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이어) 한국의 소위 진보·좌파가 소위 민중의 주인이 된 사례로 들먹이는 멕시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Zapatista National Liberation Army. 이하 사파티스타)은 더욱 섬뜩한 사례다. 사파티스타는 역도(逆徒)요 반군(叛軍)일 뿐 정부(政府)가 되지 못했다. 멕시코 국민이 원하지 않았던 탓이다.

사파티스타는 1994년 1월1일부터 멕시코 남부의 일부를 장악해 12일간 무장투쟁을 벌인 게 투쟁의 전부다. 이후엔 밀림으로 숨어버렸다.

1996년 멕시코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고 치아파스주(州) 5개 지역에서 자치를 한다고 하지만 이 지역에 몇 명의 주민이 사는지 공식적 통계도 없다. 2012년 40,000여명이 검은 스키 마스크를 쓰고 침묵의 행진을 벌인 사례를 근거로 규모를 짐작할 뿐이다.

멕시코 원주민(原住民) 혁명의 시작은 원시인(原始人) 형태의 폐쇄적 공동체 생활로 마무리되었다. 그래서 이들을 외부에 문을 닫고 자기끼리 똘똘 뭉쳐 사는‘카라콜레스’(달팽이)라고 부른다. 한국의 5,000만 공동체가 카라콜레스가 될 수 있는가? 그것이 바로 북한이 아닌가?

<외환위기 부른 사파티스타, 한국의 6·15연방제>

한국의 좌파가 대단한 것처럼 떠드는 사파티스타는 멕시코 외환위기 주범이기도 하다. 94년 미국 저금리 때 월스트리트 자금이 흥건하게 유입됐던 멕시코는 첫 번째 희생양이 됐었다. 93년 말 미국보다 8.4% 포인트나 높았던 멕시코 실질금리가 94년 말 미국 보다 0.7%포인트나 낮아지는 금리역전 현상이 빚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사파티스타 준동으로 정치불안이 가중되자, 투자자금이 멕시코에서 대거 선진국으로 이탈했다. 이것이 이른바 멕시코 사태다. 멕시코 사태는 95년 이후 아시아 외환위기를 촉발하는 원인(遠因)이 된다.

사파티스타는 시사점이 있다. 한국의 진보·좌파는 신자유주의, 나아가 시장경제라는 자생적 질서를 부정하며 그 대안으로 사회주의, 나아가 북한과의 6·15연방제를 지지한다. 좌파의 친북적(親北的) 퇴화(退化)다.

주식시장 내 외국계 자본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그 중 미국계와 유럽계가 70%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보편적·개방적 가치를 따르는 한국의 확장(擴張)이 아닌 축소(縮小)와 위축(萎縮), 심지어 6·15연방제 같은 비보편적·폐쇄적‘민족공조’노선이 현실이 된다면 외국자본은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다. 한국은 제2의 IFM 구조조정을 거치며 더욱 급속도로 신자유주의·세계화 질서에 빨려갈 것이다. 신자유주의·세계화를 비난하며 6·15연방제로 가자는 한국의 진보·좌파는 사실은 신자유주의·세계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아주 혹독하고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얻어터지는 NWO(New World Order) 편입을.

* 사진 :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스. 사람들은 그를 통해 체 게바라 신화에 이은 또 하나의 ‘게릴라 팬터지’에 빠져들었다.

<계속>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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