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논란이 됐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벽보를 훼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처벌을 받게 된 중학생 사건 관련, 이 중학생에 대해 ‘선처 의견’을 달아 법원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벽보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중학생 A(13)군을 다음 주 초 가정법원 소년부에 ‘불처분’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힌 것인데요.
앞서 A군은 이달 2일 오후 3시께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 부착된 기호 1번 박영선 후보와 기호 11번 김진아 후보의 벽보를 아이스크림 나무 막대로 찢은 혐의로 사흘 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A군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친구 두 명과 함께 걸어가다 벽보를 훼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헌데요. 경찰이 사건을 다뤄온 태도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초 경찰은 “철없는 행동이지만 가볍지 않은 사안”이라며 법원 소년부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심하면 소년원에 보내질 수 있도록 처벌하기로 한 것이죠. 그러다가 “여기가 공산국가입니까?”라는 요지의 청와대 청원이 나오고 비판 여론이 들끓자,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입니다.
경찰은 20여 일 만에 입장을 표변해 “해당 중학생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청소년 선도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개선 가능성이 높다”며 선처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나라의 법도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정권의 입맛 따라 적용하는 것입니다. 동일한 기준, 동일한 잣대가 아니라 임의로 판단한 셈이죠.
사실 지난 4년 간 정권 심기를 건드렸다가 공권력의 공격을 받은 일은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국회를 방문한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지며 항의했던 북한 인권단체 대표는 공무집행방해 및 건조물 침입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대학 캠퍼스에 대통령을 풍자하는 대자보를 붙였던 20대 청년도 건조물 침입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공식 발표한 <2020년 국가별 연례 인권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인권 억압과 부패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엔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언론인 우종창씨 사례가 소개돼 있습니다. 미국무부는 “언론인이 대통령 참모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국경없는기자회” 측 발언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같은 보고서는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했다가 2심 유죄 선고를 받은 데 대해서도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대통령 측근을 수사했던 검찰 지휘부는 인사 발령받은 지 1년도 안 된 자리에서 통째로 날아갔습니다. 신세 망치고 싶지 않으면 입 다물라는 정치적 압박들입니다.
조금 주제를 바꿔보겠습니다. 너대니얼 호손과 함께 19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허먼 멜빌의 장편 소설 ‘모비 딕’ 이야기를 드려보려고 합니다. ‘모비 딕’은 에이허브(Ahab) 선장이 거대한 흰 고래 모비딕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다 결국 자신은 물론 선박까지 침몰하는 내용입니다. ‘모비 빅’은 다양한 해석이 있어 왔고 또 많은 기독교 상징을 내포해 성경적 시각에서도 시사하는 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에이허브 선장의 이름은 히브리식 발언으로 아합입니다. 구약에서 아합 왕은 이세벨이라는 악녀와 결혼해 악행을 일삼았고 우상숭배에 빠져 이스라엘을 혼란에 빠뜨렸던 왕이었죠. 멜빌은 거대한 고래에 집착하는 선장의 모습을 통해, 모비 딕으로 상징되는 세상, 권력, 돈 또는 이념과 사상에 함몰된 우상숭배의 또 다른 측면을 드러내 보입니다. 또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도 이스마엘입니다.
아브라함이 낳은 아들로 아버지에게 추방되어 황야를 떠도는 방랑자의 이름입니다. 백경에선 사회에서 일탈해 포경선에 오르는 주인공의 인생역정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에이허브 선장의 무리한 항해를 말리는 일등항해사 스타 벅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등장하고,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죽을 것을 예언한 남자의 이름은 일라이 저(Elijah), 즉 아합에게 박해밨던 엘리야입니다.
소설 속에서 에이허브는 모비 딕과 사흘 동안 밤낮으로 처절한 사투를 벌인 끝에 작살을 던져 명중시키지만, 결국 고래는 에이허브를 바닷 속으로 끌고 들어가 버리고, 피쿼드호도 침몰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미리 죽음을 예견한 동료가 만들었던 관을 타고 가까스로 혼자 살아남은 이스마엘이 이 이야기를 전하게 됩니다.
소설 ‘백경’은 방랑자 이스마엘의 눈을 통해 아합의 우상숭배가 자신은 물론 공동체 전체를 파멸로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합 같이 자기도취적이고 독선적이고 편집광적인 인물이 지도자가 되면 인간 공동체 역시 파멸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 뒤에는 이념, 사상, 돈과 권력 같은 맘몬적 가치에 대한 숭배가 있음을 또한 암시합니다.
하나님의 작품으로 잉태되고 출산했고 성장해 온 대한민국이라는 거선(巨船)이 지난 수년 간 벼랑 끝에 서게 됐습니다. 에이하브 같은 선장이 모비딕 같은 가짜 평화·거짓 평화를 쫓으며 공동체 전체를 태풍의 눈으로 몰고 간 셈입니다. 우상숭배로 영적인 눈과 영적인 귀가 멀어 버려 우상처럼 변해버린 선원들은 분별력을 상실하고 겁먹은 자들은 반란에 동참하거나 방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70년 간 쌓아 올린 자유민주주의라는 문명, 실은 기독교 문명이 다시 복원력을 회복하며 침몰하는 배를 되돌리려 버둥대고 있습니다. 문명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개 2장5절 “너희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내가 너희와 언약한 말과 나의 영이 계속하여 너희 가운데에 머물러 있나니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지어다”라는 말씀처럼, 순교자들의 피와 기도자들의 기도가 아직 이 민족 가운데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시라 그의 판단이 온 땅에 있도다. 그는 그 언약 곧 천대에 명하신 말씀을 영원히 기억하셨으니. 이것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언약이며 이삭에게 하신 맹세며. 야곱에게 세우신 율례 곧 이스라엘에게 하신 영영한 언약이라. 이르시기를 내가 가나안 땅을 네게 주어 너희 기업의 지경이 되게 하리라 하셨도다(시 105:7-10)”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시여 주님의 판단이 한반도 온 땅에 아직 머물러 있음을 믿습니다. 이스라엘에 영영한 언약으로 머물게 하셨듯 이 민족의 숱한 순교자와 기도자들의 부르짖음 가운데 약속하신 언약이 아직 남아 있음을 믿습니다. 저희로 만주와 연해주, 대륙과 초원을 향해 뻗어갈 영적인 가나안 땅을 허락해 주시어 이 민족 영적 기업의 지경이 되게 하시어 복음의 빛이 한반도에 다시 비취게 하옵소서.
그를 위해 여호와를 대적하는 우상숭배 권력들은 주님께서 어둠과 흑암의 뿔을 꺾어주사 길을 열어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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