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눈을 조금 들어 온 세계에 행하신 주님의 자취를 보라. 

 16세기 스코틀랜드 종교개혁가 존 낙스(John Knox, 1513 ~ 1572)를 아는가?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 1795 ~ 1881)이 말한 청교도의 창시자. 그는 시민운동의 지도자로서 로마 가톨릭을 따르는 스코틀랜드 왕권과 싸웠다. 흔히 말하는 정교분리(政敎分離)? 웃기는 말이다. 존 낙스는 ‘정치하는’ 목사였다! 하지만 정확한 언어로 말하면, 그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정치와 싸웠다. 모세가 바로와 싸웠던 것처럼. 

 당시 로마 가톨릭 세력인 스코틀랜드 왕실은 프랑스와 결탁해 교회를 밟았다. 북·중·러와 결탁해 온갖 반(反)기독교 정책과 입법을 밀어붙여 온 문재인 세력과 닮았다. 

 핍박받던 스코틀랜드 개신교 세력은 종교개혁을 결단한 아래 동네 잉글랜드와 교감했다. 존 낙스 역시 1546년 그의 스승 위사트가 화형을 당하자 시민운동 지도자로 또 설교자로 권력에 맞섰다. 그러나 프랑스 함대에 함락돼 녹스와 그의 일행은 1년 7개월 간의 포로생활에 내몰렸다. 갤리선 노예로 노를 저었다. 한성감옥에 갇힌 이승만과 같은 처지였다.

 마흔 무렵 풀려난 녹스는 다시 종교개혁을 부르짖었다. 교황이 아닌 사람이 아닌 성경으로 돌아갈 것을 외쳤다. 그러나 이웃 잉글랜드의 메리 여왕(재위 1553–1558. Mary Tudor), 악명 높은 ‘피의 메리('(Mary the Blood)’가 즉위하면서 신교도에 대한 박해가 거세졌다. 

 1554년 3월 녹스는 다시 망명의 길을 떠나 스위스 제네바에 정착했다. 그곳엔 또 다른 인물, 칼뱅이 있었다. 낙스의 마음속 개혁의 불씨는 강렬한 불길이 되었다. 스코틀랜드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었다. 귀족들 가운데 신교로 개종한 이들이 나왔고 정치적 세력을 이뤄갔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현실 권력은 여전히 로마 가톨릭에 끌려다니는 또 다른 메리 여왕(재위 1542 – 1567. Mary Stuart)이 잡고 있었다. 신교도는 설교자 존녹스를 중심으로 저항했고 내전은 혈전과 냉전을 오가며 이어졌다. 존녹스는 마지막 날까지 권력 앞에 겁먹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숙적 메리 여왕(Mary Stuart)은 “스코틀랜드의 모든 군사보다 존 낙스의 기도가 더 무섭다”며 떨었다. 당시 총리 격인 모턴(Morton) 백작 역시 녹스의 무덤에서 “여기 어떤 육체도 두려워하지 않은 이가 잠들다”라는 말을 남겼다. 

 존 녹스는 평소 “스코틀랜드의 부흥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기도했고, “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 없는 한 민족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유언으론 “타락한 적도 없었고, 속인 일도 없었으며, 이익을 취한 적도 없었다.”라는 말을 남겼다. 토마스 칼라일은 ‘영웅숭배론’에서 낙스를 루터와 함께 ‘성직자로 나타난 영웅’이라고 칭하며 이렇게 평했다.

“그는 근대의 어떤 사람보다도 고대 히브리의 예언자를 닮았고, 불요불굴 굴관용, 신의 진리에 대한 엄격하고 편협한 애착, 진리를 저버리는 모든 것에 대해 신의 이름으로 하는 엄한 힐책, 실로 그는 16세기 에딘버러의 목사의 모습으로 태어난 히브리 예언자였다. ‘내가 누구의 소를 빼앗았느냐’라고 물은 사무엘의 모습이고 동시에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라는 바울의 모습이다.” 

 진리를 향한 낙스의 담대한 진리의 선포는 가톨릭 국가인 스코틀랜드를 개신교 국가로 바꾸어 놓았다. 또 낙스의 종교개혁은 스코틀랜드 메리 여왕(Mary Stuart)의 아들인 제임스 스튜어트 6세(James Charles Stuart)가 잉글랜드와 아일랜드 왕을 겸할 수 있는 정신적 통합의 길을 터줬다. 결국 1707년 잉글랜드 의회와 스코틀랜드 의회가 통합해 대영제국(United Kingdom)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등장은 기독교의 전 세계적 확산과 그 빛 가운데 노예제도 등 봉건적 인습이 타파되는 극적 전환점을 맞게 됐다. 또한 낙스가 지켜낸 영국 청교도 전통은 그의 사후 50여 년 뒤인 1620년, 메이플라워호에 실려 신대륙에 번져갔다. 

 세상이 어떻건, 환경이 어떻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도의 용사 한 명이 역사의 전면에 나선다. “자녀들아 너희는 하나님께 속하였고 또 저희를 이기었나니 이는 너희 안에 계신 이가 세상에 있는 이보다 크심이라(요1 4:4)” 

 우리가 하나님께 속하였고 또 세상을 이기었나니 우리 안에 계신 이가 세상에 있는 이보다 크시다. 공산주의 귀신보다 우리가 모시는 주님이 백만 배 강하신 분이다. 말씀을 믿는 자의 기도는 역사를 움직인다. 주님의 사람은 사랑의 부드러움과 전쟁의 잔인함이 공존한다. 사람이 아닌 사람 뒤의 악령과의 전쟁에서 존 낙스처럼, 골리앗을 쳐 죽이는 다윗처럼 싸우는 이가 나오면 모든 것은 뒤집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