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이승만” 2021년 8월 15일. 당시 광복회장 김원웅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故) 백선엽 장군을 친일파로 규정하며 “대한민국은 민족 정통성 궤도를 이탈해 왔다”고 이를 갈며 호통을 쳤었다. 이듬해 2월 횡령 의혹을 받으며 사퇴한 김 씨의 주장이 일고의 가치가 있겠나 싶지만, 이런 식의 비방은 전교조 교육받는 세대의 통상적 사관이 되었다.

 2021년 7월 1일에는 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이 “대한민국은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수립 단계와 달라서 친일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느냐”며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새로 출발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도 했다.

 역사, 히스토리(History)의 어원 자체가 His Story, 주님의 행적이다. “우리가 이를 그들의 자손에게 숨기지 아니하고 여호와의 영예와 그의 능력과 그가 행하신 기이한 사적을 후대에 전하리로다(시편 78:4)”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우리의 인생 가운데, 이 나라와 민족의 역사 속에 역사하신 주님의 자취를 깨닫고 전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다. 

 그러나 주님의 기이한 사적을 지워 버린 뒤의 삶이란 그저 저주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역사 또한 냉소와 멸시의 기록이 된다. ‘친일파가 세운 대한민국’이라는 프레임 역시 그렇다. 선동가들의 목적은 대한민국 위에 역사하신 주님의 흔적을 지우려는 것이다.

 우선 이승만은 친일파가 아니었다. 이것은 물은 불이 아님을 변명하는 것과 같다. 물은 불이 아니다. 하늘은 땅이 아니다. 이승만도 친일파가 아니었다. 고집 센 자들은 그래도 ‘이승만이 친일파 등용을 했으니 친일파 아니냐?’고 힐난한다. 

정직합 답변은 이렇다. 친일파 등용은 인재부족 때문이다. 흔히 2차 대전 이후 프랑스의 나치 협력 세력 청산과 친일 청산을 비교한다. 프랑스는 화끈하게 쳐냈는데 왜 이승만은 친일파를 다시 썼냐는 것이다. 왜냐고? 이 사람아. 문맹률 80% 한국이 아닌가?

 2차 대전 이후 프랑스 고급인력은 30만 명에 달했다. 나치 치하 프랑스의 괴뢰였던 비시정권(Vichy France) 관련자, 나치에 협력한 친독파(親獨派) 5만을 처단해도 국가 운영에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일제 치하 한국의 교육 받은 인력은 3천여 명. 장관을 시키려 해도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전국적 범위는 더했다. 군수나 면장할 사람을 찾아도 일제시대 교육받은 이른바 친일파 외에는 찾을 수 없었다.

 이런 실상은 북한이 더 심했다. 그래서 북한은 친일청산을 한 적도 없고 할 수도 없었다. 그들이 했던 것은 친일청산이 아니다. 공산숙청(共産肅淸)이었다. 조선전사(朝鮮全史) 등 북한의 사서에도 반(反)스탈린분자·반(反)소련분자·반공(反共)주의자를 처단했다는 표현만 나온다. 친일파여서가 아니다. 공산주의를 반대해서 죽였다는 것이다. 

 북한의 현실이 그랬다. 중국공산당에 이어 소련공산당을 거친 30대 초반 김일성은 북한에 정치적 기반이 없었다. 자신의 세력도 없었다. 그나마 함께한 자들은 마적 떼 같은 무식자들이었다. 체제를 꾸려야 했던 김일성 입장에선 찬밥, 더운밥 가릴 게 없었다. 공산주의만 지지하면 친일이든 반일이든 소위 인민공화국 창건에 참여시켰다. 이러다 보니 인민공화국 초대 내각 각료 대부분은 친일파로 채워졌다. 

 한국은 달랐다. 항일투사 이승만이 세운 대한민국 주도세력은 하나같이 자유의 투사요, 독립을 갈망한 지사들이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의 표현에 나오듯, 임정 초대대통령 이승만을 비롯한 임정 요인 대부분을 흡수했다. 이탈된 사람은 백범 김구 정도였다. 당연히 초대 내각 각료 중에는 단 한 명의 친일파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남로당 출신의 박갑동(朴甲東. 1919~)은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광복 직후 남로당(남한조선로동당), 즉 남한 공산당 총책인 박헌영의 최측근으로서 6.25후 북한에 넘어간 뒤 다시 탈출해 일본에 정착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그의 말이다. 

