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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메우는데 매일 80억 혈세가..>
2014년 국가부채(國家負債)는 전년보다 93조3,000억이 늘어난 1,211조2000억(※ 공공기관·공기업 포함). 이 중 절반이 넘는 47조3,000억은 공무원·군인연금 적자를 메우는 데 쓰였다. 전체 빚에서 공무원·군인연금 비율은 53%.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면, 다음 정부는 매일 80억 혈세를 이들 연금 적자를 메우는 데 써야할 판이다.
가계부채(家計負債) 역시 2014년 1,089조원, 가구당 평균 빚은 5,994만원에 이른다. 2002년 465조원이던 가계부채가 10년 만에 2배 이상 불었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17.7%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예컨대 지난해 가계소득은 3.7% 늘었지만 가계부채는 2배 수준인 6.2%로 늘었다.
더 큰 문제는 가계부채의 악성화(惡性化)다. 대부업체 등 초(超)고금리 대출 비중이 커졌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低)신용자들이 은행권에서 끌어오는 차입은 13%에서 10%로 하락했고, 카드론, 캐피털, 대부업체 등 높은 금리의 차입 규모는 24%에서 27%로 커졌다.) 가계부채 고(高)위험군(부채상환부담률 40% 이상)도 234만 가구에 이른다. 高위험군이 느는 것은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일이 느는 것을 뜻한다. 은행권 대출을 제2금융권·대부업체 고금리 대출로, 연체를 또 다른 대출로 ‘돌려막기’하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파산, 자살, 가정파괴 같은 2차 피해도 속출한다.
<低성장-低물가-低생산-低투자-低소비>
경제의 기초체력, 소위 펀더멘털 약화는 치명적 문제다. 전경련은 최근 ‘한국 경제 3% 성장, 위기 징후’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 추락을 ‘저(低)성장-저(低)물가-저(低)생산-저(低)투자-저(低)소비’ 구조의 20년 전 일본과 비슷한 것으로 보았다. 소위 ‘제페니제이션(japanization)’이다. 국가채무 증가를 포함한 10가지 위기의 원인은 이렇다.
저(低)소비, 돈을 더 벌어도 돈을 더 쓰지는 않는다. 두려움, 미래에 대한 국민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소득증가율이 5~6%대로 높았던 2011년과 2012년에도 소비성향은 3.2%포인트 하락했다.
고소득층, 고령층 소비도 늘지를 않는다. 총소비 3분의 1인 고소득층의 최근 5년간 소비증가율은 연 3.1%에 그쳤다. 60세 이상 고령층 역시 취업과 소득이 빠르게 느는데 소비성향은 하락한다. 대표적 ‘소비계층’에서 ‘저축계층’으로 바뀌고 있다.
저(低)투자, 1996년 43.5%에서 2014년 28.9%로 추락. GDP 대비 총투자 증가율 비중은 갈수록 하락 중이다. 최근의 설비투자에서 신제품 생산, 설비확장을 위한 생산능력 확충 비중은 2010~15년 7.1%P나 줄었다. 반면‘유지보수’는 3.7%P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가 노후화 된다는 것이다.
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세계 1위다. 다만 약 3분의 2가 반도체·전자·자동차 3개 산업에 편중돼 있다. 서비스 R&D 비중은 OECD 24개국 중 최하위다. 지나치게 편중됐다.
<新산업·新시장 창출, 노동시장 효율성 향상 그리고 규제완화>
해법(解法)과 대안(代案)은 언제나 똑같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근본적으로 신(新)산업·신(新)시장 창출, 노동시장 효율성 향상 등 공급 측면 혁신을 통한 투자 촉진과 경제체질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규제완화(規制緩和).
한국의 규제는 세계 최악(最惡) 수준이다. 수도권 규제, 유통업 규제, 지주회사 규제 등은 핵심규제로 손꼽힌다. 전경련이 추정한 한국의 ‘규제비용 추정치’는 2013년 기준 158조3,000억 원. 당해 GDP의 11.1%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3년 시장규제 지수(1.88)는 분석에 포함된 31개국 중 이스라엘, 터키, 멕시코에 이어 4위였다. 전경련은 시장규제 지수가 OECD 평균 수준(1.46)으로 개선되면 GDP가 1.6% 높아지고, 29만9천개의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이라 추산했다.
