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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KF-16 전투기 한대가 31일 훈련 중 서해에 추락했다. KF-16기 추락은 1994년 도입이 시작된 이래 이번이 6번째였다. 공군은 130여대를 보유한 KF-16의 추락사고율이 다른 나라의 같은 기종 사고율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까지 주력기로 사용할 예정인 이 기종의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점은 심상치 않다
KF-16의 대당 가격은 400억원 안팎이니, 기체 손실 피해만도 2400억원에 이른다. 이번에는 다행히 조종사 2명이 추락 직전 탈출해 구조되었지만, 공군기 추락에 따르는 인명 손실도 큰 문제다. 10년 경력의 조종사 양성비용만 90억원가량 들뿐더러, 인명 자체는 돈으로 따질 수도 없다.
사고 후에는 통상 추락 원인 규명과 대책 수립까지 같은 기종 전부에 대해 비행중단 조치가 내려진다. 그만큼 공군 전력에 공백이 생기게 된다. 2007년 2월 KF-16 한대가 엔진 정비불량으로 서해에 추락한 이후 그해 8월까지 6개월간 KF-16 운용률(전체 항공기 중 가동 항공기가 차지하는 비율)이 50%대에 머물렀다. 동종(同種) 전투기를 모는 조종사들에게 따를 불안감과 그에 의한 사기(士氣) 저하, 전력 저하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군 당국은 이번 사고 원인이 엔진이나 기체의 구조적 결함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정비 미비나 불량으로 인한 사고인지, 또는 조종사의 과실인지부터 정확히 밝혀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사고에 앞서 있었던 다섯 차례의 KF-16 추락사고는 2007년 7월 조종사의 ‘비행 착각’으로 인한 경우 외에 나머지 네 차례가 엔진 또는 기체의 결함이 직접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었다. 2007년 2월의 추락사고 후 조사에서는 2000~2005년 사이에 정비예산 2476억원이 다른 용도로 전용(轉用)되었고 그 때문에 정비에 차질이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만일 원인이 엔진이나 기체 결함으로 드러난다면 각각의 제작사인 프랫&휘트니 사(社)와 록히드 마틴 사에 클레임을 제기하여, 적절한 보상과 함께 향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적 보완조치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이때는 군(軍)의 협상 및 조정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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