“김일성패는 국내에서의 시민 생활의 경험이 없으니 인민대중과의 혈연적, 정신적 연결이 없었다. 그들은 조국을 모르고 일찍이 만주 땅으로 넘어갔거나 또는 그곳에서 출세한 자들이다. 만주 땅에서 먹고 살기 위해 땀을 흘리고 노동은 하지 않고 떼를 지어 다니며 약탈, 살인, 그리고 아편 장사까지 하고 다니던 패들이다.

그런 짓을 자랑삼아 ‘항일 유격 투쟁’이라고 하나 우리가 국내에서 한 ‘항일 독립 투쟁’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김일성패는 이렇게 하여 무고한 사람들에게서 돈을 강탈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총을 쏘고 폭탄을 던지며 불을 질렀다. 아무리 독립이 좋다 해도 이렇게 강도질하는 데까지 독립의 이름을 붙여서야 그 독립이 무슨 독립이 되겠는가. 이런 자들이 북한의 정권을 쥔 데서 해방 후 우리나라의 불행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이러한 김일성 패의 정체를 잘 모르고 그들이 정말로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한 애국자이며 양심적인 사람들인 줄 알았다(출처 : 인터넷 이승만기념관)”

요약하자면 이렇다. 대한민국 건국이 절대 선(善)은 아니었지만 소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창건은 악(惡)이었다. 물론 건국 이후 남한 경찰에 친일파가 다시 등용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누가 탓이었나? 여수·순천 반란사건 등 공산주의 위협 탓이었다. 

 대한민국이 세워진 지 2개월 만에 남로당 지령에 따라 여순반란이 일어났다. 여순 뿐 아니다. 곳곳에서 남로당 폭동이 빗발쳤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승만은 친일청산과 체제수호의 선택에서 후자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좌익을 소탕하기 위해 ‘반공법’이 제정됐고, 같은 이유로 일제시대 공산당을 잡던 전문가들이 다시 경찰에 등용됐다. 당신은 친일청산이 온전치 못했던 책임을 따지고 있는가? 그것은 공산당 탓이다. 그럼에도 친일청산에 집중했어야 한다고? 그것이 본심인가?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공산주의로라도 통일이 됐어야 한다고? 한국의 교회도 사라져 버려야 했다는 것인가? 그런 소리를 목사가 하고 있는가?

 이승만의 건국은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명예로웠다. 새로운 왕조나 독립국가 탄생은 대개 내전을 거쳐 달성된다. 그러나 이승만은 UN을 통해 대한민국을 빚어냈다. 말 그대로 빚어낸 것이다. 인류역사상 처음이었다. 이승만이 처음으로 고안한 것이기 때문이다. 

 왜 그랬는지 아는가? ‘미국의 위성국가(衛星國家)가 돼서는 안 된다’는 이승만의 결단 탓이었다. 무슨 말일까? 미국의 힘으로 건국은 됐지만, 미국 주류세력 마음대로 끌려다녀선 안 된다. 이 나라는 한국의 이익, 아니 주님의 뜻대로 경영돼야 한다. 이승만의 초월적 의지의 결과였다. 이승만은 그렇게 미국의 힘을 끌어왔고 때론 맞섰고 때론 싸웠고 또 로비를 벌였다. 그 결과 세계기구인 유엔의 축복 속에서 건국을 이뤄냈다. 이 어리석은 사람들아.

 초대 국회를 구성한 총선거의 투표율은 95.5%에 달했다. ‘남로당’과 ‘남북협상파’의 방해와 비(非)협조 속에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이 선거로 구성된 제헌의회에서 이승만은 196표 가운데 180표로 대통령에 선출됐다. 법적으로 하자가 없었고 세계역사상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놀라운 건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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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11일 00시3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