흑 같은 어둠은 부흥의 전조다. 루터가 붙인 부흥의 불길은 칼뱅을 거치며 유럽의 죄악을 태웠고 다시 존 낙스에 의해 영국을, 다시 미국을 향해 번졌다. 

 하지만 인간은 타락한 존재다. 가난과 싸워 이기긴 쉬워도 풍요와 싸워 이기긴 어렵다. 주님의 은혜로 꽃피운 영국의 번영은 껍데기 제국의 밑밥이 되었다. 식민지에서 달콤한 쾌락이 밀려올 무렵, 저 멋진 신사의 나라엔 음탕한 풍조와 불결한 바람이 번졌다. 

 존 낙스 사후 한 세기가 지날 무렵 당시의 기록은 이렇다. ‘런던은 여섯 집 중 한 곳이 술집이 되었고 사형은 축제 중 하나로 즐겼다(윙키 프래트니, ‘기독교부흥운동사’ 中)’. 

 지옥의 꽃비가 내릴 무렵, 주님의 눈에는 또 다른 인물이 보였다. 존 웨슬리(John Wesley, 1705 – 1791)였다. 웨슬리도 성경을 읽으며 성령이 임했다. 35세이던 1738년 5월24일 런던의 한 예배당 안. 루터의 로마서 주석서 서언을 읽으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체험을 했다. 예수 안에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는 회심. 구한말 이상재와 같은 격렬한 체험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회심 이후 웨슬리는 4만2천 번의 설교를 했었다. 매일 100km 가까이 말을 타고 여행하며 전도했다. 환영받고 존경받는 자리들이 아니었다. 말씀을 전하는 곳마다 불량배들이 테러하고 음탕한 청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루터, 칼뱅 그리고 바울처럼 죽는 날까지 고난과 시험 중에 살았다. 

 몸도 약했다. 병에 결려 있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설교하기 직전까지 머리가 어지러워 몸이 휘청댈 때도 이 악물고 강단에 올랐다. 그리고 불을 뿜었다. 

 또 하나의 가시는 부인이었다. 거칠고 사나운 아내는 남편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때리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웨슬리는 모든 환경에 감사하고 기뻐했다. 자신을 둘러싼 사람과 상황을 바꾸기 전에 자신의 죄와 싸우며 주님께 충성을 다했다. 

 웨슬리 한 명의 변화는 음란한 방국(邦國) 전체의 변화를 불렀다. 토마스 칼라일은 “웨슬리의 영적 각성운동이 영국을 폭력혁명에서 구출해 주었다”고 평했다. 

 당시의 기록은 이렇게 전한다. 웨슬리의 경건운동이 영국을 휩쓸며 ‘술주정뱅이는 60%가 줄었고 죄수는 40%가 줄었다’고 말이다. 사람과 상황을 바꾸는 사회혁명이 아니라 내 안의 죄와 싸워 이긴 예수혁명. 프랑스 혁명이나 러시아 혁명 같은 파괴적 반(反)기독교 혁명이 아니라 선교의 열심이 온 나라를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