<훌륭한 답이나 공허한 답이다>
新산업·新시장 창출, 노동시장 효율성 향상·규제완화(規制緩和).
모두 훌륭한 답이나 공허한 답이다. 이미 GDP 대비 R&D 비중 세계 1위인 한국의 新산업 창출은 듣기에 좋을 뿐 실천은 쉽지 않다. 新시장 창출도 마찬가지. 월남특수·중동특수를 잇는 새로운 시장의 창출은 자유통일 이후 북한재건과 이를 넘어선 초원과 대륙의 진출뿐이다. 통일이 빠진 新시장 창출은 구호에 그친다. 노동시장 효율성 향상은 더욱 그렇다. 종북(從北)과 좌파(左派)가 장악한 노동계 개혁은 북한정권 붕괴 이전엔 요원하다. 규제개혁은 새누리·새민련 포퓰리즘 정당 구조에선 더욱 어렵다.
위기의 해법은 더 넓은 영토, 더 많은 자원, 더 많은 인구를 확보하는 것이다. 자유통일이다. 통일대박이다. 지금은 이미 나온 정답, 살 길을 피한 채 간신히 파국을 피하는 수준이다. 이 ‘위태위태한’살인적 균형이 조금만 흔들린다면 한국은 또 다시 환란을 겪게 될 것이다. 외부의 충격이 될 수도 있지만 대개 내환(內患)이 도화선 역할을 한다.
<한국 주식시장 31% 외자가 빠지면>
반미(反美)·반일(反日), 친북(親北)·친중(親中)의 흐름은 그래서 위험하다. 3년 뒤 정권이 바뀌고, 6·15선언의 연방제 같은 소위 ‘민족공조’노선이 현실이 된다면, 작금의 균형은 깨어질 것이다. 당장 주식시장의 외국자본이 빠져나간다.
2015년 3월 현재 외국인 증권투자 비율은 31.2%. 지난해는 31.6%에 달했다. 한국이 미국의 적성국 북한과 연방제 형태로 한 몸이 된다면 외국계 자본은 상당수 유출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계 자본은 더욱 그렇다. 미국계 자본은 전체 외국인 비중에서 38.5%, 174조2,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고 유럽계는 29%인 131조2,000억 원을 갖고 있다.
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비슷했다. 유사(類似) 민족주의 노선이 한 몫 단단히 했었다. 동남아 금융위기 속에서도, 한국 시민단체들은 미국산 쇠고기 내 대장균 O-157 문제로 한 달 넘게 시위를 해댔다. 일본이 한국에 투자한 200억 불을 회수하자 미국은 한국의 IMF 구조조정을 권유했다. 97년 12월 부도에 내몰린 한국은 IMF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수많은 기업이 망했고 또 많은 가장이 자살을 택했다. 기업들 태반이 외국계 자본에 넘어가 버렸다.
세계 최악의 불량배 북한과 ‘6·15연방제, 한 몸이 된다’는 노골적 선언은 어떨까? 당장 리스크가 높아진다. 6·15연방제 실천은 선언적인 이벤트에 불과했던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질적으로 차이난다. 무엇보다 97년에 비해 지금은 경제의 체질이 극도로 약해진 상태다. ‘위태위태한’살인적 균형이 깨지고 이민을 떠나는 시민과 함께 자본도 빠져갈 것이다.
<‘위태위태한’살인적 균형이 깨지면 >
외국자본 유출은 제2의 외환위기를 부른다. 좌파는 소위 신자유주의를 비난하며 6·15연방제 실천에 목청을 높인다. 그러나 그 길은 잔인하고 고통스런 환란의 길이다. IMF 구조조정을 또 다시 거치며 소위 신자유주의로 더욱 과격하고 더욱 급작스레 편입된다. 좌파의 시각은 무지하고 어리석은 단견이다. 불평불만일 뿐 대안이 아니다.
그렇다고 ‘新산업·新시장 창출, 노동시장 효율성 향상·규제완화(規制緩和)’같은 공허한 구호만 외치는 자칭 보수·우파의 주장도 답답한 일이다. 유일한 혈로(血路)는 한국의 몸집을 키우는 것이며 2.2배 국토, 7,500만 국민, 6,900조 지하자원을 획득하는 자유통일이다. 앉아서 쇠락해 가느냐? 터지며 쇠락해 가느냐? 아니면 도약할 것이냐?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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