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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라는 책을 쓴 루마니아 작가 게오르규(Constantin Virgil Gheorghiu. 1916- 1992년)는 “빛은 동방에서 온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도의 빛이 무명의 아주 작은 마을에서 온 것처럼 지금 인류의 빛도 작은 곳에서부터 비쳐올 것입니다. 내일의 빛이 당신네 나라인 한국에서 비쳐온다 해서 놀랄 것은 조금도 없습니다.” 게오르규가 제시한 이유는 사뭇 비장하다.
“왜냐하면 당신들은 수없는 고난을 당해 온 민족이며 그 고통을 번번이 이겨낸 민족이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은 고난의 수렁 속에 강제로 고개를 처박힌 민족이지만 또 다시 고개를 쳐든 이들입니다. 당신네 한국 사람들은 내게 있어 젊은 시절에 읽은 성서의 욥과 같은 존재입니다.(강연집 ‘25시를 넘어 아침의 나라로’ 中)”
“세상의 어느 민족도 당신네 한국인처럼 많은 고난을 당한 민족은 없습니다. 지금 당신네 나라는 산 사람의 몸을 톱으로 썰어 두 동강을 내듯 두 조각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마치 예언자 이사야의 몸이 톱으로 썰려 두 동강이 난 것처럼 당신네들의 사랑하는 조국은 지금 세계지도 위에서 두 조각으로 갈리어진 비극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네 한국 국민과 조국 앞에 머리를 숙여 경의를 표하는 인사를 드립니다.”
루마니아의 시인이며 추방당한 사제였던 게오르규는 누구보다 스스로 고난을 많이 겪었던 인물이다. 환란을 이겨낸 시인은 한반도를 아시아 대륙의 귀고리, 보석에 비유했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달려진 귀고리, 보석처럼 정교하게 만들게 하려고 가꿔진 3400개의 섬, 레이스처럼 수놓은 1천800km의 칠보·자수·보석”이라는 것이다.
“아시아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하여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하여 하나님은 그 자리에 한국이라는 귀고리를 달아 놓은 것 같습니다. 한국은 보석처럼 정교하게 깎여지고 만들어지고 가꾸어진 것입니다. 그 해안은 레이스로 되어 있습니다. 칠보로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자수(刺繡)입니다. 오직 보석만이 그러한 식으로 재단됩니다.”
그랬다. 슬픔은 에너지(energy)다. 우리 인생이 겪어 온 온갖 상처와 쓴 뿌리, 패배감, 상실감, 억울함, 원통함 이 모든 부정적 경험에 기초한 독한 감정의 죄성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녹아질 때 타인의 영혼을 살리는 영약이 된다. 숱한 침략과 전란과 가난에 시달린 이 민족의 고난 역시 평화를 전하는 한민족, 팍스코리아나(Pax-Koreana)의 충전 배터리였다. ‘한(恨)’은 고고한 힘이 돼 이 백성을 정(情)과 흥(興)이 넘치게 했다.
한민족은 5천 년 우상을 섬기며 저주를 겪어왔지만, 하늘을 두려워하며 선한 마음을 지녀 온 이들을 하나님은 지켜보셨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예수를 몰랐을 때 조차, 하나님은 언젠가 이 땅에 교회가 가득 찰 것이고, 열방의 구원을 위해 뻗어갈 내일이 올 것을 아셨을 것이다. 그렇게 말갈·흉노·여진·거란 숱한 족속이 사라진 역사의 불구덩이 속에서도 하나님은 이 민족을 지켜주셨다. 그리고 130여 년 전 이 민족은 예수 그리스도 안의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돼 70여 년 전 대한민국으로 새롭게 되었다.
지금 들리는 흉흉한 소식들, 절망과 침체, 혼란과 무질서, 힘겨운 믿음의 훈련을 마치는 날, 한민족 교회는 정금 같이 연단되어 대륙과 초원을 향해 뻗어갈 것이다. 복음 안에서 통일된 한국은 무력과 폭력의 제국주의가 아닌 사랑과 연민에 터 잡은 제사장 나라로 달려갈 것이다. 중국 교회의 해체와 미국 교회의 쇠락은 오히려 한민족 교회의 막중한 사명을 웅변해 준다.
상상해보라. 링컨의 50만 노예해방은 전 세계 ‘노예해방’의 물꼬를 텄다. 2400만 동족(同族) 노예해방은 수많은 버림받은 이방의 잡족을 ‘온전히’ 자유케 할 첫 새벽, 갓밝이가 될 것이다. 새벽이슬 같은 이 땅의 청년이 열방을 치유할 위대한 vision을 품고 평양을 지나 베이징, 케라코럼을 거쳐 사마르칸트, 아랄해(海)와 카스피海, 볼가강을 지나 파리와 마드리드 그리고 예루살렘을 향해 행진할 것이다.
이 놀라운 성취를 위해 한국은 피눈물 속에서 고난을 겪었고 또 얼마는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수 안에 평안하라. ‘고난’과 ‘복음’은 한 사람과 한 민족을 이끄는 사명의 열쇠다. 그것이 역사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 거듭난 우리네 인생이다.
“그러므로 너는 내가 우리 주를 증언함과 또는 주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따라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딤후 1:8)”
하나님. 고난 가운데도 이 민족을 지켜주시어 여기까지 인도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로 생명 가운데 회복돼 주님 오실 길을 예비하는 주의 백성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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